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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LP 여행] 신중현과 에드훠(ADD4)

[추억의 LP 여행] 신중현과 에드훠(ADD4)

1962년 그러니까 40여년전에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록그룹이 공식활동을 했었다면 믿겠는가? 전설적인 비틀즈도 데뷔 싱글판을 낸 것이 1962년이다.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 록의 역사도 가히 세계적이라 할만 하다. 19세부터 미8군 무대에서 '재키 신'이란 애칭으로 인기를 모았던 신중현이 창립한 4인조 록그룹 에드훠(ADD4)가 그들이다.

1950년대 말에서 1960년대 초반은 미8군 출신 자체가 큰 프리미엄일 정도여서 최고의 가수들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과정이었다. 모든 가수가 꿈꾸는 무대인 만큼 까다로운 오디션을 통과해야만 했는데 수준에 따라 AA, A, B, C로 등급이 매겨져 개런티가 차등지불이 되었다.

또한 3개월마다 오디션을 다시 받아 등급을 재조정할 정도였다 하니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혹독한 연습을 했겠는가?

신중현도 예외는 아니였다. 화양 엔터테인 에이젠시 소속이었던 신중현은 악기창고를 연습실로 사용하면서 무대연주 시간 외에 매일 8시간씩 손가락에 피가 맺힐 정도로 연습을 했다한다.

초등학교 때 이미 사과궤짝으로 통을 만들고 줄을 엮어 악기흉내를 내는 놀이를 했다하니 '기타의 신'이란 극찬은 타고난 기질과 피나는 연습이 빚어낸 빛나는 인고의 과실이 아닐 수 없다.

에드훠는 트로트 일색이던 국내 음악 수준을 높히고 싶은 신중현의 음악적 야망에서 결성된 그룹이었지만 반짝 인기를 끌었을 뿐 대세를 뒤엎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기에다 잦은 멤버교체 등으로 인해 역사적인 최초의 한국 록그룹 음반이 세상의 빛을 보기에는 2년이라는 세월을 더 필요로 했다. 지금도 노래방에서 애창되는 '빗속의 여인'은 에드훠의 첫 창작품으로 1964년 LKL레코드사(음반번호LKL1014) 출시음반의 타이틀곡이다.

음반녹음을 한 에드훠는 후기멤버들로 리드기타 신중현, 베이스기타 한영현, 드럼 권순권, 보컬 서정길의 라인업.

서정길은 부드럽고 경쾌한 가창력으로 솔로가수로서도 인기가 높았는데 지금도 마니아들이 찾는 음반중의 하나다. 1970년대에 '헬로아', '안녕하세요'라는 노래로 큰 인기를 모았던 장미화의 데뷔음반이 바로 에드훠의 첫 앨범이란 점은 흥미거리.

'장미화가 록을 했어?'라고 놀라워하지는 마시길. 록밴드라고 하지만 1960년대의 우리 록밴드는 서양의 그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으니까. 아직 트로트적인 감성이 배여있는 촌스런 록(?)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여하튼 장미화는 이 앨범에서 '천사도 사랑을 할까요', '굿나잇 등불을 끕시다'라는 두곡을 감미롭게 불렀다.

에드훠의 첫 앨범에 수록된 곡은 '빗속의 여인', '커피 한잔' 등 총 14곡으로 서정길, 장미화, 신중현이 각각 나눠불렀다. 20대 초반의 신중현이 신선한 목소리로 신나게 부르는 오리지널 '거피 한잔'과 서정길의 '빗속의 여인'은 이 앨범의 대표곡.

이 음반은 일본의 마니아에게도 인기가 높아 황학동의 한 중고음반상은 "300만원에 이 음반을 넘긴 적이 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정도다.

한국 최초의 록 음반이란 역사성 때문일까, 상태좋은 오리지널 초판의 경우 현재 70만원에도 구하기 힘든 음반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후에 출시된 변형자켓들도 콜렉터의 수집목록에서 빠트릴수 없는 아이템.

에드훠는 국내시장의 록음악에 대한 몰이해로 첫 앨범의 히트 이후 추가로 창작앨범을 내지 못하고 1966년 킹레코드사에서 '한국의 벤쵸스 ADD4-신중현 경음악편곡집VOL.1(음반번호KL7020)'을 끝으로 해체했다.

이 연주음반의 타이틀곡은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한명숙의 '노란 샤쓰의 사나이'로 '검은 상처의 부르스', '우리 애인은 올드미쓰' 등 총 12곡을 신중현이 편곡했다.

'한국의 벤쵸스 ADD4-즐거운기타 투위스트'란 타이틀의 연주음반(성음ㆍ음반번호DG2007)이 하나 더 있는데 이 음반은 에드훠가 아닌 신중현의 두 번째 결성그룹인 '블러즈 테트'의 유일한 음반이기도 하다. 자켓 뒷면의 사진 속 드럼에 새겨있는 'BLOOZ TET'가 단서.

음반회사의 상업적 장난으로 보여진다. '목포의 눈물', '홍도야 울지마라' 등 재미있게 편곡된 트로트곡과 외국곡이 총14곡 수록되어 있다.

에드훠 멤버중 보컬 서정길은 1974년 유명했던 청량리 대왕코너의 화재사건으로, 베이스기타를 맡았던 한영현은 폐결핵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드러머 권순권은 현재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만이 시작부터 현재까지의 록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에드훠는 한국 록의 빛나는 신화를 위한 전주곡일 뿐이다.

최규성 가요칼럼니스트 kschoi@hk.co.kr

입력시간 2001/03/2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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