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象과 체질](8) 음식과 체질②

초등학교 때까지도 항상 겸손하고 영특하다는 소리를 듣던 아이가 중학교에 올라가더니 갑자기 성질이 난폭해지고 고집불통으로 변하는 경우가 있다. 사춘기증후군이기도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아무도 통제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아이들은 고학년이 될수록 어머니가 해주는 음식으로부터 직ㆍ간접으로 멀어지게 된다.

외식을 자주 하는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기가 쉽지 않으며, 게다가 인스턴트 식품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면서 인격장애로 발전하기도 한다. 체질에 맞추어 먹기는 커녕 건강한 자연식도 못한 결과다.

문제아로 변하고 정서적으로 불안, 초조, 긴장, 조울, 분노 등은 매일 먹는 음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춘기 아이들은 환경호르몬의 영향을 받게 되므로 더욱 상태가 나빠지는 것이다.

체질적인 음식의 구분도 중요하지만 환경보호의 차원을 무시할 수 없다. 불안정한 사춘기일수록 좋은 먹거리는 삶을 지탱해주는 뿌리이다.

진료현장에서 50~60대의 여성들이 20~30대의 젊은 여성들보다 훨씬 끈기 있고 힘이 넘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예전의 어머니들은 자녀를 서너명씩 낳고도 잘 견뎠는데, 요즘은 하나 둘 낳고도 너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소위 한방에서 말하는 산후풍과 같은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성장기에 제대로 못 먹은 50대 여성들보다 영양은 좋지만 인스턴트 식품에 일찍 노출된 20대 여성들이 더욱 문제인 셈이다.

우리는 자연식만으로도 현대인의 많은 문제점을 고칠 수 있다.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음식을 인스턴트 식품으로 먹는다면 그것은 독약을 먹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우울증을 치료하는 방법중에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권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 때 인스턴트 식품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 아이스크림이 대표적이다. 우는 아이에게 아이스크림을 주면 대부분 잘 그친다.

그러나 장차 조울증 성인으로 만드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여름철 청량음료도 주의를 요할 때가 많다.

소음인 아이는 여러 가지 먹거리를 놀이삼아 만들어 보고 즐기면서 재미있는 삶의 하나로 음식문화를 가르치는 게 좋다. 맛있는 요리를 먹는 즐거움이 소음인에게는 생존의 전략일 수 있다.

소음인 아이들의 두뇌건강을 위해서는 찹쌀, 차조, 구운 마늘, 양파, 부추, 시금치, 카레, 도미, 감자, 생강, 인삼, 대추, 쑥, 귤 등이 좋다.

또 닭튀김, 감자튀김도 그리 나쁘지 않으며 우리 전통음식중에서 찹쌀을 이용한 것이나 생선류를 이용한 것, 생강, 마늘, 파 등을 이용한 부침도 좋다. 수정과나 쑥차, 귤차, 유자차, 인삼차, 계피차, 대추차 등도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소음인 차들이 된다.

소음인 아이들은 맛이 있다고 느끼면서도 많이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느끼하거나 더부룩한 느낌이 오면 위장이 부담스럽다는 이야기인데, 체형이 아담하고 단아해 보이는 이유도 식성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소음인 아이들이 단 초콜릿이나 사탕을 많이 먹으면 감기나 몸살 기침 각종 염증성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태음인 아이들은 먹성이 그리 문제되지 않는다. 오히려 지나치게 많이 먹으려 하기 때문에 질보다 양 위주의 식사가 되기 쉽고, 그 결과 비만이 오거나 설사증세가 발생할 수 있다.

태음인 아이들의 두뇌 건강을 위해서는 콩 땅콩 호두 잣 밤 은행 도라지 살구 매실 호박 연어 쇠고기 등이 좋으며 우리 전통음식의 나물류나 전류, 담백한 콩 음식, 쇠고기 음식, 잡곡밥 등은 매우 훌륭한 태음인 식단이 될 수 있다. 배즙이나 도라지차. 매실차, 율무차, 칡차 등은 모두 태음인의 약한 기관지나 장에 도움이 되는 차들이다.

태음인 아이는 광적으로 먹는 경우를 종종 본다. 맛있다고 느껴지는 것은 거의 끝장을 보게 되는데 비만이 되면 곤란하니 주의를 요한다. 태음인 식도락은 절대 맛의 달인이 아니다.

소양인 아이들은 식사 자체엔 문제가 없으나 몸에 좋은지 안 좋은지 가릴 겨를이 없이 바쁘다. 후다닥 먹어치운 뒤 화장실로 직행하기도 하며 가리는 것이 없이 먹는 것은 태음인에 비슷한데 식사량에 비해 덩치가 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소양인 아이들의 두뇌건강을 위해서는 녹두 팥 보리밥 가지 오이 샐러리 알로에 등이 좋으며 흰배추국이나 돼지고기 수육을 이용한 보쌈 등은 소양인의 영양식이 될 수 있다.

간혹 소양인들은 피곤할 때 돼지고기를 실컷 먹고 나서 힘이 솟는다고 한다. 물론 다른 위장장애도 없다. 다만 소양인이 닭고기나 매우 짜고 열성인 음식들을 과식했다면 설사를 하거나 열성 변비로 고생하기도 한다. 오이즙, 보리차, 딸기주스, 키위주스, 메론주스 등은 좋은 음료가 된다.

소양인 중에는 전날에 먹다 남은 김밥이나 식은 닭튀김, 퍼진 국수도 먹어치울 정도로 강한 위장을 갖기도 하는데 그런 좋은 위장에 기름진 음식을 가득 채운다면 성인병을 부르게 된다.

장현진 한성한의원 원장

입력시간 2001/05/2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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