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Clinic] 도톰하고 탄력있는 입술

중앙 아프리카의 사라스 도진제족이라는 부족은 세계에서 보기드문, 놀라운 입술을 가지고 있다.

여자아이가 네살만 되면 남편이 될 사람을 미리 정해두어 그 남자가 작은 칼로 여자의 아래 위 입술에 구멍을 뚫고 조그만 나무마개를 꽂아놓아 차츰 큰 나무마개로 바꾸어 끼우는데 여자가 어느 정도 성장했을 때에는 지름이 35㎝ 가량 되는 접시를 끼울 수 있을 정도로 입술이 커진다.

이곳의 남자들이 이처럼 큰 입술에서 매력을 느끼고 둘도 없는 미인으로 손꼽고 있음은 물론이다.

입술과 관련된 내용은 우리나라 고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부용의 상사곡을 보면 '일점단순의 오월앵두가 이슬에 붉었으며'라는 대목이 나온다. 여성의 아름다운 입술 모양을 비유한 표현이다.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사람에 따라 또는 인종에 따라 보는 관점이 각기 다르지만 사라스 도진제족이나 우리 선조나 입술에서 여성의 매력포인트를 찾았던 것에는 서로 다를 바가 없었던 듯하다. 사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입술은 여성의 아름다움을 가장 확실하게 표현하는 미의 기준이 되는 부위로 일컬어져왔다.

아무리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갸름한 미인형의 얼굴을 갖고있다 하더라도 입술이 지나치게 두껍다거나 얇다면 결코 아름다움을 주지는 못한다.

실례로 붉은 색 입술과 새하얀 치아가 조화를 잘 이루어 웃는 모습은 바라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름다운 느낌과 함께 즐거움을 전해준다. 더욱이 입술이 전체적인 얼굴과 균형과 조화를 이룰 경우 그 아름다움은 한층 배가될 수 밖에 없다.

물론 아름다운 입술로 선호하던 유형은 시대에 따라 변천해왔다.

예전 1960년대에는 불붙듯 도드라진 마릴린 몬로형의 입술이 각광을 받았고 1970년대에는 모딜리아니 작 '젊은 아가씨'의 입술같이 윤곽이 선명한 입술이 선호되었으며 1980-1990년대에는 육중하고 두툼한 입술이 선망의 대상이었다.

요즘에는 입술이 섹스어필하는 부위로 부상하면서 세기의 여배우 브리지드 바르도처럼 두툼하고 윤기가 흐르는 입술이 사랑을 받고있다. 얼마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미용학회에서는 도톰하고 약간은 팽창감이 있는 입술이 밀레니엄 시대를 대표하는 입술로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입술이 얇거나 나이가 들어 입술의 탄력이 없어지고 젊을 때에 비해 입술이 얇아지는 중년 여성의 경우 열등감을 느끼기 십상이다.

또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얇은 입술 때문에 보는 사람에게 깍쟁이나 새침떼기같은 인상을 주어 대인관계에서 괜한 손해를 보기도 한다. 그래서 이들은 루즈를 지나칠 정도로 두껍게 발라 이를 커버해보려고 시도하지만 얇은 입술이 결코 루즈에 의해 감춰지지는 않으며 오히려 자연스럽지 못한 경우도 많다.

얇은 입술 때문에 열등감을 갖거나 심한 경우 정신적인 갈등을 느끼는 여성이라면 입술융기술을 시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얇은 입술을 두툼하고 탄력있는 입술로 만들어주는 입술융기술은 점막확장술을 비롯해 지방이식술, 콜라겐 또는 하이루론산 주사법, 알로덤을 이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

점막확장술은 입술선 바깥 쪽의 피부를 잘라내고 붉은 입술 부분을 넓혀주는 방법으로 영구적이기는 하지만 화장을 하지 않을 경우 흉터가 나타날 수 있어 그리 많이 시행되지는 않는다.

지방이식술은 환자의 배 또는 엉덩이에서 지방을 채취, 지방이식용 특수 주사기로 입술 부위에 이식시켜주는 방법이며 자신의 조직인 만큼 부작용은 없으나 이식 후 50% 이상이 흡수되기 때문에 처음 시행할 때 원하는 모습보다 많이 주입해야 한다.

이외에 콜라겐이나 안전한 신소재 물질인 하이루론산을 주입, 입술을 도톰하게 만들어주는 방법과 인조피부 알로덤을 이용하는 방법도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다.

정일화 세란성형외과 원장

입력시간 2001/02/06 21:02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