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 피아노 서정시인의 '황제' 재해석

폴 바두라-스코다 피아노 독주회

오스트리아 출신의 노장 피아니스트 폴 바두라-스코다가 국내 팬들과 다시 한번만난다. 1973년 첫 내한 공연을 가진 이래 이제까지 수차례 한국을 찾았던 그가 6월18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에서 보리스페레누가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을 갖는 것.

1927년 비엔나에서 태어난 폴 바두라-스코다는 올해 74세. 6세에 시작한피아노 연주경력도 거의 70년에 가깝다. 하지만 그에게 나이는 음악을 하는데 있어 별다른 장애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나이가 들면서 쌓인 연륜이연주의 깊이를 더해 주고 있는 듯하다.

그는 1991년 모차르트 서거 200주년을 기념, 미국과 캐나다에서 대규모 순회 공연을 가졌으며 미국 데뷔50주년이 되는 2003년까지 각종 순회 공연 일정이 잡혀 있다.

전세계를 돌며 벌이는 연주회 뿐 아니라 지휘, 작곡, 녹음, 국제 콩쿨 심사,저술 등 그가 펼치는 다양한 음악 활동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버거울 정도다.

특히 저술 부분은 그를 음악학자로도 세계 정상급에 올려 놓았을 정도로업적이 많다.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등의 악곡에 관한 연구서가 특히 유명하고 이러한 학문적 성과를 바탕으로 슈베르트가 남긴 미완성 소나타를재구성해 명성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폴 바두라-스코다의 매력은 역시 연주에 있다. 그는 ‘피아노의서정시인’으로 불린다. 나무랄 데 없는 테크닉을 바탕으로 섬세하고 감미로운 연주에 탁월한 재능을 지니고있기 때문. 바로크 시대 음악에서 현대 음악에 이르기까지 레퍼토리가 풍부하지만 특히 슈베르트와 모차르트, 쇼팽 연주에 일가견이 있다.

2차 세계 대전 직후 데뷔, LP의 개발과 함께 성장한 그는 1949년 당시베를린 필을 이끌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에게 발탁되면서 전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프리드리히 굴다, 뫼르크 데우스와 함께 ‘빈의삼총사’로 각광을 받았다.

이제까지 그가 발표한 음반은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전곡을 포함, 200장이 넘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빈 콘체르토하우스 4중주단과 협연한 슈베르트의 ‘송어’가꼽힌다.

폴 바두라-스코다의 이번 내한 연주회의 백미는 역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5번‘황제’다. 1809년 베토벤이 만든 이 곡은 2년 뒤 라이프찌히에서의초연 당시 귓병으로 들을 수 없게 된 베토벤이 자신의 피아노 소나타 중 유일하게 초연하지 못한 곡으로도 유명하다.

웅장하고 화려한 ‘황제’를 특유의 서정성으로 해석해온 폴 바두라-스코다는 이번 연주회에서도 보통의 ‘황제’와는사뭇 다른 느낌을 전해줄 것으로 보인다.

’황제’ 외에 베토벤의 ‘코리올란 서곡’과 프랑크의 교향곡 라장조도 연주된다. 문의전화 (02)580-1300


[콘서트]



ㆍ 자전거를 탄 풍경

강인봉 송봉주 김형섭 등 그룹 ’세발 자전거’와‘풍경’의 멤버들이 새로 모여 만든 ‘자전거를 탄 풍경’의무대. 라디오 프로그램의 고정 게스트로 이미 제법 널리 알려진 팀이다. 록과 포크를 지향하며 멤버 전원이 싱어 송라이터인관계로 라이브에 특히 자신감을 보인다.

그룹 이름과 같은 제목의 ‘자전거를 탄 풍경’을 비롯,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사랑하기 위해서’ ‘그대와함께라면’ 등 담백하고 산뜻한 분위기의 곡들이 주로 선보일 예정. 6월15~17일 대학로 컬트 홀.(02)335-5221


[영화]



ㆍ 간장선생

’우나기’와 ‘나라야마부시코’로 칸 영화제에서 두차례 대상을 수상했던 이마무라 쇼헤이의 1997년작. 2차 대전 말 바닷가마을. 의사인 아카기는 전쟁과 가난, 죽음 등 모든 것은 질병이며 그 원인은 간에 침투한 바이러스 때문이라고 믿어 간장 선생이라 불린다.

그 연장선상에서 아카기가 벌이는, 일반인의 눈에는 엉뚱하게만 보이는 자잘한 사고들이 영화의 줄거리를 이룬다. 그의 작품 중 가장 여유 있고 가장 재미있다는것이 일반적인 평이다. 이모토 아키라와 아소 구미코가 주연했다. 6월16일 개봉.


ㆍ 소살리토

’첨밀밀’에 함께 출연했던장만옥과 여명이 5년 만에 다시 멜로 영화를 찍었다. 이번에는 중국과 홍콩을 오가는 안타까운 엇갈림이 아니라 미국샌프란시스코에서 한눈에 사랑에 빠지는 커플의 얘기다.

제목은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샌프란시스코의 한 지명을 뜻한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마이크와화가 출신으로 이혼 후 생계를 위해 택시 운전을 하는 엘렌은 술집에서 처음 마주친 후 서로를 잊지 못한다. 얼마 후 두 사람은 우연히 다시 만나자마자 사랑을 시작한다. 유위강 감독. 6월16일 개봉.


