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의 계절, 손·발 미인이 되자

세련된 손발관리로 美의 기준 '업그레이드'

유난히 일찍 찾아온 듯한 여름. 노출의 계절을 앞두고 여성들은 가꿀 곳이 늘어난다. 그 중 많은 여성들이 특히 신경을 쓰는 곳이 손과 발이다.

손과 발은 잘 가꾸면 은근히 그 사람의 전체 인상을 좋아 보이게 하지만, 반대로 신경을 소홀히 하면 아무리 좋은 옷을 입고 예쁘게 화장을 했더라도 어딘지 지저분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민소매 옷과 샌들, 슬리퍼의 계절인 여름에는 특히 그렇다.

한 달에 두 번 이상 손톱 관리를 받는다는 조희진(30ㆍ회사원)씨는 "손톱 주변이 지저분해지면 어쩐지 기분이 나쁘다. 또 이런저런 일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매니큐어 색을 바꾸면 기분전환도 돼 계속 네일 숍을 찾는다"고 말한다.

일부에서는 언제부터 손 발까지 가꾸는 세상이 되었느냐는 비아냥도 들리지만, 불과 몇 년 사이에, 미용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이 손과 발도 관리를 한다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어 버렸다.

백화점 네일 바는 손이나 발을 관리사에게 맡기고 앉아 있는 여성들로 항상 북새통이고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는 손,발 관리점이나, 화장품 진열대를 채워나가고 있는 손발 관련 제품들도 이를 증명한다.

심지어 최근 들어서는 남성들 사이에서도 손발 관리를 받는 이들이 늘고 있고 초중학생들도 손톱 관리에 대해 관심이 많다. 한 백화점 네일 바의 손톱 관리사는 "정기적으로 매장을 찾아 손톱을 정리하고 가는 남자 손님들이 있다"고 말한다.

또 인터넷의 손발 관련 사이트에는 남녀를 불문하고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이 올려 놓은 질문들이 제법 된다.


손발 관리점 문전성시, 남자손님들

손과 발에 대한 관심은 날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는 3월말부터 높아진다. 한겨울에 주춤했던 네일 바나 손발 관리점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는 것도 이때부터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네일 살롱 '칼러 네일스'의 경우 요즘 하루 30여명의 손님이 찾는다. 하루 15명 정도였던 겨울에 비해 배가 늘었다. 명동 롯데백화점 네일 바 '쎄씨'도 마찬가지. 날이 더워지면서 손님이 더욱 많아져 하루 전에 미리 예약을 해두지 않으면 관리를 받기 힘들다.

네일 바가 있는 현대, 신세계 등 다른 백화점들도 마찬가지다. 휴가철이 될 때까지 손님은 계속 증가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손과 발 관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건강하고 깨끗한 손발을 위한 기초 관리와 매니큐어나 페디큐어 등 색을 칠하는 색조 관리가 그것이다.

기초 관리는 손발 모두 물에 불린 다음 오일을 발라 손톱과 발톱 주변의 각질을 제거하고 수분 부족 등으로 건조해진 피부를 로션과 마사지 등으로 부드럽고 매끄럽게 해주는 작업이다.

여기에 발의 경우는 구두에 눌려 생긴 굳은 살이나 발 뒤꿈치의 각질을 까끌까끌한 파일로 문질러 없애는 과정이 뒤따른다.

이러한 일반 관리 외에 파라핀이나 수분 팩 등 보다 고기능의 관리도 있다. 손톱을 다듬을 때는 끝을 좁게 하는 오벌(Oval) 형과 끝을 일자로 만드는 스퀘어(Square) 형을 주로 하는데, 오벌 형은 손가락을 가늘어 보이게는 하지만 다소 나이 들어 보이는 느낌을 준다.

때문에 요즘 젊은 여성들은 스퀘어 형에 모서리 부분을 둥글게 한 스퀘어 라운드 (Square-round)형을 가장 선호한다.

기초 관리가 끝나고 나면 원하는 색을 손톱이나 발톱에 칠한다. 예전에는 대개 붉은 색이나 색이 거의 없는 투명한 것이 아니면 바르지 않는 추세였으나 요즘은 색조 화장과 마찬가지로 색의 제한은 거의 없다.

오히려 얼굴에 직접 닿는 립스틱이나 아이 섀도 보다 훨씬 대담하고 다양하다.

뿐만 아니라 손과 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시즌 유행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다. 칼라 네일스 황정혜 원장은 "올 여름에는 파스텔 톤에 펄이 들어가 화려한 느낌을 주는 것이 유행이다. 색조로는 시원한 블루 계열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한다.

또 하나의 두드러진 경향은 반짝이를 붙이는 것. 스톤이라 불리는 작은 반짝이를 손톱이나 발톱 밑부분에 일렬로 붙이거나, 꽃 모양을 만들거나 단순하게 손톱 한 가운데 하나만 붙여 액센트를 주는 등 응용사례가 다양하다.

손톱 끝에 다른 색을 칠하는 프렌치 네일도 종전에는 투명한 바탕색에 끝을 하얗게 하는 것 뿐이었으나 요즘은 톤을 달리하는 강한 색들도 많이 한다. 또 누드 컬러로 바탕을 칠하고 손으로 꽃을 그려 넣어 깔끔하고 시원한 느낌을 주는 것도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이다.

