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애니메이션] 인간, 그리고 사무라이의 인생역정

■ 배가본드(Vagabond)

실존했던 일본의 사무라이를 다룬 요시카와 에이지의 '미야모토 무사시'라는 동명소설을 '슬램덩크'로 잘 알려진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각색한 일본 무사 만화의 수작이다. 현재 일본 고단샤의 성인지 '주간 모닝'에 연재중인데 1~8권 단행본 판매부수가 지난해 말 1,000만부를 돌파했을 정도로 독보적 판매기록을 세우고 있다.

국내에서도 각종 만화 순위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할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야모토 촌의 소꿉친구 다케조와 마타하치는 어린 나이에 세키가하라 전투에 참가했다 패잔병이 돼 산을 떠돌다 오코우 부녀에게 신세를 지게 된다. 그러나 갑작스런 산적의 습격으로 마타하치는 오코우와 달아나고 간신히 살아남은 다케조는 마타하치의 생존 사실을 알리기 위해 고향 미야모토 촌으로 향한다.

하지만 마을 사람이 자신을 악귀라 부르며 홀대하자 삶에 회의를 느낀 다케조는 자신을 쫓는 사람을 막무가내로 죽인다.

그러다 떠돌이 빈승 다쿠앙을 만나 새삶을 살기로 결심한 다케조는 '미야모토 무사시'로 개명한다. 21세 성인이 된 무사시는 '창의 보장원'의 인에이라는 노스님으로부터 검술 등에 대한 많은 지식을 쌓는다.

인에이의 수제자 인순과 생사 결투를 마친 무사시는 검성(劒星)으로 불리는 야규 세키슈사이가 있는 야규 도장을 찾아 간다.

그런데 무사시와 일합을 겨뤘던 덴시치로 역시 병법을 높이기 위해 야규 도장으로 와 둘은 다시 조우하게 된다. 이 도장에는 오랜 기간 무사시의 마음을 끌고 있는 여인 오츠가 살고 있는데..

이 만화에는 미야모토 촌에서 다쿠앙의 구원을 받고 21살이 되기까지 다케조의 행적, 긴박감 넘치는 덴시치로와의 대결 장면, 기온토지와 우에다 등 등장인물의 인간성 등이 원작과는 다소 다르게 각색돼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만화만이 가질 수 있는 강렬하고도 함축적인 묘사가 뛰어나게 잘 드러나 원작소설에 버금가는 감동을 전해준다. 특히 섬세하고도 사실주의적으로 그러진 그림은 일본 무사의 실감나는 대결 장면을 원작을 뛰어넘을 정도로 생동감있게 표현된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2/13 17:04


송영웅 주간한국부 heros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