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 토속적 해학으로 가득찬 옴니버스 한마당

■뮤지컬‘진달래 피고, 새가 울며는’

박석준(풍생고), 홍한표(상계고), 신현돈(송곡고), 백윤선(정문고), 김정만(용강중),이광원(중앙고), 김부옥(관악고), 최영락(정읍 학산 여자정보고), 김선진(파주공고), 김인숙(대림여중), 황보송아(석관중)….

이들은 좀 별난 교사다. 창단 8년차의 극단 교극이 막올리는 뮤지컬 ‘진달래 피고 새가 울며는’에는잊혀져 가는 우리 고유의 해학이 가득하다.

일제 식민치하에도 우리 고유의 해학을 작품화해 낸 작가 김유정의 대표작 6편에 연극의 옷을 입힌 옴니버스 무대다. 토속성과 해학이 가득한 원작의 하이라이트를 한 무대에서 편히 감상한다는 즐거움이 뭣보다 크다.

극단 민예의 음악 감독 정대경씨가 국악의 현대화를 테마로 만든 7편의 정겨운 음악이 함께 한다. 12명의 현직 교사 배우, 4명의 학생, 연극영화과에 재학중인 학생 등 모두 22명의 배우가 만드는 토속미의 무대다.

‘봄봄’에서 사랑하는 점순과의 결혼 승락을 받기 위해 그녀의 아버지 욕필 영감과 실랑이를 벌이던 순구가 엎치락끝에 영감의 불알을 잡아 당기는 장면 등 포복절도의 순간이 기다린다. ‘소나기’, ‘산골나그네’, ‘봄봄’, ‘아내’, ‘가을’, ‘땡볕’ 등 김유정의 명단편을 통해 잊혀져 가는 우리의 정서를 되새길 무대다.

83년 창단, 국립극장에서 매년 공연해 온 이 극단은 회원 교사들의 헌신으로 세월을 버텨냈다.

스탭을 포함, 모두 35명 회원 교사를 갖고 있는 이 극단은 1년 5만원의 회비, 소속 회원의 학교에 재직중인 교사 500여명이 내는 1만원의 후원금이 기본 자금. 입장료 수입, 이밖에 인터넷 사업체 굿 컬처 등의 기업체 스폰서 등으로 유지되고 있다.

단원 교사의 교회, 안면 있는 기성 극단의 연습실 등지를 전전하며 연습해 오는 가난한 극단이지만, 특수학교나 장애인 학교에서의 무료 관극을 4년째 해 오고 있다. ‘연극=교육’이라는 신념으로 뭉친 교사들이다.

이번 무대에 참여하는최영락 교사는 먼 거리에도 불구, 매주마다 정읍에서 서울에 와 함께 연습한 열성파.

연출을 담당한 풍문고 배진섭씨는 “출연 교사 모두해당 학교 연극반 지도 교사인 덕분에 프로 배우와 연기력은 거의 비슷하다”며 “이번 무대를 통해최선을 다 하는 스승상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배 교사는 성균관대 대학원 공연예술과에서 연극교육 박사과정을 이수중이다. 이 극단은 매달 1회 공동 관극을 비롯, 청소년연극제 등 비영리 연극 활동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출연 배우들은 이번 공연이 끝나면 다시 학교로 복귀, 강의와 연극반 지도를 병행한다.

연기 감독 이연심(선린인터넷고), 안무 이은주(미림여고), 사진ㆍ디자인 김선진(파주공고)교사 등의 ‘과외’ 활동에, 극작가 홍정미씨의 각색에 무대 디자이너 김동현, 작곡가 정대경씨 등 지인이 함께만들었다. 23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매일 오후 3시 6시 http://www.ktta.pe.kr(02)764-8760~1


[연극]



ㆍ 스카펭! 어쩌면 좋으니?

극단 은하풍경은 몰리에르의 코미디 ‘스카펭의 간계’를 패러디한 ‘스카펭! 어쩌면 좋으니?’를공연한다. 앙숙의 두 노인이 졸지에 사돈이 됐다. 그들을 마을의 놀림감으로 만들어 자식들간의 결혼을 승낙하지 않을 수 없도록 몰고 간 스카팽이라는 하인 때문이었다.

배우들의 단련된 화술과 신체 훈련으로 코미디극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소품과 오브제를 이용, 노인과 상대 노인 아들역의 연기를 동시에 감당하는 하일호 각색ㆍ연출, 김유정 권지숙 신안진 등 출연, 22일까지 단막극장. 화~금 오후 7시 30분, 토 오후 4시 7시,일 오후 4시(02)762-0810


[뮤지컬]



ㆍ 카르멘시타

오페라 ‘카르멘’이 서울시 뮤지컬단의 뮤지컬 ‘카르멘시타’로 거듭난다. 세계 뮤지컬계를 평정한 밥 포시(Bob Fosse) 스타일을 ‘카르멘’에 대입시켜 냈다. 눈이 어찔한 완벽의 테크닉, 뜨거운 회전이 역동의 록 리듬, 열정의 스페인 선율에 실려 나온다.

