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가능성 무궁무진한 산업"

인터뷰/ 김휴종 문화산업대학원장

김휴종(36) 문화산업대학원장은 앞으로 학교가 지향하는 바를 여러모로 시사한다.

30대 중반의 나이, 경제학 박사와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이라는 경력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아직 아무도 시작하지 않은, 어찌 보면 여러가지로 어려움이 있을 지도 모르는 문화산업 경영 인력 양성이라는 큰 일에 겁 없이 뛰어들어 밤낮없이 매달리고 있는 그의 도전의식 때문이다.

그가 문화산업 쪽에 관심을 가진 것은 삼성경제연구소 재직 시절.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박사를 마치고 철강 및 석유화학 쪽 일을 맡았던 그는 마침 연구소 내 새로 생긴 문화산업실에 자원했다. "평소 영화나 음악 등 대중문화에 관심도 많았고 오래 전부터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뜰 것이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천착은 일을 시작한 후 이루어졌다. '한국음반산업 연구'라는 첫 보고서를 내고 사람들로부터 어떤 반응이 있을 지 다소 긴장하고 있던 그는 무관심과 무지에서 비롯된 무반응만을 경험했을 뿐이었다.

문화산업에 대한 인식 부족을 깨달은 그는 이후 '대중문화산업 발전전략' 등 여러 보고서를 냈고 한가지 문제의식에 도달했다.

"한국 문화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시장 규모나 자본이 아니라 경영 인력의 부족에 있다"는 것이었다. 워낙 하는 사람도, 하려는 사람도 없는 문화산업 연구계의 현실은 1년도 채 안되는 기간에 그를 전문가로 대접 받게 만들었다.

처음 대학원장 제의를 받았을 때 물론 망설임이 없지 않았다. 국내 굴지의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고 월급도 깎이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다시피 하는 문화산업 경영 교육 에 뛰어 드는 것은 다소 위험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고 한다.

"누군가 나서서 전문인력을 길러내야 하겠다"는 절박한 생각과 "의미 있는 일에의 도전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평소 신념 때문이었다.

개원 준비로 눈코 뜰 사이 없이 바쁜 요즘 그는 "이런 교육 과정이 생기길 너무나 기다렸다"는 격려와 칭찬, 교육 과정에 대한 잦은 문의 전화를 받으면서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고 한다.

문화산업 대학원장으로서의 그의 포부는 원대하다. 현재 1개씩 뿐인 협력 기업을 늘리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 각국의 교육기관 및 기업과의 제휴도 계획하고 있다.

"문화산업의 발전을 위해 산업인력의 교육 참여는 일종의 의무라고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그는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지만 특히 중국 및 일본과의 네트 워크에 더 많은 비중을 둔다.

아시아 시장에 대한 그의 분석은 "서구의 문화 컨텐츠가 한계에 달하면서 동양적인 컨텐츠가 세계 문화산업에서 그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에 근거한다.

따라서 "한중일 3국이 경쟁 보다 발전적 협력을 도모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문화산업의 전망에 대해서는 일단 긍정적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문화산업은 앞으로 계속 성장할 것입니다.

특히 현재 한국 시장은 전세계 시장의 0.6%, 국내 인력에 의한 것은 이중 30% 정도로 성장가능성이 많습니다" 물론 이 수치를 늘리는 데 경영 인력의 몫은 절대적이라고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후세에 한국문화산업 경영 인력을 길러내는 일의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한다.

김지영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5/31 11:36


김지영 주간한국부 koshaq@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