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이야기(14)] 진돗개의 품성

현재 우리나라 토종개로는 진돗개, 풍산개, 삽살개 등 세 종류가 있다. 그중 가장 많은 수가 보급되어 널리 알려져 있는 진돗개에 대해 기술해보겠다.

진돗개 하면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토종개이고, 어떻게 생긴 개인지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막상 진돗개가 어떤 개인지 물으면 "천연기념물이고 귀가 서며 꼬리가 말린 개"라는 정도의 설명에서 더이상 나아가기 어려울 것이다. 진돗개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많고, 특히 그 우수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또한 풍산개는 진돗개와 같은 북방견 계통으로 가까운 친척이므로 진돗개를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알아지는 부문도 많고 닮은 점도 많다. 삽살개는 생김새는 많이 틀리지만 체구 구성의 원리는 같다. 다시 말해 진돗개를 잘 알게 되면 우리 토종개 전반의 생김새의 원리를 알게 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견종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를 가지게 되면 그 우수성에 대해서도 알게 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우리의 개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진돗개를 이해하려면 우선 품성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품성은 본래 '동물의 가장 본질적인 구성요소이며, 그 품종의 심리적인 성품 요소와 특징적 신체 요건을 함께 결합시킨 동물 품종의 이른바 총체적 특성'을 말하며 이것은 그 동물의 행태와 외모로 표현된다.

개는 워낙 지역별 환경에 따라 적응력이 뛰어나고, 또한 인간이 자신의 기호에 따라 선택번식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형태와 성품, 즉 품성이 매우 다양하다.

세계적으로 애견단체에 등록된 견종만 해도 500여종이 넘으며, 등록되지 않은 견종까지 합치면 그 종류가 얼마나 되는지 짐작도 못할 정도로 다양하다.

일반적인 개의 행태를 인간의 기준으로 보고 판단하면 안된다. 이를테면 예민한 성격을 가진 암캐가 강아지를 낳자마자 모두 잡아먹어버리는 일이 간혹 있다. 이런 경우 이 암캐는 틀림없이 성격이 예민한 개이며 새끼를 낳을 때 어미 개를 불안하게 만드는 사건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주위 환경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어미 개는 자기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서 새끼가 본래 있었던 가장 안전한 곳인 자기 뱃속으로 도로 집어넣은 것이다. 그러니까 이런 행동은 일종의 동물 모성애의 극단적인 표현인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어미 개의 행동을 보고 잔인한 개라고 매도해버린다.

이는 단순히 사람의 기준으로, 정상적인 개를 난폭한 개 혹은 미친 개로 왜곡해버리는 대표적 경우다. 그래서 품성을 이해할 때 개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 인간의 동반자로써 함께 살아가야하는 개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오해를 불식하는 중요한 방법이 된다.

그러나 견종의 보호육성을 위한 번식을 할 때 인간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품성의 선택은,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를 선택하는 측면에서 각자의 마음에 드는 품성 쪽으로 어쩔 수 없이 향해진다.

그렇다면 진돗개의 좋은 품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우리가 유념해야 하는 진돗개의 품성은 이른바 진돗개의 성품적 특성이며 이는 진돗개 특유의 소질과 일맥상통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성품적 특성을 효율적으로 유지시키고 보완하기 위한 생김새와 우리의 역사적 환경이 자연스럽게 만들어낸 생김새가 중시되어야 한다. 진돗개 품성의 형성은 바로 우리 민족과 그 삶을 함께 하면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진돗개는 토종개로서 더욱 사랑스러운 것이다. 이 품성은 그 품종의 오랜 역사 동안 꾸준히 형성되어 신체적, 정신적 특성으로 유전되는 것이며 개의 신체와 정신 양면의 특성의 핵심적 요소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런 품성은 유전력이 강해야 그 가치가 있는 것이다.

윤희본 한국견협회 회장

입력시간 2001/03/2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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