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더스 코리아] "이민은 절대 유행이 아닙니다"

이민 7개월째, 장재성씨의 '캐나다 통신'

저는 현재 이민생활 7개월째로 접어드는 새내기입니다. 1998년을 맞이하면서 뭔가 새로운 생활을 구상하던중 캐나다 이민을 생각하게 되었고 이민을 위한 자료조사를 아주 소극적으로 했습니다.

당시는 캐나다의 전산직 취업이 활발했던 때였고 Y2K문제 해결을 위한 인력수급이 왕성하던 때였죠.

저는 한국에서 유명한 유통업체의 전산실에서 나름대로의 보람을 갖고 15년 이상을 근무하던 중이었습니다. 막연하게나마 캐나다의 전산직이라면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었고 자신이 있었던 일이라 생각됐고 또 여러 차례의 취업 인터뷰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하나 이주공사와의 3개월간에 걸친 자료조사 및 질의, 응답을 통하여 마침내 이민을 실행에 옮기게 되었고 주위 가족 및 지인들의 우려 속에 나름대로 추진을 진행했습니다.


한국적 사고방식으로 처음엔 갈등

매번 기다림의 연속이었고 서류 한 뭉치에 제 자신이 평가된다는 생각에는 불쾌감도 적지 않게 일어났습니다. 막상 영주권을 받았을 때는 "과연 떠나야 하나?" 라는 의구심도 많이 일어났습니다. 속마음은 가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하는, 그런 마음 말입니다.

"이민을 가고자 하는 목적이 뭐냐?"라고 수십차례의 질문을 받던중 나름대로의 대답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모든 시작과 끝이 제 자신을 통하여 이루어 지는, 즉 철저한 자기책임 중심의 생활환경입니다. 두번째는 소위 얘기되는 자녀의 교육환경입니다.

자녀의 언어와 행동양식을 선진화시켜놓으면 또다른 개체로써의 성장 가능성이 커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선진화되어 있는 사회체제에서의 안정된 생활추구가 저의 이민가고자 하는 세번째 목적이었습니다(절대로 한국의 체제가 낙후되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캐나다에 도착한 즉시 서둘러 모든 제반 수속(아파트, 운전면허증, 사회보장카드, 의료보험카드)을 마치고 이사짐 정리를 대충 마친후 한국에서 사전 접촉이 되었던 업체에 출근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착한 후 16일만이었는데 일은 해보니 막상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생활에 적응하는데는 크게 애로사항이 없더군요.

별도의 파트타임 일도 해보았는데 캐나다 안에도 좋지않은 사고방식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어딜 가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어려울 때에는 무조건 밀어붙히는 한국식 사고방식, 하지만 아쉽지 않을 때에는 전형적인 외국식 근무패턴에 적지않이 실망도 하였죠(한국인끼리 하는 일중에서). 지금은 많이 단련이 되어 별로 신경쓰지 않고 지낼만합니다.

캐나다 이민에 대한 장점을 살펴보면 안정된 생활환경이 들 수 있는데 이는 철저하게 인간 개개인에게 자유와 권리와 의무가 주어진다는 점입니다. 또 빠른 출근시간과 업무집중 및 정확한 퇴근에 이어지는 개인의 시간활용이 용이합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께서는 "아마 나머지 시간을 자녀들과 보내면 되지"라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저는 현재 야간에 ESL(영어공부)에 다니고 있는 중입니다. 하나하나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는 치밀한 시스템이 불필요한 실수를 야기하지 않도록 하지요.


이민은 살려고 오는 것, 목적 있어야

단점이라 생각되는 것은 멀리 이역만리에서 생활한다는 것 자체가 생활환경 및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 그리고 언어의 원활한 소통이 어려워 대인관계에서 소극적으로 변하기가 쉽습니다.

물론 자신의 성격에 따라 틀리겠지만 경제활동을 통한 안정된 가계운영도 아무래도 힘들죠. 한국인끼리 서로간의 정보교환이 많이 부족하고 폐쇄적이기 때문입니다(중국인 및 유태인 커뮤니티는 단결이 잘되는 것 같은데).

많은 대다수의 이민자들이 취업에 대한 암울한 생활에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이민에 대한 저의 결론은 물론 많은 어려움이 산재하지만 결국은 자기자신의 힘으로 해결하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민은 절대로 유행이 아니고 자기 필요에 의한 목적에 바탕을 두어야 합니다. 자료조사에도 한계가 있고 현지답사를 통한 사전조사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살려고 온 것이지, 놀러온 것이 절대 아닙니다.

이민, 언뜻 들어보면 좋은 단어입니다. 그렇지만 그 안에는 자기자신에 대한 무한의 책임이 있는 행위입니다.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 무슨 일이든지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좀더 신중히 검토하여야할 부분은 도처에 산재해 있습니다. 주변에 보면 좀 덜 신중하게, 또 안일하게 사는 분들도 많이 보아왔습니다.

이민을 생각하시는 분께서도 한국 내에서 좀더 신중을 기하심이 좋을 것 같구요, 일단 확신이 서면 초지일관 추진하는 추진력을 갖추시면 이민생활 역시 그리 어렵지만은 아닌것이라고 말씀드릴수 있겠습니다.

짧은 지면을 통해 이민에 대한 저의 생각을 간단히 밝혔습니다. 좀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신 분은 으로 메일을 보내주십시오. 2001년 2월 3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입력시간 2001/02/0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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