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클리닉] 크다고 좋은가?

신혼여행 첫날 호텔에 도착한 한 부부의 이야기다. 남자가 샤워를 마치고 알몸으로 나오는 순간 신부가 깜짝 놀라 "어머!" 하며 눈을 감자, 남자가 "오늘부터 부부간인데 뭐가 부끄러워?"라고 말했다. 신부가 대답하기를, "엄마가 남자의 약점을 보면 눈을 감아 주랬어!"라고 했다.

이야기 하나 더. 부인이 남편에게 "지구가 한 시간뒤에 멸망한다면 뭘 할 거예요?"라고 물었다. 남편이 "자기와 진한 사랑을 나누지 뭐" 라고 대답하니 부인이 바로 되묻기를 "그럼 나머지 59분은 뭘 하려구요?"

성기 왜소나 조루증을 빗댄 우스개 소리지만 길고, 짧고, 굵고, 빠르고는 음담패설에서 빠지지 않는 메뉴이다. 섹스는 분명 체급이 없는 게임이건만 유독 남자들은 늘 거기(?)의 체급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특히 체격이 건장할수록 상대적으로 왜소해 보이는 성기 사이즈에 관심이 높다. 재미있는 것은 발기시의 크기보다는 평상시(이완시)의 크기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약간의 과시욕의 차원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완시의 성기 사이즈가 일반적으로 더 큰 서양에서 성기 확대술이 먼저 시작되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성기 확대술은 선천성 질환인 요도하열, 요도상열, 또는 함몰음경 등의 환자들에게 치료 목적으로 처음 시행되었다. 성형 수술의 측면에서 성기를 키우려는 의도로 시도된 것은 1980년대 중반께다.

미국의 외과의사가 음경의 피부층 아래에 있는 다토스층(dartos layer)에 지방을 주사한 것이다. 그러나 시술 당시의 확대 효과는 세월과 더불어 지방이 흡수되는 바람에 큰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한 수술은 1992년 호튼(Horton)에 의해 처음 시행됐다. 호튼은 자가 진피 및 지방을 함께 음경내에 이식한 것이다.

이 방법은 지방만을 이식 하였을 때 발생하는 지방 위축 및 흡수, 생착 실패, 높은 감염률 등의 문제를 진피층을 같이 이식함으로써 해소시켜 주었다.

호튼의 자가 진피 및 지방 이식술은 이제 발전을 거듭하여 성기 확대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정되고 있다.

게다가 자가 조직을 이식할 때 치골 상부 피부의 Z- plasty나 음경의 현수인대(suspensory ligament)와 윤상인대(fundiform ligament)를 일부 절개해 길이마저 늘릴 수 있게 되자 실제 성기 왜소증이 있거나 왜소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도움을 주게 되었다.

미국 비뇨기과 학회가 발행하는 가장 권위 있는 잡지인 'AUA update'(1996)에 성기 확대술에 대한 이슈가 게재됨으로써 수술 기술 자체는 이미 공인받는 단계에 와 있다.

그러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성 콤플렉스를 가진 남자들의 의식이다.

상담하다 보면 그 원인이 목욕탕에서 있었던 남의 음경 크기와의 단순한 비교, 술자리 음담패설시 공연히 허풍을 떠는 사람의 섹스 회수 및 지속 시간 또는 포르노 영화를 보던 중 남자 배우의 엄청난 성기 크기에 대한 상대적인 위축감 등에서 유래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왜곡된 이러한 정보에서 벗어나 스스로 페니스 질투심(?)을 버려야 한다. 중요한 것은 여자들이 남자의 성기에 대한 질투심이 없을 뿐더러 오히려 무드, 전희, 진정한 사랑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 이런 질투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심한 콤플렉스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또는 성기를 키우겠다는 호기심으로 액체 파라핀이나 바세린 등의 물질을 음성적으로 주사하여 만성염증, 피부괴사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것을 종종 보았다.

남자의 음경은 보통 13세 때부터 커지기 시작하여 19세 때 가장 급속히 커지고 만 21세에 그 발육이 완성된다.

일단 발육이 끝나면 성교나 자위행위 등의 훈련으로도 음경이 더 커지지는 않는다. 한국 성인 남자 성기의 평균 길이는 이완시 7.4 Cm, 발기시 11.2 Cm이고, 평균 둘레는 이완시 8.3 Cm, 발기시 11.0 Cm이다.

실제로 음경의 크기 문제로 내원하는 환자들은 대부분 이 평균치의 범주내에 있다. 그러나 그들은 한결같이 평균의 최고치를 생각하거나 그 이상을 지향한다.

사실 남자들은 노ㆍ소를 불문하고 페니스, 즉 성기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다.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페니스는 여러 면에서 남성의 정신을 좌우하는 육체와 성격의 중심축이다.

비뇨기과 의사로서 단언하건데, 자신의 성기를 좋아 하거나 자신 있게 생각하는 남성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신뢰와 자신감을 갖게 마련이다.

그러나 성기의 크기가 이러한 모든 면을 충족시켜주는 필요충분 조건은 아니다. 따라서 자신의 성기가 작다고 느낌으로써 부부관계뿐 아니라 사회생활에서도 자신감을 상실하고 무력감에 빠져 있는 사람이라면 우선은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려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만약 스스로 극복하기 힘든 경우는 과감히 전문가를 찾아 상담하는 것이 좋다. 의식의 전환이 어려우면 수술적 요법으로라도 해결이 가능하니까. 아무튼 "The penis is mightier than the sword" 이다.

장광식 강남비뇨기과 원장

입력시간 2001/04/2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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