[뉴스초점] DJ의 노벨평화상과 큰 정치

인간 김대중의 날이자, 대통령 김대중의 날, 한국의 날이었다. 김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12월10일 노르웨이 오슬로는 김 대통령에 대한 찬사와 한국에 대한 축복으로 가득했다. 전세계의 스포트라이트가 김 대통령과 한반도로 쏠렸다.

노벨상 위원회의 군나르 베르게 위원장은 "김 대통령이 동아시아에서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기울인 평생의 노력, 특히 북한과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노력으로 이 상을 수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이 상에는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머나먼 길에 더욱 진척이 있기를 격려하는 뜻이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베르게 위원장의 이 말에는 김 대통령의 영광과 책임이 동시에 담겨 있다.

김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분명히 경축할 일이다. 한국 최초의 노벨상이자, 노벨평화상 제정 100년째, 새 천년 첫 노벨평화상 수상이다.

하지만 우리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각국 지도자들이 내치에 실패해 수상의 의미를 반감시킨 전례 역시 기억하고 있다.

김 대통령은 결코 특정 정치세력이나 파당의 대표로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것이 아니다. 김 대통령의 영광에는 한국 근대사를 헤쳐온 한국인의 평화 의지가 녹아 있다.

그가 수상 연설에서 "영광인 동시에 무한책임의 시작"이라고 밝힌 것처럼 우리는 이제 김 대통령의 큰 정치를 기대한다.

지금부터 1년후인 2001년 12월10일이 김 대통령에게 더 영광스러운 날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 주변의 정치경제적 상황이 또다시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이 위기를 극복하기에 김 대통령만큼 외부적 조건을 잘 갖춘 지도자는 없다.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0/12/12 17:00


배연해 주간한국부 seapowe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