신예 조수정(카르멘)이 이혜경(미카엘라)ㆍ주성중(돈호세)ㆍ김법래(에스카미요) 등 뮤지컬 스타와 함께 신나는 무대를 꾸민다. 19일까지 세종문화회관소극장. 월~목 오후 7시 30분 금ㆍ토 오후4시 7시 30분, 일 오후 3시(02)3991-669


[음악]


공교롭게도 모두 1685년에 태어나 바로크 음악의 양대 라이벌이 된 바흐와 헨델의 히트곡이 한곳에서 나란히 연주된다. 한국 페스티벌 앙상블의 ‘바흐 대 헨델’은 두 사람의 작품을 번갈아 들려 주는 패키지 콘서트다.

헨델의 ‘수상음악’ㆍ‘하프협주곡’ㆍ‘메시아’에 바흐의 ‘브란덴브루크 협주곡 3번’ㆍ‘2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ㆍ‘칸타타 140번’이 운을 맞춘다. 실내악 운동의 선구자 박은희의 해설에 박치용이 지휘하는 한국 페스티벌 앙상블과 모테트 합창단이 연주한다. 21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80-1300


[미술]



ㆍ 전수현의 3D 애니메이션 '공화국1'

도발과 퇴폐가 조롱기 어린 시선으로 뭉뚱그려진 엽기적 전시회다. 전수현의 ‘자유를 재고함-공화국의 공보관’에는 과거 권위적 정권의 시녀였던 공보관 또는 집단적 최면 걸기는 현재에도 버젓이 존재하지 않느냐는 비아냥거림이 가득하다.

이데올로기의 일방적 살포에 반발하는 인간들의 저항을 담아낸 영상 작업(3D, 2D+3D, 비디오)으로 풀어 낸다. 24일까지일주 아트하우스. 자율적 감상과 자유토론을 활성화하기 위해 온 라인 작업실(http://my.netian.com/~jshwld)에서도 동시에 선보인다.(02)2002-7777


ㆍ 맞선-아름다운 시선전

경기 양평군 바탕골예술관은 처음 보는 남녀의 첫 만남을 주제로 한 ‘맞선-아름다운 시선’전을 갖는다. 정돈된 분위기에서 남녀가 마주 앉아 도란도란 얘기 나누는 살가운 풍경들에서 곧 얘기가 쏟아져 나올 것 같은 정감 어린 작품들이다.

거친 대리석을 부드럽게 연마, 여성의 곡선을 표현한 서정적인 작품들이다. 출품 작가는 김세일, 김영태,김정숙, 김종학, 박의순, 이종안, 정학현, 한계원 등. 8월 26일까지 바탕골미술관 1관, 2관(031)774-0745


[재즈]



ㆍ 추초 발데스

아프로 큐바 재즈의 자존심 추초 발데스가 그의 트리오를 이끌고 온다. 빔 벤더스 감독의‘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흥겨운 분위기를 잊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그의 음악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16세에 재즈 트리오 결성하고, 불과18세에 두 장의 앨범을 발표한 그는 25세 재즈 앙상블 이라케레(열대림)를 만들어 재즈의 변혁을 시도했다. 쿠바 음악, 록, 펑크, 클래식, 재즈 등을 모두 포용한 그들의 음악은 1978년 미국 레이블(RCA)과 최초로 계약을 맺은 쿠바 그룹이라는 영예에 올랐다.

여름에 딱 맞는 아프로큐바 재즈의 정수를 즐길 수 있다. 31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99-5743


[콘서트]



ㆍ 이은미의 ‘Noblesse’

자유와 정열의 가수 이은미가 5집 ‘Noblesse’ 발매 기념 콘서트를 갖는다. 공연으로는 지난해 1월 ‘향수(Nostalgia)’ 이후 1년 5개월만의, 정규 앨범으로는 1998년 4집 ‘얼굴 저 너머(BeyondFace)’ 이후 3년만이다.

일본 여가수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발라드 ‘Sun Flower)’, 록 ‘꿈의 죽음’ 등 신보의 주요 수록고들을 중심으로 한다. ‘맨발의 디바’ 답게 폭발하는 메탈, 흥겨운 록, 애타는 블루스의 선율을 타고 폭발하는 가창력을 선보인다. 21일 오후 4시 30분 8시30분 마산 MBC홀을 거쳐 28일 오후 7시 30분 수원 아주대 체육관에서 매듭짓는다.(02)574-6882


[아동극]



ㆍ 띠용이와 떠나는 음악 캠프

현대인형극회는 줄인형극 ‘띠용이와 떠나는 음악 캠프’를 공연한다. 개구장이 줄인형 띠용이가 악보의 5선과 여러 음표들과 만나 음악의 세계를 발견한다는 이야기다. 공부가 싫은 띠용이가 요술피리를 불며 희색공과 형광공이 5선지 위로떠 오른다.

띠용이가 마시는 요구르트병은 트럼펫이 돼, ‘색소폰 부는 미녀’로 거듭 난다. 보름달이 뜬 무대에 한복 저고리를 입은 띠용이는 이제전통 인형들과 함께 우리 풍물과 악기 여행도 떠난다.

또 마이클 잭슨 인형, 타조 인형, 꿈벅이 인형, 탁구공 인형 등과 환상의 춤을 추며 띠용이는 친구들에게 신나는 여름 방학때 다시 마날 것을 기약한다. 조용석 작ㆍ연출. 24일~8월12일 연강홀. 오전 11시 30분, 오후 1시 30분(02)708-5001.

장병욱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7/18 17:22


장병욱 주간한국부 aj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