조금 더 고차원적인 것으로는 인조 손톱이나 투명한 아크릴을 손톱에 붙인 후 손톱에 구멍을 뚫어 작은 액세서리 (일명 '댕글')를 매달거나, 작은 생화나 풀을 붙여 넣거나 엄지를 뺀 네 손가락을 하나의 화폭으로 간주, 풍경화 등을 그리는 등 이른바 '네일 아트'가 있다.

이런 네일 아트를 하는 데는 최소한 1시간 30분 이상이 걸린다.


만만찮은 가격, 집에서도 가능

하지만 손 발 관리를 지속적으로 받으려면 가격이 만만치 않다. 일반적으로 색조 관리를 포함해 손은 1만~1만5000원, 발은 3만~4만원 정도.

파라핀이나 수분팩 등 특수 관리가 곁들여지거나 네일 아트 등을 하는 데는 더 많은 돈이 든다. 스톤은 개당 1,000원 정도 하고 핸드 페인팅은 한 손가락에 5,000원 선이다. 한번 관리를 받은 후 색깔이 벗겨지지 않고 있는 기간은 손의 경우 잘해야 1주일, 성장이 더딘 발은 2~3주 정도다.

대부분의 네일 바나 손발 관리점에서는 10회를 끊으면 1회를 더 해주거나 프렌치 네일, 마사지, 컬러 체인지 등 서비스를 끼어주긴 하지만 손발을 함께 관리 받으면 1달에 10만원은 족히 넘는다. 손발 관리를 집에서 혼자 할 수는 없을까.

물론 가능하다. 전문가가 해주는 것처럼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약간의 주의와 정성만 들이면 굳이 네일 바나 손발 관리점에 자주 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깨끗하고 예쁜 손과 발을 만들 수 있다.

기초 관리의 경우, 손톱 주위의 거스러미는 무조건 뜯거나 잘라 버리지 말고 손톱 전용 오일을 날마다 발라주면 훨씬 줄어든다. 1만~3만원 정도의 오일을 구입하면 6개월~1년까지 쓸 수 있다.

발 뒷꿈치의 각질은 파일이나 각질 제거 크림으로 일주일에 두어번 정도 손질해 주면 한결 부드러워 진다. 손발이 건조해 자주 갈라지는 사람은 손발 전용 로션이나 크림 (6,000~5만원 선)을 사서 수시로 발라주고 그래도 부족하다 싶으면 수분 팩을 사서 일주일에 두어번 자기 전에 발라준다.

이때는 수분 팩을 손에 바르고 비닐 장갑을 낀 다음, 10~15분 정도 있는 것이 좋다.

또 손톱이 자주 부러지거나 찢어지는 사람은 영양제나 강화제 (3만원대) 등을 꾸준하게 바르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손톱 길이는 하얀 부분이 0.5cm 정도인 것이 가장 좋다.

또 살 속으로 파고 드는 발톱의 경우는 스퀘어 형으로 자르며 걸어 다닐 때 아픔을 줄일 수 있다. 단, 작은 가위로 손톱 주위의 굳을 살을 잘라내는 것은 상처를 내기 쉬우므로 혼자 하지 않는 것이 좋고 굳이 혼자 하려고 할 때는 반드시 가위 등을 소독하고 써야 한다.

색조 관리의 경우, 매니큐어나 페디큐어를 바를 때는 반드시 베이스 코트와 탑 코트를 바른다.

착색과 벗겨짐을 방지할 수 있다. 또 손톱이나 발톱 전체를 꽉 채우듯이 바른다.

예전에는 가장자리를 남기고 바르는 것이 손톱을 좁아보이게 한다고 해서 유행했으나 요즘은 기피하는 경향이다. 바르기 쉬운 매니큐어를 고르는 것도 요령이다. 일반적으로 매니큐어 만을 만드는 회사의 제품이 보통 사람들도 바를 수 있는 좋은 붓을 사용하며 펄이 없는 것보다는 작은 펄이 들어간 것이 붓결을 만들지 않고 쉽게 바를 수 있다.

하지만 펄이 너무 큰 것은 오히려 바르기 어렵다. 매니큐어가 많이 남았는데도 딱딱해지면, 시너를 구입, 한두 방울 넣고 흔들어주면 오래 쓸 수 있다.

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손발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 손톱 자체는 퇴화한 각질이어서 잘라버리면 그만이지만, 손톱 밑의 살은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편식, 지나친 다이어트 등으로 영양이 부족하면 손톱에 줄이 가고 쉽게 부러진다. 겉모양만 생각한 하이힐이 무지외반증 (엄지 발가락이 좁은 구두에 눌려 둘째 발가락 쪽으로 기울고 뿌리 부분은 밖으로 튀어 나오는 증상) 등 발 모양을 망가뜨리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칼라 네일스 황정혜 원장은 "아무리 예쁘게 치장을 한다고 해도 손발톱이 건강하지 않으면 예쁘게 보이지 않는다. 평소에 건강한 식습관과 발에 맞는 편안한 신발로 손과 발을 소중히 하는 것이 제일"이라고 강조한다.

김지영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5/24 18:37


김지영 주간한국부 koshaq@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