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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변화 이끌 백악관의 여걸

부시 변화 이끌 백악관의 여걸

카렌 휴즈 공보담당 보좌관, 부시 인기하락에 '발동동'

공보 담당 보좌관인 카렌 휴즈는 6월21일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말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환자권리보호 법안’에 대해 조지 W 부시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의회를 위협해야 한다는 법률 담당 보좌관 닉 카리오의 주장이 못마땅했기 때문이다.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할 뜻을 미리 공표함으로써 법안의 의회통과를 저지하겠다는 전략이었지만 국민들을 상대로 한 부시 대통령의 말과 행동을 책임져야 하는 휴즈 입장에서 볼 때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인기 법안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운운하는 것은 재앙이나 다름이 없다.

부시 대통령은 의료계를 위한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그는 반박했다. 그리고 “법안 거부권 행사는 우리에게 큰 상처를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휴즈는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 보좌관이다. 부시 대통령이 텍사스 주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던 1994년부터 부시 진영에서 일했다. 그렇다고 그의 주장이 항상 관철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 부시·공호당보다 민주당 더 신뢰

거부권 행사를 둘러싼 카리오와의 논전에서도 패했다. 부시 대통령은 다음날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의회에 으름장을 놓았다. 이날 저녁 휴즈는 여론 동향을 담당하는 그의 부하직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부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방침에대한 언론의 반응을 점검한 그는 “우리가 예상한 그대로 예요. 오늘 밤 우린 망했어요”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부시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 위협으로 오히려 만만한 상대로 전락했다. 대통령이 평범한 미국인 보다는 기업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가 잡힌 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29일에는 59 대 36으로 환자권리 보호법안이 상원을 통과했다.

부시 대통령은 수 많은 승리에도 불구, 각종 여론조사에서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3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감세안, 교육개혁안, 취임 후 첫 외교순방 등에서 나름대로의 성과를 올렸지만 NBC-월스트리트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도는 50%에 불과하다.

다른 조사는 미국 국민들이 환경, 경제, 의료, 교육, 에너지 등 자신들이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분야에 관한한 부시 대통령이나 공화당 보다는 민주당을 더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백악관 참도들. 경제 담당인 래리 린제이, 공보 담당인 카렌 휴즈, 체니 부통령의 자문관인 메리 메타린, 원론 담당인 아리 프레셔, 휴즈의 오른팔인 댄 바틀레트.(왼쪽부터)

내년 선거를 앞둔 공화당 의원들도 갈수록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특히 중도파의원들은 더욱 조바심을 느끼고 있다. 환경오염문제, 감세정책, 치솟는 에너지 요금에서 최근 부시 대통령이 대기업의 ‘하수인’으로 비추어진 의료문제에 이르기까지 걱정거리는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서도 치명적인 골칫거리는 부시 대통령의 에너지 계획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계획은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유전과 탄광을 대대적으로 개발하고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등 에너지 공급을 늘리는 것이골자이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 국민들이 진짜 위기 상황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중도파 공화당 의원인 수잔 콜린스 메인주 상원의원은 “부시행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엄청나게 불길한 예감을 준다”고 말했다.

실제로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의회는 최근 몇 주 동안 멕시코만과 5대호 등을 더 파헤치려는 부시 대통령의 계획을 번번이 좌절시켰다. 심지어 지난 주에는 한 상원 위원회가 내년 예산편성 시 환경보존에 3억 달러를 더 투입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한 유력 공화당 의원의 측근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마땅히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휴즈 "환경문제로 곤경에 처할 것"

휴즈는 부시 대통령의 최고위급 보좌진 중 가장 먼저 대통령이 환경문제에서 곤경에 빠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지난 4월 열린 특별전략회의에서 그는 “환경문제가 우리를 궁지로 내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부시 대통령이 자연을 사랑하고 환경보호에도 앞장서는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심어주어야 한다며 이 같은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는 각종 사진거리 행사에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건의했다.

휴즈는 부시 대통령의 상처를 치료하려고 애쓰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7월4일 필라델피아를 방문했을 때도 가족들과 함께 많은 모임에 참석, 자신이 국민들의 의료문제에 지대한 관심이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고 애쓰고 있는 동안 휴즈는 보수파들을 설득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휴즈는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두번째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며 “대통령은 보다 큰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8월까지 전개할 의제는 인성교육을 촉진하기 위한 문화 이슈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 같다.

휴즈는 지금도 도전을 하고 있다. 그녀의 천성이다. 지역 TV 방송국 기자 출신인 그는 백악관에서 일했던 역대 여자직원들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월 연설작성자인 마이클 거슨이 부시 대통령의 취임 연설문을 우아하게 작성해 가지고 오자 그는 미문에 탄성을 지르면서도 대부분의 문장을 다시 썼다.

대통령이 연설하기 편한, 평이한 언어로 바꾼 것이다. 그리고이 취임 연설은 부시 대통령의 최고작으로 꼽히고 있다.

모든 것이 마음처럼 잘 돌아가지는 않는다. 감세안에서 승리를 거둔 부시 대통령은메모리얼데이 연휴 기간이던 토요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멋진 감세안 서명식을 가졌다.

◁ 플로리다 국립공원 에버그레이드를 방문한 부시 대통령.

한 측근은 “(연휴 분위기 때문에) 서명식이 전혀 보도가 되지 않았다”고 서운해 했다. 나토의 확대를 촉구한 부시 대통령의 연설은 유럽 순방의 핵심사항인데도 언론에서 무시를 당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태통령과 회담한 바로 다음날 연설을 했기 때문이다.

(휴즈가 쓴 글의) 전달자인 부시 대통령도 때로는 문제가 된다. 보수파들과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최근 앨러바마주의 버밍햄 인근의 공원에서 열린 행사에서 부시 대통령은 평이한 연설을 했다.

그의 마음은 3일간 머물 예정인 고향인 텍사스에 가 있는 듯했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후 6개월 동안 6번 이상 고향을 방문했다.

일부 공화당원들은 부시 대통령이 부자에 경도되어 있다는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할것으로 말하고 있다. 한 공화당 전략가는 “부시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대기업과 싸우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의견을 휴즈에게 던졌다. 휴즈는 머리를 재빨리 저으며 “싸움을 택하는 것은 우리의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반대했다. 그러나 잠시 뒤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는것 같았다. 아마도 변화가 필요한 시기일 것이다.

백악관 참모들. 경제 담당인 래리 린제이, 공보 담담인 카렌 휴즈, 체니 부통령의자문관인 메리 메타린, 언론 담당인 아리 프레셔, 휴즈의 오른팔인 댄 바틀레트(왼쪽부터)

미네소타주의 한 화력발전소를 시찰하고 있는 부시 대통령.

입력시간 2001/07/1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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