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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공무원 노조시대 열리나?] "6급 이하 다 모여" 관가가 시끌

[교수·공무원 노조시대 열리나?] "6급 이하 다 모여" 관가가 시끌

전공련, 공직 민주화 외치며 공무원 노조 추진

공무원들이 공직사회 개혁을 외치며 노동조합을 결성할 태세다. 공무원 사회 내부의 압력집단 태동 움직임에 대해 공직 안팎의 논란도 적지 않다. 태풍의 눈은 '전국 공무원직장협의회 총연합(전공련ㆍ위원장 차봉천 국회사무처 6급)'이다.

전공련은 6급 이하 공무원의 친목단체인 '전국 공무원직장협의회 발전연구회(연구회)'가 뿌리다.

연구회는 지난 2월3일 전공련으로 개칭하면서 조직을 개편하고 노조를 지향한 전국 조직화에 나섰다. 전공련은 이어 3월24일 1차 대의원 대회를 열어 대체적인 체제를 정비했다. 전공련은 1998년 2월 노사정위원회 대타협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당시 노사정 타협안 내용은 크게 두가지. 우선 직장별 공무원협의회의 기초가 될 공무원협의회법을 제정하되, 공무원 노조결성권은 여론수렴과 법률정비 등을 고려해 추진한다는 것.


강온파 이견으로 공무원 내부분열 조짐

직장협의회법이 1999년 1월 발효하면서 산업자원부를 필두로 각 직장에 직장협의회가 만들어졌다. 협의회법이 규정하고 있는 직장협의회 가입 자격은 경찰, 소방, 검찰 등 특정직을 제외한 6급 이하 공무원.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직장협의회는 4급 이상 공무원이 기관장으로 있는 2,400여개 기관 중 9.3%인 200여개 기관에 형성돼 있다. 6급 이하 공무원 40여만명 중 특정직을 뺀 30여만명 가운데 5만6,0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직장협의회는 이에 머물지 않고 2000년 2월 30여개 협의회가 결집해 연구회를 결성했다.

단위별 직장협의회의 친목모임 성격을 띠었던 연구회는 행자부의 주목을 받긴 했지만 아직 불법단체로 지목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연구회 다수세력이 2월3일 임시총회를 통해 전공련으로 명칭을 바꾸고 노조설립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직장협의회법이 규정하고 있는 전국적 연합체 설치 금지를 정면으로 위반했기 때문이다.

현재 전공련의 세력은 86개 기관에 3만5,000여명. 회원들이 매달 200원씩 내는 회비가 운영자금이다. 전공련 출범은 공무원 내부의 갈등도 낳고 있다. 기존 연구회 소속 20여개 협의회가 동참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설립을 둘러싼 강온파의 이견이 공무원 사회의 분열을 낳는다는 우려는 이래서 나온다. 현재 전공련에 참가한 중앙 및 지방기관은 국회사무처, 공정거래위, 과학기술부, 부산시청, 경남도청 등.

전공련이 표방하는 공무원 노조 설립의 당위성은 크게 두가지. 공직사회 민주화와 하위직 공무원 권익향상이다.

전자는 공무원이 압력단체로 조직화하면 정권 차원에서 이용당할 가능성이 적어진다는데 근거를 두고 있다. 권익향상 측면에서는 기능직 구조조정과 공무원 연금법, 복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공련은 올해 말까지 공무원노조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을 세워 놓았다. 국회통과가 안될 경우를 대비해 시민단체 및 국제공공기구노련(PSI)와의 연대투쟁도 고려하고 있다.

공무원법의 '집단행위 금지'조항에 대해서는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정부에 대해서는 국제노동기구(ILO)를 통해 압력을 행사한다는 복안이다.

전공련은 이에 앞서 4월 말 시민단체를 규합해 '공직사회 개혁과 공무원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행자부 강경입장, 사법처리 정식 요청

전공련 출범과 활동에 대해 행자부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노사정위원회의 논의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단체행동에 나서는 것은 안된다는 이야기다.

행자부는 4월 초 전공련에 대한 사법처리를 검찰에 정식 요청했다. 차봉천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 11명이 현재 소환통보를 받은 상태다. 행자부는 이와 함께 사회 분위기와 국민정서를 감안할 때 공무원 노조가 아직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펴고 있다.

공무원 노조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제적으로 공무원 노조를 불허하는 국가는 175개 ILO 가입국 중 한국과 대만에 불과하다.

정부도 이미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당시 공무원 노조를 이른 시기에 허용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국에서도 1960년 장면 정권 당시 공무원 노조법이 통과됐다가 5ㆍ16 쿠데타로 금지된 적이 있다.

전공련은 이 같은 사실을 근거로 행자부의 시기상조론을 반박한다. 전공련은 나아가 현 정권도 비난하고 있다.

현 정권이 야당이었던 1989년 여소야대 정국에서 통과시켰던 공무원 노조법을 이제 와서 반대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주장이다. 1989년 국회를 통과했던 공무원 노조법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발효가 무산됐다.

전공련은 공무원 노조 출범을 낙관하고 있다. 내년 대선이 다가오면 대선 후보들이 앞다투어 공무원 조직에 손을 내밀 것이란 게 그 이유다. 노조 출범 여부를 대선정국에 기대는 모습은 한국 정치와 공직사회의 현주소를 알려주고 있다.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seapower@hk.co.kr

입력시간 2001/04/2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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