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영화 붐] "게임하듯 즐거운 마음으로 보세요"

인터뷰/ MOB2025 권형진 감독

"맨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게임 영화라는 부분이 무척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 촬영 중에도 영화라기 보다는 게임 동영상을 찍는다는 기분으로 작업했구요."

4월14일 인터넷을 통해 개봉한 영화 'MOB 2025'의 권형진(37) 감독은 인터넷 영화의 장점으로 무엇보다 게임 등을 통해 관객과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을 꼽는다.

'물의 나라' '나는 날마다 일어선다'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등에서 조연출을 했고 조만간 기자들을 주인공으로 한 '엠바고'로 감독 입문을 눈 앞에 둔 그에게 인터넷 영화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비록 제작방식은 극장용 영화와 대동소이 했지만, 영화 작업과 동시에 게임이 제작되고 관객들이 게임을 푸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에 따라 각기 다른 장면을 찍는 일련의 과정은 일반 영화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도 많다. 첫 영화라서 만은 아니다. 이정재 유지태 최윤영 등 바쁜 스타급 배우들과 작업하다 보니 스케줄 조정이 쉽지 않았고, 촬영 도중 이정재가 부상을 당해 보충 촬영에 차질을 겪는 등 지난 6개월간 우여곡절을 겪으며 작업한 영화이기에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 16mm 필름으로 찍은 것을 컴퓨터로 옮기다 보니 화질과 음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고 게임 부분도 애초의 생각과는 달리 영화와의 유기적인 결합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직까지는 어쩔 수 없는 인터넷 영화의 한계다.

하지만 "부끄럽다"고 말하는 권 감독은 내심 자부심도 가지고 있다. "이제까지 만들어졌던 인터넷 영화에 비해 기술 등 여러 면에서 한걸음 진전된 영화를 만들었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관객들에게도 "게임 하듯 즐거운 마음으로 영화를 봐달라"고 말한다. 인터넷 영화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일반 SF 어드벤처 영화와 마찬가지로 빠르고 재미있게 만들었으니 하는 소리라고. "다음 편이요? 1편에 대한 반응을 보고 생각해 봐야죠" 라고 말하는 그는 영화가 손익 분기점인 120만 관객을 돌파하면 연내로 'MOB 2025'의 두번째 편 제작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4/18 16:44


김지영 주간한국부 koshaq@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