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너지는 인류생존의 동력

석유는 45년, 석탄은 216년, 천연가스는 64년후면 동이 난다. 더구나 화석연료의 남용으로 지구의 온도는 지속적으로 상승(서울의 경우 지난 90년간 2.5℃ 상승)하고 있으며, 21세기에는 2~5℃나 올라갈 전망이다.

인류생존에 있어서 이만큼 중대한 위기가 또 있겠는가? 환경친화적인 미래 에너지의 개발에 전세계가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태양열, 바람, 파도 등의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거나, 바이오 디젤(동식물의 기름이나 지방), 연료전지, 에탄올, 메탄올, 수소 등을 화석연료 대용으로 활용하는 것이 그 대안이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세계에너지회의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에너지 효율 제고, 재생가능 에너지 개발, 대체 에너지기술 개발과 보급의 확대, 화석연료의 청정화"등을 강조했다.

이제 에너지는 '보유경쟁'(화석에너지)에서 '기술경쟁'(대체에너지)의 시대로 돌입한 것이다.


보유경쟁시대에서 기술경쟁시대로

핵심적인 미래 에너지의 후보를 살펴보자. 먼저 핵융합기술은 태양의 중심부에서 수소분자 2개가 융합하여 헬륨분자로 변하는 핵융합반응을 이용하는 기술이다.

인위적으로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섭씨 1억도의 온도로 가열하면 핵융합반응에 의해서 기체도, 액체도, 고체도 아닌 제4의 물질형태인 플라즈마가 생성되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한다.

그래서 이를 '인공태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특히 바닷물에는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무진장으로 들어있기 때문에 바닷물 1리터로 300리터의 휘발유와 동일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고 500리터의 바닷물만 있으면 한 사람이 평생 사용할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고 원자력에 비해 방사선이 10만분의1정도에 불과해 경제ㆍ환경적 문제를 함께 극복할 수 있는 '꿈의 미래 에너지'로 추앙받고 있다. 약 30년이내에 상용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태양 빛을 이용하는 태양 에너지 기술은 무공해에다 원료가 무한정이어서 대표적인 대체 에너지로 꼽힌다. 태양열 전지를 이용하여 빛을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에너지 활용형태이며, 계산기에서 비롯하여 자동차, 인공위성, 도로변의 비상용 전화기에까지 사용된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에서는 태양열 발전으로 3만 메가와트의 전기를 생산, 무려 50만 가정과 사업체에서 태양 에너지를 활용하고 있다.

사실상 캘리포니아에 필요한 전력의 반을 태양열로 생산하는 셈이다. 또한 미국은 2020년까지 전체 전력의 5%를 공급할 수 있도록 '100만 지붕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에서 태양열은 주택난방, 골프장, 목욕탕 등에 활용되며 골프장이 가장 큰 규모로 활용하고 있으며 현재 국내의 급탕을 위한 태양열 터빈은 약 20만대가 보급되어 있다. 주택단지로는 청양과 홍성지역에 약 38 가옥이 태양열 주택으로 보급되었을 뿐이다.


수소에너지 2010년 쯤 실용화

우주에 거대한 태양광 발전소를 세운다는 계획도 있다. 우주 공간에 태양 발전 위성을 쏘아올린 후 우주에서 얻은 전력을 마이크로파로 변환해 무선으로 지구에 송전하는 시스템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가 1976년부터 개발에 착수했고 일본은 1990년대 초 '지구 재생 계획'이라는 우주 태양발전 연구팀을 발족시켰다. 그러나 많은 수의 광전지 모듈을 설치할 경우 반사빛에 의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풍력 에너지는, 스모그, 산성비, 공기오염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영원히 소멸되지 않는 재생 에너지라는 점 때문에 지속적인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2만8,000개의 풍력발전기가 가동되고 있으며 78억 킬로와트의 전력이 매년 생산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알타몬트 패스 풍력발전소는 세계 최고의 풍력발전소로 매년 6,000 개의 풍력 터빈으로 10억~12억 킬로와트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덴마크는 지난해 전체 전력 수요의 8%를 풍력발전으로 공급했으며 우리나라는 제주도에서 일부 바람이 센 섬 지방에 풍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수소는 연소하면서 물이 생성되기 때문에 완전 무공해 에너지다. 따라서 수소를 값싸게 얻을 수 있는 기술적 방법만 확보된다면 공해와 에너지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현재 수소를 만드는 비용이 많이 들고 효율성이 낮아 2010년쯤에야 실제적인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가 가진 화학적 에너지를 직접 전기 에너지로 변화시키는 전기 화학적 장치로서 수소와 산소를 양극과 음극에 공급하여 연속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새로운 기술이다. 기존의 화력 발전에 비해 발전용 연료를 절감할 수 있으며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적고 소음이 적은 장점이 있다.


미래에너지 시스템 전략 세워야

바이오매스(동식물)를 이용하여 전기, 에탄올, 메탄올 등을 생산하는 기술은 미국의 캘리포니아가 최고로 꼽히고 있다. 매년 140조 파운드의 바이오매스가 전기의 생산에 이용되고 있다. 바이오매스는 캘리포니아의 전체 전력의 2.77%를 생산하는데 이 양은 샌디에이고 만한 도시 하나를 밝히는 전력량이다.

지구 내부의 화산 열이나 마그마의 열을 이용하는 지열 에너지도 각광을 받고 있다. 어떤 지역에는 지하수의 온도가 150도가 넘는다. 캘리포니아에만 46개의 지열발전소가 있으며 이곳의 지열 발전량은 세계 지열발전의 2분의1이나 된다.

이러한 기술 이외에도 전통적인 수력발전소, 조수간만의 차이와 파도의 힘을 이용한 조력발전소 등 다양한 미래 에너지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뉴질랜드는 전체 에너지의 14%를 대체에너지로 충당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도 2010년까지 전체 전력 수요의 21%를 풍력 태양열 수력 조력 등 대체에너지로 충당하도록 의무화하는 'EU에너지 규정'을 입안 중에 있다.

미국은 대체 에너지 이용자에 대하여 세제감면 등 다양한 인센티브와 혜택을 부여하면서 미래에너지의 개발과 이용을 촉진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더이상 피할 수 없는 에너지 기술경쟁의 시대가 도래했다.

우리나라도 산업과 가정의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사회ㆍ산업구조를 에너지 절약형과 미래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에너지 식민지'를 면하고 '신(新)산유국'이 되기 원한다면 말이다.

이원근 과학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

입력시간 2000/12/26 21:30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