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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바둑판을 뒤흔든 이창호 돌풍

[바둑] 바둑판을 뒤흔든 이창호 돌풍

이창호의 '미완성의 승리- V100'⑤

이창호 3단이 도전자가 된 것만으로도 바둑계는 혼절상태였다. 이창호의 폭풍탓에 그 이름에 치명상을 입은 서봉수 9단도 "찔러도 피한 방울 나지 않아 이중허리라고 불리는 린허이펑(林海峰)이 3단, 4단 때 보다도 더 세다"며 혀를 내 두른다.

스승 조훈현이 직접 가르친 13세 제자와 타이틀을 다투어야 했으니 이런 파천황(破天荒) 사건이 또 어디 있으랴. 그런데 거기까지가 아니었다. 제3국에서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판 맛을 본다. 반집승이었다. 이창호가 조훈현에게 반집승을 거둔 것이다.

제3국은 두고 두고 기억에 남을 판이며 차후 스승을 극복하는데 중요한 한판이되었음은 불문가지다. 그리고 이창호로서는 한판을 만회한 것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기사실은 온갖 프로들의 사담이 오가는 자리. 그곳에서는 3국을 이기자 말의 성찬이 벌어졌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고 했듯이 제자가 스승보다 낫다는 증명이 되면 스승 에 대한 보은(報恩)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건 학문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덕담이지 승부세계, 특히 직접 맞붙는 대결이라면 의미가 틀리다. 이창호와 조훈현이 한 집에 기거하는 것이 불편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창호의 급성장을 보고서 바둑의 예술성에 회의를 품는 시각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바둑이 '예술'이라면 결코 어린 나이에 대성할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사실 요즘에 와서 바둑이 체육으로 편입되려는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체육인 것 같기도 하고 예술인 것 같기도하고 어정쩡한 위치에서 바둑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바둑은 승부를 중시하므로 예술적 가치가 퇴색되어 가는 관계로 두뇌스포츠로 변모하는 느낌이 짙다.

따라서 천부적 소질, 조기교육의 조건을 갖춘 사람이면 마치 운동선수처럼 20세 전후의 나이에 정상에도 오를 수 있다는 생각을가져다 주었다. 사실 그로부터 이창호가 세계정상에 오르는 데는 3년이 걸렸으니...

당시도 이창호의 성장을 이해할 수는 있다. 본인방 도샤꾸(道策) 슈샤꾸(秀策) 우칭위엔(吳淸原) 조치훈 조훈현 등은 10대에 이미 고도의 기예를 갖추고 있었는데 이창호의 재주가 더 났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소수의 의견이었다.

제3국에서 반집을 이기자 마치 이창호가 최고위전시리즈를 이긴 것처럼 환호성을 질렀다. 마치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처럼. 이창호는 기세를 먹고사는 신예였다.

3국을 이겨내자 바둑내용도 좋아졌다. 89년 1월26일 운당여관에서 두어진 제4국에서도 백을 들고 초중반을 유리하게 이끌 정도가 되었고 중요한 고비에서 완착을 거듭하여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래서 최고위전은 1승3패로 패퇴했다.

아직은 미완의 대기인 이창호가 그 스승에 그 제자라는 말대로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늘고 있으니 이창호가 바둑계를 제패할 날이 곧 닥쳐오리라는 예상만 하고선 최고위전이 막을 내렸다.

그러나 그날은 의외로 빨리 다가오고 있었다. 최고위전에서 도전자가 된 이후에 이창호는 연달아 도전무대로 뛰어올랐다. 89년에는 무려 110판을 두었는데 이틀에 한번 꼴로 대국이 잡혀 있었다. 또 최고위전이었다.

[뉴스화제]



●日 본인방전 3:3 팽팽

역시 본인방의 저력은 무서웠다. 장쉬(張珝) 도전자의 대 파란으로 관심이 집중된 제56기 본인방전 도전기에서 본인방 왕밍완(王銘琬) 9단이 도전자 장쉬 6단을 물리치고 종합전적 3승3패로 이끌었다.

7월10,11일 양일간 일본 이와타현에서 벌어진 제56기 본인방전 도전6국에서 왕밍완 9단은 흑으로 237수만에 불계승을 거두고 막판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날 대국은 초반부터 세력작전을 과감하게 펼친 끝에, 중앙이 부풀어나 도전자가 돌을 거두고 말았다.

올해 21세로 본인방전 사상 최연소 도전자가 된 장쉬 6단은 올해 처음 본인방 리그에 진출하여 첫 도전인 셈이다.

만약 장쉬 6단이 본인방에 오른다면 최연소 본인방이 된다. 역대 최연소기록은 69년 24기에 도전했던가토 마사오(加藤正夫) 9단의 22세이다.


●안영길 연승제지- 여류 박지은에 의해

안영길 4단의 5연승 질주가 여류 박지은 3단에 의해 막을 내렸다. 7월10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1회 바둑TV배 신예연승 최강전에서 신예강호 안영길 4단은 박지은 3단에게 284수만에 흑2집 반패를 당함으로써 6연승 달성에 실패했다.

최근 왕위전 동률재대국서 이세돌 3단을 제압하고 도전자 결정전에 진출하는등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안영길 4단의 기세를 막아선 기사가 여류라는 점이 이채롭다.

박지은 3단의 이번 승리는 국내 여류 기사들의 실력이 급성장 했음을 또다시 확인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며, 개인적으로는 조훈현 유창혁에 이어 거의 모든 정상급 기사를 다 이겨 본 여류에 속한다.

입력시간 2001/07/18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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