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는 누구?

이탈리아의 차기 총리로 확정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64) 전진이탈리아당 총재는 엄청난 부를 바탕으로 화려하게 정계에 복귀한 재벌정치인이다.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 텔리그라프지가 이번 총선을 사실상 베를루스코니에 대한 국민투표라고 할 만큼 그의 재기 여부는 이탈리아에서 관심거리였고 유럽의 이념 풍향계를 뒤바꿀 수 있는 계기였다.

그는 지난해 포브스지가 집계한 개인 자산 순위에서 14위를 기록한 세계적 부호이며 이탈리아 최대의 재벌이다.

이탈리아 3대 민영방송을 비롯해 ▦잡지 '파노라마'를 앞세운 출판 그룹 ▦인터넷 미디어 그룹 '뉴 미디어' ▦전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에다 명문 프로축구단 'AC 밀란'까지 소유한 그의 재산은 적어도 1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은행원 집안에서 태어난 베를루스코니는 1960년대 초 밀라노 외곽 아파트 단지 건설에서 모은 재력을 바탕으로 1994년에는 '자유동맹'을 이끌고 총선에 출마, 총리에까지 올랐다.

하지만 정계입문 당시부터 베티노 크락시 전 총리와의 친분을 이용, 사업을 확장했다는 비난을 받던 베를루스코니는 부패 추문이 드러나 연정에 참여했던 북부동맹이 탈퇴하는 바람에 7개월로 단명했다.

퇴진 후 뇌물수수와 불법 정치자금 운영, 탈세, 마피아 지원 등의 의혹을 사다 결국 1998년에 2년9월의 징역형까지 선고 받은 상태다.

확정판결이 나기까지 10년이 걸리는 점을 이용해 다시 총리에 도전한 그를 두고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부적격 인물'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전처와의 사이에 태어난 두 아들이 사업을 돕고 있으며 영화배우 베로니카 라리오와 재혼했다.

최진환 국제부기자

입력시간 2001/05/24 17:00


최진환 국제부 choi@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