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애니메이션] 절망속에서 핀 에디트 피아프의 샹송인생

■ 빠담빠담(PADAM PADAM) / 정경아 원종우 글ㆍ그림

20세기 최고의 샹송 가수 에디뜨 삐아프의 생애를 그린 만화. '빠담빠담'(PADAM PADAM)이라는 제목과 그림, 편집 방식이 마치 프랑스 만화를 그대로 번역한 듯한 느낌을 풍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순수하게 우리의 젊은 만화가에 의해 만들어진 순수 창작품이다.

주정뱅이 할머니 밑에서 자라던 눈먼 삐아프는 군복무중인 아버지에 이끌려 노르망디 한 매춘가에서 식당 일을 하는 외할머니에게 맡겨진다.

그곳에서 그녀는 소외된 채 힘겹게 사는 매춘 여성의 삶에 동화돼 어린 시절을 보낸다. 매춘부들의 간절한 기도 덕에 눈을 뜨게 된 삐아프는 아버지 루이 기시옹과 함께 거리의 곡예사로 살아간다.

이후 독일계 유태인 루드빅을 짝사랑하는 이야기, 19살에 석공 출신 노동자 뤼이뒤퐁과의 동거 생활, 그리고 이어진 아기 마르셀의 죽음 등 불행을 딛고 대중적인 샹송 가수로 성장해가는 삐아프의 인생 스토리가 진지하게 전개된다.

이 작품은 만화 전체가 풀디지털이라는 첨단 컴퓨터 편집방식으로 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있다. 풀디지털이란 시나리오 데생 드로잉 컬러링 레이아웃 대사 등 모든 작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컴퓨터상에서 처리하는 것.

그래서 이 작품은 기존 만화의 레이아웃 방식과 컬러링에서 확인한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 기존 바둑판 식의 내용 전개가 아니라 형식과 절차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레이아웃과 과감한 배치로 독특한 연출효과를 내고 있다.

영화에서 후반 마무리 작업으로 하는 편집을 만화에 적용함으로써 각 컷의 위치와 크기에서 다양한 실험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래서 처음 이 작품을 접하는 이들은 다소 생소함을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은 비참한 가난 속에 태어나 세계 최고의 샹송가수로 올라선 삐아프가 성장과정에서 겪은 고통과 절망, 남성 편력과 연애 스캔들 등을 사실과 픽션을 적절히 가미했다.

성인만화로 분류할 수 있지만 난삽하거나 노골적인 그림이 없어 청소년에게 한번쯤 권할 만한 작품이다. 특히 창작만화에 목말라 했던 국내 만화계에서는 한동안 작가 사이에서 회자될 만한 작품이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1/09 21:44


송영웅 주간한국부 heros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