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의보감] 신체리듬과 습관

한낮에 내리쬐는 햇볕이 제법 따갑게 느껴지는 완연한 봄이다. 거리에는 벌써 반소매 차림의 행인이 눈에 띄고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돌아다니는 선남선녀의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요즘처럼 봄기운이 나돌 때면 으레 많은 사람이 긴 겨울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을 활짝 펴고 봄나들이를 하는가 하면 겨우내 미루어 두었던 운동을 시작하기도 한다. 건강을 지키기 위한 나름의 방법으로 야외로 외출을 하고 운동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것은 단순히 운동을 하거나 봄기운을 만끽하며 야외를 돌아다닌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봄은 추운 겨울에서 따뜻한 계절로 전환되는 시기인 만큼 조금만 신체리듬이 흐트러져도 건강은커녕 자칫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 습관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봄철의 건강이 한해의 건강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좋은 습관은 여러가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을 들 수 있다. 인체가 정상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하루 2.5ℓ의 물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여기서 2.5ℓ라는 수치는 인체가 하루에 소변 또는 땀, 호흡 등을 통해 외부로 내보내는 물의 양이다.

물론 신체의 크기나 활동량에 따라 편차를 보이기는 하지만 평균적으로 2.5ℓ의 물을 섭취해야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한 셈이다. 물의 섭취량은 반드시 마시는 물 또는 음료수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과일이나 야채, 밥 등에 포함된 수분까지를 모두 포함한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물을 잘 마시지 않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의 1일 평균 음용량이 60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은 적게 마시거나 안마실 경우 당장 생명의 유지에 문제가 되지만 각종 질병의 발생을 야기하기도 한다.

임상에서 보면 피가 탁해져 각종 질병이 발생한 환자를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평소에 물을 잘 마시지 않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심지어 일상 중에는 물론 식사 후에도 물을 전혀 안마신다는 환자도 있다.

인체에 수분 부족으로 피가 탁해지고 각종 질병을 야기하게된 것이다. 많은 사람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마시는 물이 건강과 이처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또다른 습관으로 규칙적인 운동을 들 수 있다. 흔히 많은 사람이 평소에는 운동을 전혀 하지 않으면서도 1주일 또는 10일에 한번 정도 등산을 하거나 골프를 치는 것으로 마치 운동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매일 30분 정도 걷는 것만도 못하다.

따라서 늘상 업무에 쫓겨 운동을 할 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매일 30분 정도라도 걷는 것이 바람직하다. 걸을 때도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팔을 앞뒤로 내저으며 걷는 것이 좋은데 이렇게 함으로써 심장과 허리를 강화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외에 수영이나 에어로빅 등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선택해 1주에 3-4회씩 규칙적으로 시행하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한편 평소 생활에서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는 것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좋은 습관이다. 최근 들어 사회전반에 걸친 경기침체로 기업의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구조조정이 시작되고 이로 인한 불안감 때문에 매사에 부정적이고 걱정, 근심으로 노심초사하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

물론 최근의 사회분위기상 사람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늘어나는 것은 일견 이해되는 부분이지만 그러나 대부분의 걱정은 사실 기우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실례로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사람들이 걱정하는 일의 96%는 쓸데없는 걱정으로, 40% 정도는 전혀 일어날 가능성이 없는 일이며 20%는 과거에 있었던 일의 재연을 염려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기우에 불과한 일을 가지고 걱정하고 불안해하기보다는 매사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매진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이렇게 될 때 건강의 유지도 가능하고 일 또한 뜻하는 대로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 서보경 강남동서한의원 원장

입력시간 2001/03/27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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