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도올 신드롬'에 보내는 공개 비판

■ '도올 김용옥의 일본 베끼기' '도올에게 던지는 사자후'

도올 김용옥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두 편의 비평서가 나왔다. 도올은 지난해 '노자 도덕경'TV 강의로 센세이션을 일으킨데 이어 최근엔 '도올의 논어 이야기'로 주목받는 인기 철학자.

동양 철학은 물론이고 한의학 종교 문학 예술 등 각 방면에서 독특한 자기 논리를 앞세워 기존 학계에 대해 신랄한 비판과 독설을 퍼부어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다.

도올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이다. '도올교도'로 일컬어지는 추종자들은 그를 '동양 철학의 새 지평을 연 천재학자'로 부추겨 세우는 반면, 반대쪽에선 '자아도취에 빠져 포장된 지식을 파는 약 장사'라는 혹평을 내린다.

그간 도올 사상에 대한 비판서는 몇종 있었다. 지난해 재야 불교학자인 변상섭의 '김용옥 선생, 그것 아니올시다'(시공사 펴냄)와 주부 철학자 이경숙의 '노자를 웃긴 남자'(자인 펴냄)가 바로 그것.

하지만 이 책들은 도올 사상에 대한 과학적이고 총론적인 비판이 아니라 도올 사상의 일부를, 그것도 자신의 철학적 관점에 비추어 반박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에 반해 이번에 동시 출간된 '도올 김용옥의 일본 베끼기'(이기동ㆍ배요한 공저)와 '도올에게 던지는 사자후'(서병후 지음)는 성균관 출신의 정통 유학자와 신학교 출신 학자, 그리고 불교계 인사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쓴 본격 비판서라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도올 김용옥의 일본 베끼기'는 성균관대와 일본 츠쿠바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현재 성균관대 대학원장으로 재직하는 이기동 교수와 장로회 신학과와 대학원을 거쳐 성균관 대학원에서 유학과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배요한 목사가 공동 집필했다.

이 교수는 '그간 비판할 가치가 없어 침묵하고 있었지만 돌팔이 약사의 엉터리 약으로 인한 폐해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나섰다'며 도올에 대한 비판을 시작한다.

이 교수는 도올이 공자가 무당의 아들이라고 말하는 것은 일본 동양철학자 시라카와시즈카(白川靜)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데서 나온 오류하고 말한다.

또 '도올 논어'에는 공자 사상의 핵심인 '인(仁)'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고, 일본 철학계에서 주장하는 '예(禮)'가 중시되는 등 일본 베끼기가 주류를 이룬다고 말한다.

배 목사도 '그간 도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학자는 많았지만 동ㆍ서양 철학과 언어 한의학 등에 방대한 지식을 갖고 있는 도올 사상을 정면 반박할 만큼의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없어 도올에 대한 비판이 없었다'며 '이제 각 분야 전문가들이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도올에게 던지는 사자후'의 저자 서병후씨는 "명백한 파불(破佛) 선동 삐라와 개그 쇼를 설파하는 도올의 망상을 금강 몽둥이로 깨부수겠다"는 식으로, 보다 강경한 어조로 도올에 대한 비판을 가한다.

서씨는 구체적인 예문을 제시하며 도올의 저서 '화두(話頭) 혜능과 셰익스피어'와 '금강경 강해'가 중국학자 존 우의 'The Golden Age of Zen'(1967년)와 영국인 동양학자 R.H. 블리드 박사의 'Zen in English Literature and Oriental Classical'의 내용을 그대로 표절했으면서도 책의 인용 각주나 참고 문헌에는 언급도 되지 않았다고 비난한다.

도올에 대한 평가는 각자의 몫이다. 하지만 '논어', '노자'등 그간 도서관 서재 속에서 잠자고 있던 동양 철학을 대중의 관심사로 끌어 올린 도올의 능력은 분명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송영웅 주간한국부기자

입력시간 2001/04/24 20:21


송영웅 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