ㆍ 나는 네가 지난 13일 금요일 밤에 한 일을 알고 있다

공포영화의 흥행작들을 패러디 한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13일의 금요일’과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를 주요 대상으로삼고 있다. 지난해 ‘스크림’을 패러디 해 만들었던 ‘무서운 영화’와미국인들에게 낯익은 광고들도 패러디 했다.

영화 자체에 대한 기대 보다 자신이 이미 보았던 영화의 장면들을 어떻게이용했는지 확인하는 재미로 봐야 하는 작품. TV 코미디 프로 연출가 출신 존 블랜차드의 감독 데뷔작. 6월16일 개봉.


[연극]



ㆍ 봄날은 간다

연희단 거리패가 ‘새 작가, 새 연출, 새 무대’ 시리즈의 일환으로 선보이는 창작극. 작가 최창근과연출가 김경익 모두 신인이다. 남사당패 부모를 둔 젊은 남녀가 결혼과 광대로서의 숙명적 삶 사이에서 갈등하는 얘기다.

대사를 위주로 한 작품의분위기는 지극히 서정적이며 결론은 해피 엔드다. 객석과 무대 구분이 없는 원형 무대를 꾸민 것도 특징이다. 김소희 이승헌 김미숙 등 출연. 6월19일부터7월15일까지 혜화동 1번지 연극실험실. (02)909-0943


ㆍ 누이야 큰 방 살자

극단 로얄 씨어터가 서민들의 삶을 그린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눈물과 절망 대신웃음과 희망이 강조된 연극이다. 재개발 지역에서 살고 있는 상철과 상미 남매는 수년간 기다리고 있던 아파트 입주권을 받는다.

하지만 입주권을 받는날, 상미는 악성 뇌종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은 입주권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는데…극본김동기, 연출 류근혜. 윤여성 박정순 주소영 서미영이 출연한다. 6월16일부터 7월15일까지 바탕골 소극장.(02)358-5449


[클래식]



ㆍ 청소년 음악회

예술의 전당이 마련하는 청소년 음악회의 올 세번째 무대가 6월16일 오후 5시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에서 열린다. 서양음악사의 위대한 작곡가 두 명을 선정, 그들의 음악을 비교해보는 청소년 음악회의 이번 주인공은 체코 민족음악의거두인 드보르작과 스메타나.

체코의 전통음악을 근간으로 하되 민족음악의 범위를 뛰어 넘은 두 사람의 대표작 가운데 ‘나의조국’ 중 ‘몰다우’, 오페라 ‘팔려간 신부’ 서곡 (이상 스메타나),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 오페라 ‘루살카’ 중 ‘달에게 바치는 노래’ 등이 소개된다.(02)580-1300


ㆍ 정수현

젊은 피아니스트 정수현이 독주회를 갖는다. 서울대 음대와 미국 남가주 대학에서수학한 정수현은 한국일보 콩쿨을 비롯, 여러 개의 국내외 대회에서 입상, 안정된 기본기와 감성적인 연주로 인정 받고 있다.

이번 독주회의 레퍼토리로는 하이든의 피아노 소나타 23번, 쇼팽의 폴로네이즈‘환상’, 프로코피에프의 ‘악마적암시’,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골랐다. 6월17일 오후 3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 홀. (02)391-2822


[전시]



ㆍ 무명회전

경주지역 중견 화가들의 모임인 무명회가 6월20일까지 경주교육문화회관 전시실에서창립전을 열고 있다.

1999년 최광웅, 김병환, 김진석, 박대성, 신기철 등 경주를 근거지로 활동하는 다양한 부문의 작가 11명이 모인 무명회는애향심과 지역문화예술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번 전시회에는 회화는 물론 금속공예 서예 서각 도예 등 25점이 선보이고 있다.(054)745-8100


[국악]



ㆍ 모세뎐

소리꾼 김형철이 구약 성서 모세의 이야기를 판소리로 만들었다. 이집트 왕의 박해를피해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가나안으로 향하는 모세의 여정에 관한 내용이다. 가수를 지망하다 뒤늦게 판소리에 입문, 조소녀, 조통달 등에게 사사한김형철은 국악의 저변을 넓히겠다는 생각에서 3년에 걸쳐 이 작품을 만들었다.

고수와 창자 외에 합창단 및 타악기를 곁들인 새로운 양식을 선보이는것도 같은 이유다. 연출 박성환, 고수 조용수, 모듬북 최만. 6월16,17일 오후 3시 국립극장 별오름 극장. (02)2274-3507


[음반]



ㆍ 이은미

이은미의 8번째 음반. 제목은 ‘노블레스’다. 열정과 폭발 등 그의 기존 이미지를 생각하면 ‘귀족적인’ 또는 ‘고급스러운’이라는 의미를 지닌 음반 타이틀은 다소 의외다. 일본 여가수 다카하시 마리코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타이틀 곡 ‘선 플라워’의다소 체념적인 분위기도 역시 그렇다.

하지만 ‘가십’과‘축제’, 후배 이적이 만들어준 ‘꿈의죽음’ 등은 여전히 한바탕 무대를 휘젓고 다니는 그의 모습들을 떠올릴 수 있는 노래들이다. 아마도이은미는 성숙해지고 싶은 모양이다.

김지영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6/19 13:57


김지영 주간한국부 koshaq@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