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clinic] 21세기와 비뇨기과학

조간신문을 펼쳐드니 모처럼 반가운 기사가 눈에 띈다.

'100세 시대 다가온다'는 제목으로 실린 내용을 들여다보니 현재 우리나라에 100세가 넘는 사람은 모두 2,220명이고,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기대여명도 3년 이상 늘어나 이 계산대로라면 지금 65세인 남자는 평균 78.6세, 여자는 82.3세까지 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7월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65세 이상의 연령층이 고령사회의 기준인 7%를 넘어 바야흐로 급속히 장수국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람이 오래 살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행복한 일이며 인류의 오랜 소망이었음은 물론이다. 불로장생을 꿈꾸며 불로초를 포함하여 온갖 희귀한 약제를 두루 섭렵한 옛 중국 황제를 굳이 인용하지 않아도 명백한 사실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문제는 여기에서 출발한다. 오래 사는 것까진 좋은데 도무지 신명나는 일이 없다면, 아니 신명나는 것까진 바라지 않더라도 불편하진 말아야 할텐데 내 몸 하나 추스르기가 번잡스럽고 고통스럽다면 이것은 단지 사는 시간을 늘림에 불과한, 달갑지 않은 일이 될 수도 있다.

요체는 오래 사는 삶의 양보다 인간으로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삶의 질이기 때문이다. 아주 단순한 이야기지만 삶의 질을 유지하게 해주는 시발점은 잘 먹고 잘 배설하는 것에서 기인한다.

갓 태어난 어린아이가 잘 먹고 대·소변이 원활하면 마냥 행복한 표정으로 새근거리며 자는 모습은 그야말로 인간이 편안한 삶을 누리게 되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런 의미에서 21세기 고령화사회의 화두는 잘 싸는 일, 즉 배설이 될 것이다. 그 이유는 우리가 이미 배고품의 시대, 곧 잘 먹는 것을 문제삼던 시대에서 벗어나, 심지어 먹지 않으려고 애쓰는 다이어트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비뇨기과학을 단적으로 표현한다면 배설의 학문이다. 싸는일, 즉 배설 하는 일의 종류에는 크게 3가지가 있는데 대번, 소변, 그리고 생식을 위한 배설이 그것이다.

'큰 것'을 보는 일에 관한 한 소화기내과와 일반외과의 영역이니 차치하고 결국 비뇨기과와 관련된 배설의 영역은 오줌의 배설과 생식 또 유희를 위한 배설이다.

소변의 배출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질환은 잘 알려진 것처럼 전립선 비대증 또는 전립선염이다. 이 두 질환 모두 엄청나게 높은 유병률을 가지고 있는데 통계에 의하면 전체 남성의 50%가 평생동안 한번은 전립선과 관계된 증상을 경험하게 되고 우리나라 개원 비뇨기과 외래환자의 약 25%가 전립선에 관계된 질환을 가진 환자로 추정될 만큼 매우 흔한 요로질환이다.

결국 남자들은 20~40대에는 전립선염으로, 그리고 50대 이후에는 전립선 비대증으로 오줌을 배설하는데 괴로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식 혹은 유희를 위한 배설과 관련된 비뇨기과적 문제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재미있는 일화 하나늘 소개한다. 어느날 나이 지긋한 노인이 비뇨기과 의사를 찾아왔다. "의사선생! 나느 ㄴ정력이 너무 좋은데 좀 낮출 수 없겠소?"라고 질문을 하자 아연해진 의사가 되물었다.

"어르신, 정력이 세다는 말은 많이 듣는데. 높으시다니요?" 노인장이 다시 하시는 말씀이 "아니, 그놈이 머리 속에서만 뱅뱅 돌고 정작 밑으로 내려가지 않으니 하는 말이지"라고 언성을 높이더란다. 우스개 소리지만 현실적으로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발기부전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외에도 남성의 배설을 원활치 못하게 하는 문제중에는 조루증, 역행성 사정 등의 사정장애가 꽤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문제로부터 크던 작던 남자들은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비뇨기과학이 '허리 아래 동네'에만 국한되는 '허리하학'만은 아니지만 기실 상당부분이 '허리하학'과 관련되어 있다.

최근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남성과학의 영역을 위시하여 비뇨기과적 배설을 원활치 못하게 하는 모든 비뇨기과적 문제점을 '주간한국'의 지면을 통해 앞으로 많은 사람과 같이 고민해 보고자 한다. (02)539-9933

장광식 강남비뇨기과 원장

입력시간 2001/04/1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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