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전쟁] "담배는 독, 깨끗한 공기 마시고 싶다"

인터뷰/ 한국금연운동협 최진숙 사무국장

최진숙(52)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사무국장은 "비흡연자가 상대적으로 소수라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국장은 특히 담배가 단순한 농산품이 아니라 많은 인공 독성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며 판매를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연운동을 벌이는 이유는. "담배의 해악을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담배는 상품, 특히 해로운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그 해악에 대한 정확한 정보없이 판매되고 있다. 담배의 해악을 홍보함으로써 흡연율 세계 최고 국가란 오명을 벗고 싶다."


-흡연자를 어떤 사람으로 보나.

"법적으로 범법자는 아니지만 자신과 비흡연자에게 모두 해를 끼치는 것은 사실이다. 흡연자들은 담배의 해악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담배를 피운다고 본다. 독이냐 건강이냐를 선택하는 것은 자신에 달렸다."


-혐연권이란 무엇인가.

"담배연기를 혐오하고 피할 수 있는 권리다. 비흡연자는 깨끗한 공기를 마시고 싶어한다. 비흡연자는 흡연자로부터 받는 피해를 없애달라고 요구할 권리가 있다. 흡연자가 직장 상사일 경우 혐연권은 더욱 보장받기 어렵다. 고쳐져야 한다."


-담배를 어떤 물건으로 규정하나.

"단순한 농산품이 아니라 벤조필렌, 아세톤, 피렌, 비소, 톨루엔, 암모니아 등 많은 화학ㆍ독성ㆍ발암물질을 첨가한 상품이다. 향기와 맛, 니코틴 흡수 정도를 조절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첨가한 것이다. 마약으로 분류돼 판매가 제한돼야 하는 상품이다."


-흡연자들은 담배가 기호식품이고 따라서 즐길 권리가 있다고 하는데.

"담배가 기호식품으로 여겨진 것은 해악에 대한 홍보가 빈약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담배가 국가 전매사업이었던 탓이 크다. 소비자는 정부가 만드는 상품이라 신뢰를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담배는 기호의 대상이 아니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공공건물의 흡연실 설치에 대한 견해는.

"법적으로 흡연ㆍ비흡연 구역을 구별하게 돼있다. 입법 취지는 비흡연자 보호에 있다고 본다. 하지만 흡연자들은 이 법을 악용해 금연건물 지정 등에 반발하고 있다.

흡연구역이나 흡연실을 둔다 하더라도 완벽한 공기조절이 안되기 때문에 비흡연자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차선으로 흡연실 설치는 가능하겠지만 그래도 흡연은 나쁜 것이다."


-담뱃값을 올리면 흡연인구가 줄 것으로 보나.

"세계보건기구(WHO) 조사에 따르면 가격을 1% 올렸을 때 흡연인구가 0.5% 줄었다.

가격 인상은 특히 청소년 등 신규 흡연자 감소에 효과가 크다. 중독이 안된 상태라 경제적 부담이 크면 금연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김대중 대통령이 정부차원의 금연운동을 촉구했는데.

"국민건강 차원에서 정부가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선진국에서도 정부차원에서 금연운동을 벌이고 있다. 흡연율이 낮아지면 관련 질병이 줄고, 이에 따른 재정지출도 줄게 된다.

청소년 흡연율 증가는 20~30년 후 국민건강 악화와 장래 재정지출 증가를 의미한다. 흡연은 개인의 문제이자 가족의 문제, 나아가 국가적인 문제다."


-WHO의 국제간 담배규제 기본협약 추진 상황은.

"WHO는 2003년까지 국제협약 체결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국가간 공청회를 끝내고 정부간 협상을 진행중이다.

한국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담배인삼공사가 민영화되면 참여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하지만 민영화로 자유경쟁 상태가 되면 외제담배의 판촉강화와 이에 따른 점유율 상승이 우려된다."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2/13 20:51


배연해 주간한국부 seapowe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