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象과 체질(3)] 체질따라 인생이 바뀐다?

체질에 따라 인생이 바뀐다면 믿을 수 있을까? 어머니는 소음인이고 아버지는 태음인인 가정에서 소화력이 부족한 어머니는 아이에게 짜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권하게 된다.

아이가 소음인이라면 별 탈이 없으나 태음인인 경우는 문제가 된다. 원래 후각 등 모든 감각이 발달되어 있으나 호흡기는 약한 편이고 소화기와 영양대사 기능이 좋은 태음인 아이는 자칫 비만이 되거나, 어려서부터 짜증이 많고 '간열증'으로 불리는 화가 많은 아이로 자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전적으로 고혈압이나 당뇨증후가 있는 가계라면 그 아이는 성인병을 향해 본인도 모르게 달려가게 된다. 이럴 때 건강 전도사들이 말하는 '심심하게 드십시오' 라든가, '한국 식단의 문제는 짜고 매운 것에 있다'는 식의 일방적인 섭생법이 설득력이 갖게 된다.

소음인도 너무 싱겁게 먹으면 소화력이 떨어지고 몸이 붓는 대사성 질환이 나타나는 것을 볼 때, 아버지를 닮은 아이와 어머니를 닮은 아이는 각자 음식의 영향에 따라 인생이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태음인은 좀 더 심심하게, 그리고 채소류를 많이 섞어 먹고 호흡기가 약해지지 않도록 충분한 습도 조절과 운동이 필요하다. 소음인은 골고루 먹되 음식을 적당히 굽거나 익히는 조리로 소화력에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에서 건강식을 찾아가야 한다.

태음인 아버지는 또 소음인 아이의 섬세함이 항상 불만족스러울 수 있다. 특히 남자 아이라면 왕성한 식욕과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우직한 남성미를 보여주기를 바란다.

약간 소심한 듯한 소음인 아들이 어머니의 섬세함을 닮아 귀엽기는 하지만 '마마보이'로 자라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아버지 역할을 강조하다 아이로부터 지나치다는 핀잔을 받거나 서로의 감정이 꼬이기 마련이다.

이럴 때 많은 심리학자들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니 하며 어머니를 좋아하는 남자 아이들을 매도하기도 한다. 또 남자 아이가 아버지의 남성미에 주눅이 들어 여성화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체질에 따라 인생이 영향을 받는 경우다.

그래서 일반적인 영향에다가 체질적인 특성에 따른 영향력까지 동시에 살펴볼 수 있다면 많은 가정에서 그러한 문제는 줄어들 게 틀림없다.

태음인 아버지는 어떤 일에 몰두하면 그 경험치에 의해 모든 것을 판단하려 한다. 소음인 어머니의 반찬이 맛이 좋기 때문에 아이들 중 소음인 아이가 입맛이 없어 하면 마구 야단을 치게 된다. 밥상에서 열 받는 아버지는 대체로 태음인 아버지들이다.

태음인 아버지는 아이가 아침 밥상에서 밥알을 세면서 어머니에게 짜증내는 것을 도저히 이해를 하지 못한다.

그러다가 뒷머리가 당기고 열이 오르면 하루가 엉망이 돼버린다.

특히 태음인 아버지는 가정의 평화와 행복이 자신을 지켜주는 가장 큰 보루이며 사랑하는 아내의 애교 있고 자상한 보살핌에 깊은 감사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자식에 대한 순간적인 악감정은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먹거리와 체질의 장단점 때문에 일어나는 이러한 감정조절의 실패는 결국 인생을 바꾸게 하는 것이다.

최근 노년이혼이 많이 늘었는데, 남존여비 사상에 물들은 남편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할머니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이제는 더 이상 부엌에 들어가시기 싫다"이다. 게다가 식성이 다른 할아버지들의 다양한 요구는 할머니들에게 매우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체질에 맞는 고른 영양식을 준비한다면 각자 자신의 식단을 잘 이해하게 되고 건강도 보살피는 일석이조가 된다. 태음인 할아버지는 콩국수나 다양한 콩음식에 적당한 소고기 요리, 그리고 채소류를 곁들여 먹으면 장수에 지장이 없다.

그러나 소음인 할머니는 입이 짧아 소화가 잘되는 다양한 밑반찬으로 구미를 당기게 해야 하고, 철마다 나는 신선한 계절음식을 따뜻하게 조리하여 마늘 후추 파 등의 천연 조미료를 잘 이용하여 식욕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소음인 할머니에게 푸짐한 돼지보쌈이나 심심한 콩국수 혹은 양식 위주의 차고 느끼한 음식을 대접한다면 다음날 아무도 책임을 못질 일을 저지르는 것이다

이렇듯 체질에 따른 식이섭생을 하지 않거나 성격의 차이 등을 이해하지 못하면 인생은 스스로의 의지와는 달리 잘못 굴러갈 수도 있다. 체질에 따라 인생이 영향을 받는 것이다.

장현진 한성한의원 원장

입력시간 2001/04/2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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