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개성시대] 마니아들이 운영하는 사이트

라면에도 마니아가 있다. 라면은 언제 어디서 생겼는지, 현재 국내에 나와있는 라면의 종류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경쟁사 제품과 어떻게 다른지, 라면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는 무엇이 있으며, 라면 한 그릇의 영양적 가치는 얼마나 되는지 등등을 줄줄 꿰고 있는 사람들이다.

물론 라면을 먹는 횟수도 일반인에 비하면 훨씬 많고 라면에 관한 예찬론을 장황하게 늘어 놓는 사람들이다.

'라면돌이'라는 ID를 사용하고 있는 한 라면 마니아는 "하루에 거의 한개의 라면을 먹고 있으며 하루 세끼를 모두 라면으로 먹은 적도 있다. 시중에 나온 라면은 전부 먹어보았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다른 마니아들과 마찬가지로 라면 마니아도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의견을 나눈다.

현재 인터넷상에서 운영되고 있는 라면 관련 사이트는 30개. 이중 라면 전문점 홈페이지 몇군데를 제외하면 대부분 라면 자체에 관한 사이트다.

라면 마니아가 만든 홈 페이지가 대부분. 공통적으로 라면의 역사와 라면 조리법, 라면에 관한 각종 상식을 다루고 있으며 라면에 대해 의견을 나타낼 수 있는 게시판을 마련해놓고 있다.

6,100여명의 회원이 가입한 라면천국(http://cafe.daum.net/ramyunheaven) 은 시중에 나와있는 라면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와 맛있는 라면 집에 대한 소개 글을 올리고 있다.

매주 수요일 회원끼리 정기 채팅을 한다. 눈보라라는 ID를 사용하는 한 라면 마니아의 홈페이지 (http://user.chollian.net/~noonbora/ramen/ramindex.htm)를 이용하면 흘러간 라면 TV 광고를 다시 볼 수 있다.

곽규석과 구봉서가 나오는 농심 라면의 흑백 광고와 젊은 이주일을 더욱 유명하게 만든 안성탕면 광고, 김혜수가 출연했던 생생면 광고 등이 있다. 라면 마니아인 김동욱(25)씨가 운영하는 동지니의 라면세상(www.loveacts.com.ne.kr)에는 라면에 관한 230개의 글이 올라있다.

'라면매니아', '라면박사', '라면에 미친놈', '라면 좋아', '라아묘욘' 등 ID만 봐도 라면 마니아들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들은 '내가 라면을 맛있게 먹는 비법'과 같은 자신만의 라면 노하우를 공개하기도 하고, '매콤달콤한 라면볶음'등 새로운 라면 요리를 올려놓기도 한다. 초보자들은 라면을 끓일 때 딱 맞는 물의 양 등을 질문하기도 한다.

이밖에 라면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http://myhome.naver.com/sws7701/), 고등학생인 정혜라(17)양의 홈페이지(http://user.chollian.net/~izoayo/work.htm#) 등도 라면귀신이라면 한번 들어가볼 만한 사이트다.


다양한 조리법

라면은 이제 더이상 물만 부어 끓여먹는 인스턴트 식품이 아니다. 라면을 좋아하는 사람은 라면을 각종 요리에 접합시킨 '라면 요리'를 즐겨먹는다.

라면 요리에는 콩나물국 라면, 순두부 라면, 수프 라면, 북어국 라면 등 국물 맛을 살린 것에서부터 라면 스파게티, 라면 그라탕, 라면 냉채, 탕수 라면 등 이탈리아 요리와 중국 요리를 결합 것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라면 햄버거, 라면 야채전 등 간식 거리도 있다. 인터넷 라면 사이트에 올라있는 몇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콩나물국 라면=콩나물국의 개운한 맛을 살린 라면. 1, 냄비에 콩나물을 넣고 소금을 뿌려 뚜껑을 닫고 5~6분 끓인다. 2, 라면과 스프를 넣고 끓인다. 3, 끓기 시작하면 양파, 파, 마늘을 넣고 끓이다가 마지막에 계란을 풀어넣고 마무리한다.

▲순두부 라면=순두부 찌개를 즐겨먹는 사람에게 권할 만한 담백한 맛. 1, 끓는 물에 라면 스프, 파, 마늘, 호박 등 순두부 찌개에 어울리는 재료를 넣는다. 2, 다시 끓으면 면을 넣고 반쯤 익을 때까지 끓인다. 3, 순두부를 넣고 기호에 따라 계란을 푼다.

▲라면 전골=얼큰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다. 1, 신 김치를 속을 털어내고 5~6cm 길이로 썬다. 2, 흰 떡을 물에 불린다. 3, 고춧가루 큰술 두개, 간장 작은술 한 개, 그리고 파 마늘 깨소금 참기름 후추를 섞어 장을 만든다. 4, 전골 그릇 중심에 라면 1개와 치즈 1장을 얹고 그 주위로 각 재료를 돌려 담는다. 5, 장을 풀고 끓이다가 쑥갓을 넣고 먹는다.

▲라면 그라탕=이탈리아 요리인 그라탕에 라면을 응용한 것. 느끼한 치즈 맛을 즐기는 젊은 사람이 먹을 만하다. 1, 라면을 끓여 익힌 다음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빼놓는다. 2, 프라이팬에 버터를 두르고 밀가루 반 컵을 볶다가 우유 반컵을 붓고 잘 저어 화이트 소스를 만든다. 3, 곱게 다진 양파, 햄, 당근 등을 볶는다. 4, 피자 치즈를 가늘게 썬다. 5, 화이트 소스 2/3에 야채와 라면을 섞는다. 6, 남은 소스를 끼얹고 피자 치즈를 뿌린다. 7, 전자레인지에서 3분간 가열한다.

▲라면 햄버거=라면 특유의 면발 씹는 맛을 살린 퓨전 햄버거. 1, 라면을 끓는 물에 익혀 찬물에 헹군 다음 잘게 썬다. 2, 양파와 파를 잘게 다지고 갈아 놓은 돼지고기 200g과 잘 섞는다. 3, 돼지고기에 계란 반개와 빵가루 한컵, 후추를 넣고 반죽한다. 4, 지름 4cm 정도의 원으로 빚는다. 5,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약한 불에서 굽는다.

김지영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3/14 20:41


김지영 주간한국부 koshaq@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