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지원기업, 주가 급반등

미국에서도 정경유착이 벌어지고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대부분 "그럴 리가 있냐"라고 되묻겠지만 최근 미국 뉴욕 증권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짐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유례없는 재검표 소동끝에 간신히 대통령에 당선된 부시 대통령을 지지했던 기업의 주가가 최근 급반등하고 있다. 제약 및 담배 업종과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이 반독점법 관련 소송에 직면, 생존을 위해서는 정권교체가 필수적이었던 기업들의 주가가 뚜렷한 테마를 형성하며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4월29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부시 대통령이 자신의 경제정책을 본격적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하면서 관련 기업 주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예컨대 대규모 감세를 위해 부시 행정부가 예산 삭감에 돌입하면서 정부와 담배회사와의 소송이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정부가 담배회사와의 소송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내년에만 5,700만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돈을 투입해야 하지만 소송 예산이 확보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담배회사를 궁지로 몰아 넣었던 소송 자체가 유야무야로 처리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가 나간 뒤 담배회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큰 폭으로 반등했으며, 어부지리격으로 법무부와의 소송으로 회사 분할 위기에 처해 있는 마이크로 소프트도 주가가 상승했다.

최근 실적호전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제약주들과 에너지 관련주들까지 포함시킨다면 부시 당선 수혜주들은 단기적 상승뿐 아니라 중기적으로도 주가 상승의 혜택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독불장군'식 행동도 불사하는 부시 행정부의 정책 방향을 감안한다면 담배, 제약, 에너지 등 지난 대선때 부시 대통령을 밀었던 기업의 장기적 수혜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조철환ㆍ경제부기자

입력시간 2001/05/02 19:13


조철환ㆍ경제부 chch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