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현실적 힘의 외교" 비판 고조

부시 행정부의 강경한 대외 정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차츰 커지고 있다.

미 하원 국제관계 위원장을 역임한 리 해밀턴 전의원은 "외교 정책계는 부시 행정부가 중국을 '전략적 동반자'에서 '전략적 경쟁자'로 부르고 북한과의 협상을 거부하고 있으며, 러시아에 대해선 매우 강경한 발언을 하고 기후협약의 교토 의정서를 탈퇴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강경한 대외정책을 추진하는데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민주 양당으로부터 광범위하게 존경을 받고 있는 해밀턴은 "이런 정책은 각국의 지도부 뿐만 아니라 국제 외교계를 매우 불안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지난달 27일 외교정책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부시 대통령이 명분 있는 힘의 외교와 겸손한 외교 자세를 강조했지만 부시 행정부의 접근 방식은 '도전적이고 무례한 방법'이라며 냉전이후의 시대를 이끌어온 주요 현안들이 강경 정책으로 실패를 끝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의 제임스 호지 편집장은 "과연 부시 행정부가 이 시점에서 이같이 힘센 아이가 약한 아이를 못살게 구는 윽박지르기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부 장관은 "미국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생산·판매 중단 제의 협상을 추진하지 않음으로써 중요한 기회를 잃고 있다"며 "아시아는 현재 가장 역동적인 국제관계 변화 징겨으로 미국은 이런 변화의 일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브라이트는 또 마케도니아 분쟁과 관련, 미국이 더욱 능동적 역할을 하지 않음으로써 중요한 추진력을 상실했다면서 부시 행정부의 기후 협약 파기 결정은 큰 실수하고 비난했다.

국제적인 명칼럼리스트인 윌리엄 파프도 지난달 29일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 기고문에서 "부시 행정부가 러시아와 중국 뿐만 아니라 한국과 유럽에 대해 갑작스럽게 강경한 접근 방식을 보이는 동기는 미스터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가 내세우는 '현실주의'라는 외교정책이 실제로는 이데올로기와 뒤범벅돼 있을 수 있으며 이럴 경우 이 같은 정책은 너무나 비현실주의적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미국이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입력시간 2001/04/0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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