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 클린턴 '제3기'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2001년 1월 20일 백악관을 나선다. 대통령 연임에 성공한 클린턴에게는 집권 1,2기에 이어 그날부터 제3기인 '퇴임집권체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세계에서 유일한 스탈린식 공산 독재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현재 '레임 덕'상태인 그를 만나 장거리 미사일문제에 합의를 이룬다면 클린턴의 집권 제3기는 밝아질 전망이다.

21세기를 맞는 김 위원장도 '스탈린식 독재자'에서 미국인들의 의아해하는 '여섯 가지 신화'를 풀어낸 '똑똑한 독재자'가 자리매김 될 것이다.

클린턴은 한 인터뷰에서 워싱턴 포스트의 로버트 새무앨슨 칼럼을 갈수록 재미있게 읽는 칼럼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무앨슨을 "좀 거칠게 파당적이고 표적을 떠날 때가 있지만 그의 칼럼은 건설적인 비평"이라고 평했다. 매일 일어나는 정치적 사건을 정의와 자유주의 입장에 서서 다루는 것은 '건설적'이다는 게 그의 의견이었다.

1977년부터 워싱턴 포스트와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컬럼을 집필하고 있는 새무앨슨은 부시와 고어의 대선 공방전이 치열했던 2000년 11월 15일 워싱턴 포스트에 '클린턴 집권 제3기'라는 컬럼을 썼다.

미 역대 대통령중 두번째로 젊은 나이인 54세로(시어도와 루즈벨트는 50세 퇴임)로 퇴임하는 클린턴은 전통적인 대통령들의 퇴임후 생활을 답습하지는 않을 것으로 그는 예견했다.

미국의 대통령들은 회고록을 쓰거나 지미 카터처럼 봉사활동을 하는 등 조용한 퇴임후 생활을 보낸다. 그것은 국민이 뽑은 도덕적 위임이 임기가 끝나 만료되었다는 생각에서다. 트루먼은 68세에, 아이젠하워는 70세에, 레이건은 77세에 은퇴해 조용한 생활을 했다.

반면 닉슨과 존슨은 국민들의 인기가 없기에 존경을 받지 못하면서도 역사책에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했다. 국민은 퇴임 대통령들이 아직도 그를 뽑아준 국민에게 위임을 받고 있는 것처럼 조용히 행동한다면 그들을 존경하는 것이 미국의 전통이라는 게 새무앨슨의 생각이다.

새무앨슨은 클린턴을 역대 대통령중 가장 '정치적 동물'이라고 봤다. 고어가 전국투표에서 33만여표 승리를 거뒀고, 민주당은 상하원에서 약진을 한 것은 클린턴에 대한 미 국민의 지지로 그는 보고 있다.

클린턴은 의도적인 게 아닌 체하면서 의식적으로 제3기 대통령 노릇을 할 것이라는 게 새무앨슨의 결론이다. 부시가 완벽한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은 부시에게 민주당의 전임 대통령으로서 충고와 비평을 하고, 미국 최초의 'First Husband'가 되기 위해 클린턴이 열정적으로 일할 토양이 될 전망이다.

이런 제3기 정책의 하나로 '레임덕 대통령'인 클린턴은 평양을 가려고 한다. 뉴욕 타임스의 논설위원을 거쳐 지금은 사회연구소의 동북아 안보협조 계획의 사무처장인 레온 시걸은 '북한에 관한 6가지 신비'(워싱턴 포스트 12월 23일자)에서 클린턴의 방북을 지지하고 있다.

시걸이 1998년에 쓴 '이상한 나라의 비무장화-북한과의 핵 외교'는 부시 전 대통령 말기 북한의 핵개발에서 제네바 합의까지의 정사 및 이면사를 예리하게 파헤친 것이다.

그는 미국인들, 특히 보수적인 미국인들은 북한에 대해 여섯 가지 신비, 혹은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첫번째가 평양의 공갈에 위싱턴은 양보만 하고 있다. 둘째 아무런 대가 없이 미국은 북한에 주기만 한다. 평양의 최근의 대화 시작은 주한미군 철수를 노린 것이다.

북한이 최근 고립에서 탈피한 것은 갑작스런 것이다.평양이 경제개혁을 하지 않는 한 원조는 낭비다. 여섯번째 평양은 경제적 붕괴를 막기위해 강탈하려 하고 있다는 것 등이다.

시걸은 지난 7년간에 걸친 클린턴의 대북 포용정책은 이런 '여섯가지 신비'를 없애버렸다고 결론짓고 있다. '미국의 제의에 따라 지금은 60개가 되었을 핵생산을 중단했고, 노동 미사일 생산수출금지를 제의하고 있다. 주한미군 철수 주장도 줄고 있다.

북한의 고립은 미국이 한국, 일본, 이스라엘에 강요한 면이 있다. 북한은 감군으로 그 여력을 건설로 돌리려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평양은 미사일 개발 중지로 미국과 경제 및 정식수교의 관계를 가지려 한다'는 게 시걸의 결론이다.

그래서 클린턴은 북한의 '여섯가지 신비'를 해결키 위해 평양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무앨슨도 클린턴 제3기의 출발이 평양에서의 마무리로 시작되는 것에 동의할 것이다.

박용배 세종대 겸임교수

입력시간 2000/12/26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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