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이야기(30)] 진돗개의 머리 생김새

진돗개의 머리 생김새를 간략히 설명하면 그 모습을 정면에서 보았을 때, 원형의 윤곽을 이루고, 위에서 보았을 때는 역삼각형의 형태이다.

그리고 알맞게 잘 벌어진 두개골과 적당한 길이의 굵은 주둥이를 가지고 있으며, 전체의 표현이 마치 명주실을 감아 놓은 것처럼 단단하고 강인한 인상이면서 생김새가 시원하고 야성적 표현이 강하다.

생김새를 평가할 때, 개의 몸체 각 부위의 생김새가 모두 중요하지만 진돗개에게서 머리의 생김새는 특히 중요하다.

그 이유는 개의 종족적 표현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 머리이며 또 진돗개의 중요한 견종목적인 수렵에 필요한 기관이 주로 머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냄새를 추적하는 코, 대상을 보고 식별하는 눈, 소리를 듣는 귀, 사냥을 마무리해야 하는 입 그리고 기억하고 분별하며 판단하고 몸의 움직임과 균형을 조정하는 뇌 등, 머리에 있는 기관들 모두의 역할이 종합되어야 그 수렵능력을 출중하게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이들 기관들의 성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그 생김새가 받쳐줄 때 우리는 개의 머리가 참 잘 생겼다고 말할 수 있다.

‘정면에서 보아 원형’이란 표현은 동그랗게 생겨야 한다는 의미보다는 머리부위의 뼈의 발달이 잘되고 이마의 두개(頭蓋) 근육과 뺨의 교근(咬筋), 주둥이의 근육 등이 잘 발달된 둥글둥글한 모습에서 풍기는 이미지를 의미한다.

‘역삼각형’이란 말은 큰 두개골과 단단한 주둥이가 조화롭게 연결된 것을 표현하며, ‘전체의 표현이 명주실을 감아놓은 것처럼 단단하고 강한 인상’은 바로 머리의 건조도를 표현한다.

‘생김새가 시원하고’는 생김새가 수려하고 스케일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며 이것은 일본개의 오목 조목한 생김새와 구별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야성적 표현이 강하다’는 것은 개의 종족적 표현과 기능적 장점이 얼굴에 가장 잘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한마디로 함축 시켜 놓은 것이다.

머리가 잘 생기기 위해서는 우선 두개(頭蓋)와 주둥이의 생김새가 기능성이 뛰어나게 생기면서 이 두 부위의 구성이 효율적으로 짜여야 한다. 다시말해 이는 뛰어난 지능을 가지면서 힘센 교력(咬力, 무는 힘)과 냄새를 잘 맡을 수 있는 능력을 보장할 수 있는 생김새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런 생김새를 다른 각도에서 보면, 코끝에서 후두골 끝(뒤통수 끝 툭 튀어나온 곳)까지 선으로 연결했을 때 그 선의 흐름이 콧잔등선 바깥으로 지나가면 제대로 된 생김새가 아니다.

왜냐하면 개가 물 때 그 힘의 축이 위 턱에 있기 때문에 그 연결선이 외부로 흐른다는 의미는 무는 힘의 전달 축이 콧잔등 선 외부를 지나가므로 힘 전달의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또 이런 생김새는 액단(額段, 눈사이, STOP)부위가 심하게 꺾이게 되어이 부분에 존재하는 전두동(前頭洞, 코신경이 냄새맡는 것을 대뇌로 전달하는 신경이 존재하는 곳)이란 부위가 협소하게 될 뿐만 아니라 이곳이 꺾인 생김새는 해부학적으로 주둥이가 충분한 길이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머리 생김의 균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충분한 길이의 주둥이가 필요한 것은 굵고 튼튼한 이빨이 충실하게 존재할 수 있는 공간 확보와 충분한 길이의 콧구멍, 아울러 그곳에 존재하는 많은 냄새촉각신경이 있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더군다나 추운 겨울을 끼고 있는 지방의 개들은 길고 잘 발달된 비강(鼻腔, 콧구멍 내부)을 가지고 있어야 호흡을 할 때 찬 공기를 덥히는 역할을 충분히 하여 감기나 폐렴 등과 같은 호흡기 질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그러나 주둥이가 지나치게 길게 생기면 진돗개로서의 품위를 해칠 뿐만 아니라 이빨이 듬성듬성하게 나고 무는 힘도 약해진다.

두개골과 주둥이의 비율은 대략 3 대 2의 비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두개골의 길이가 주둥이보다 더 길어야 하는 것은 개의 뇌가 앞 뒤로 긴형태의 타원형으로 위치하기 때문에 적절한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머리의 전체 길이에서 가능한 한 뇌가 많은 부위를 차지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주둥이가 길어지면 두개골도 따라서 길어지고 지나치게 긴 주둥이는 또 지나치게 긴 두개골을 의미하기도 하므로 두개골의 크기와 전체 머리 길이에서의 비율은 체구와의 균형과 기능적 측면, 진돗개 품위 등을 고려하여 생각해야 한다.

입력시간 2001/07/2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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