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지구촌 단일경제체제 가능한가

■ 세계 경제를 조정하는 그림자 정부
(이리유카바 최 지음/ 해냄 펴냄)

다원화한 개성 시대에 세계 경제나 정치, 문화, 역사의 흐름을 바라 보는 시각은 다양할 수 밖에 없다. 누가, 어느 위치에서, 어떤 면을, 어떤 취지로 조망했느냐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것이다.

이런 다양한 시각은 그 내용이 옳든 아니든,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세계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중국 창춘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대학을 마친 뒤 캐나다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리유카바 최는 세계 정치ㆍ경제 조류에 대해 자기만의 독특한 이론을 설파하고 있는 사회 운동가다.

그는 자신의 저서 '세계 경제를 조종하는 그림자 정부'경제 편에서 세계 경제의 흐름에 대한 기상천외한 도그마를 담고 있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IMF나 아시아 경제의 몰락, 석유 파동 등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굵직한 정치ㆍ경제 사적은 자연발생적이 아닌, 초엘리트 그룹인 '프리메이슨'이라는 환전꾼들에 의해서 조종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프리메이슨의 시조 로스차일드는 당대 유명한 환전꾼이었는데, 그의 아들 나탄 로스차일드는 1807년 나폴레옹과 비밀 협약을 맺어 워털루 전쟁을 일으켰다.

미국 독립 전쟁도 겉으로는 '노예 해방'을 명목으로 내걸었지만 실제론 환전꾼들의 영역을 침범한 지폐 제도를 없애려고 환전꾼들이 일으킨 전쟁이라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세계 정복은 무력과 힘을 통한 1차원적 방법과 종교를 통한 2차원적 방법, 그리고 재벌정치나 금권정치 등 경제적 종속을 통한 3차원적 방법이 있는데, 이중 가장 안전하고 지속적인 것이 3차원적 방법이다.

이처럼 총 한방 쏘지 않고 세계 경제를 장악하는 3차원적 방법을 터득한 프리메이슨은 1,2차 세계 대전을 통해 막대한 이득을 챙겼으며,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을 장악해 해당 정부에 돈을 빌려주거나 여신, 통화량 조절 등을 통해 국가 경기 순환도 조작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1929년 미국 대공황을 비롯해 최근의 국내 IMF 위기도 이런 맥락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 저자는 최근에도 프리메이슨은 '국제 금융가'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세계경제를 조종하기 위해 UN, IMF, FRB , IBRD 같은 기구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들은 보호무역 장벽을 무너뜨리고 전세계 물자 보급을 상호 의존하게 만들어 그들이 관장하기 편리한 세계 단일 경제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NAFTA, 우루과이 라운드 등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끝으로 '세계화''자유 무역'이라는 이름으로 인류를 굴복시키려는 거대한 기업형 정부 프리메이슨들은 이미 그 정복 과정을 대부분 완료시켜 앞으로 10년, 길게 잡아도 20년내에 세계 단일 체제를 갖춘 정부를 출범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은 복잡다단한 세계 정치ㆍ경제사를 단지 음모론적 시각으로만 봤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특히 파격적인 자신의 논거를 뒷받침할 만한 뚜렷하고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독자는 하나의 가설 정도로만 받아들이면 될 성 싶다.

송영웅 주간한국부기자

입력시간 2001/03/27 21:25


송영웅 주간한국부 heros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