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클리닉] 포경수술

인류의 역사에서 포경수술과 관련된 최초의 묘사는 기원전 3000년경 이집트 왕조의 고무덤에서 발견할 수 있다.

헤로도투스(Herodotus)에 의하면 일찍이 이집트 사람들이 포경수술을 시작하였으며 그 방법을 유태인과 시리아인에게 전수하였다 한다. 문헌상의 기록으로는 예수 자신도 포경수술을 받았다고 하며, 과거 유태인들은 생후 8일째 되던 날에 종교적 의식으로 돌로 만든 칼로써 시행했다 전한다.

그렇다면 이미 기원전부터 시행된 이 수술은 어떤 이유로 시작되었을까? 혹자는 남근숭배 시절에 거세식(去勢式)이라 하여 고환을 제거하여 신께 바치던 관습이 점차 변하여 음경의 포피를 잘라서 신께 바치게 된 것이 포경수술의 유래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현대의 역사가나 인류학자들은 포경수술을 시행하게 된 배경을 3가지 가능성으로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관습적으로 시작되고 시행되어 왔다는 시각이다. 우간다의 마사바(Masaba)족이나 케냐의 일부 부족들은 성년이 된다는 의미로, 즉 부족의 어른세계에 합류되었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의미로 음경의 포피를 제거하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둘째는 미(beauty)를 추구하는 행위의 일환으로부터 유래되었다는 생각이다. 귀걸이를 하는 것처럼 자신을 가꾸는 행위중 하나로 포경수술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세번째는 개인의 위생과 청결, 그리고 건강증진의 목적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라는 주장인데, 한 인류학자에 의하면 과거에는 포경수술을 행하지 않으면 아이를 낳지 못하고 못된 병에 걸릴 것이라는 생각으로 시행하게 되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어떤 유래가 맞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과학과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 포경수술을 시행하는 목적은 명확하다.

즉 수술을 함으로써 건강의 의미에서 잇점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단순한 포경수술의 잇점이 무엇인가를 놓고 비뇨기과내에서도 지난 수년간 끊임없는 논쟁이 있어왔다.

쟁점은 성병 예방과 암 발생의 예방측면에서 분명한 효과가 있는가 하는 점이었는데, 의학이란 막연한 추측이 아닌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에 바탕을 두어야 옳기 때문에 양측은 각각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팽팽한 논쟁을 거듭해 왔다.

이에 대해 현재까지 입증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포경수술을 하면 임질, 매독, 연성하감 등의 세균성 감염뿐 아니라 곤지름, 성기포진(헤르페스) 등과 같은 바이러스성 성병의 예방에도 분명한 도움이 된다.

또한 1988년에 시몬센(Simonsen)의 발표에 의하면 에이즈 감염률도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그룹에서 2배 높게 보고되었다는 점으로 미루어 에이즈 감염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볼수 있다.

둘째로 남자의 페니스에 발생하는 음경암의 빈도 또한 포경수술로 현저히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 이는 종교적 의미로 포경수술을 시행하는 유태인에게는 거의 음경암이 발생하지 않으나, 포경수술을 시행하지 않는 파라과이에서는 전체 비뇨생식기 암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음경암의 발생률이 높다는 점에서 쉽게 짐작 할수 있다.

다만 꼭 포경수술을 할 이유가 없다는 측의 학자들은 포경수술을 하지 않았을때 성병의 발생이 높은 이유가 귀두를 덮고 있는 포피로 인해 축축한 환경 속에서 성병균의 침입시 세균 증식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불순물(스메그마)이 끼어 만성적인 염증으로 인해 음경암의 발생률도 높은 것이므로 포경수술을 하지 않더라도 개인 위생을 청결히 한다면 이런 질병의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또한 과거에는 남편이 포경수술을 하지 않았을때 부인에서 자궁 경부암의 발생빈도가 높다는 통계가 있었으나 최근의 보고로는 남편의 포경수술 유무와 부인의 자궁경부암 발생과는 관계가 없음이 밝혀졌다.

최근 포경수술과 관련하여 국내에서도 일대 논란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너무 무분별하게 시행되는 포경수술은 부모의 손에 이끌려 시행받는 아이에게는 인권 침해일수 있으며 상당수가 불필요한 수술을 시행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나는 이 주장이 갓 태어난 신생아에게도 무조건적으로 포경수술을 시행해 주고자하는 사회적 관습에 경종을 울리려는 의도로 제기되었다면 모르되, 포경수술 자체를 불필요한 수술이라고 생각한다면 동의할 수 없다.

완전한 포경상태로 포피가 뒤로 넘어가지 않거나, 백태(스메그마)가 끼어 잦은 귀두포피염이 발생하는 경우, 감돈포경(paraphimosis) 등은 치료적 의미로 반드시 수술을 해야만 한다.

만약 포피가 귀두를 덮고 있으되, 자연스럽게 뒤로 넘어가는 '과장포피' 상태(대부분의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라면 포경수술을 하든 안하든 관계없다. 다만 수술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항상 귀두를 포함한 음경부위를 청결히 유지하여야 한다.

입력시간 2001/08/0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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