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象과 체질](18) 고혈압

고혈압은 원인이 분명하지 않으나 수많은 합병증을 만들고 생명까지 위협하는 무서운 증상이다.

한의학에서는 중풍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보며 심화(心火), 간화(肝火) 등 화(火)가 문제라고 이해한다. 모든 생명체의 에너지는 물과 불이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인데 조화로움이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홧병도 화가 주요 범인이며 신경증세를 주로 하고 있다. 고혈압은 어찌보면 혈압이 올랐다는 것만으로 병은 아니다. 얼마나 지속적으로 오르는가와 그 합병증이 어떤 양상인가가 중요하다.

사상체질 의학의 주요 원리 중에 심욕을 다스리고 감정 조절을 통하여 심기를 조화롭게 조절하는 양생 방법이 있다.

심욕이란 바로 마음의 여러 가지 욕구인데 이를 근본적으로 없애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조화롭게 하는 것이다. 장소와 시기를 맞추어 감정을 표출하는 것으로서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도 적당히 흥분해야 한다.

간혹 큰 경기중계를 보다가 우리나라팀이 이겼는데도 흥분하여 혈압상승으로 중풍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 즐겁다고 기쁘다고 무조건 건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바보이다.

우리나라 음식은 대체로 보면 뜨뜻미지근한데, 참으로 지혜로운 음식문화이다. 별미로 찬 음식 더운 음식이 물론 존재하지만 우리 음식의 주요 화두는 온화함이다.

사람의 모든 생리기능은 체온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마련인데 체온의 항상성을 깨뜨리는 모든 자극은 그 대가를 치루게 되어있다. 물론 강인한 체력을 위해 면역력을 키우는 측면에서의 자극은 별개의 의미이다.

한 겨울에 우리나라 일년 중풍환자의 70%가 집중 발생하는 이유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단순한 온도의 차이가 고혈압 환자에게는 심각한 흥분만큼이나 무서운 폭탄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만약 평소 혈압이 높던 사람이 한 겨울에 흡연과 추위 그리고 분노, 피로, 수면부족, 짜고 매운 지방질 음식, 음주 등등이 겹친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태양인은 원래 직승하는 기운을 많이 가지고 있다. 피가 거꾸로 치솟는다고나 할까? 깊은 슬픔과 분노를 다스려야 한다. 태양인의 슬픔과 분노는 간장을 더욱 나쁘게 할 뿐이다.

소양인은 횡승하는 기운을 많이 가지고 있다. 소양인의 분노는 더욱 심화를 돋구게 되며 음기를 완전히 고갈시켜 소방수가 없어 지게 만든다. 혹시 다혈질인 사람이라면 제명을 다하지 못할 것이다.

태음인은 방강하는 기운을 많이 가지고 있다. 태음인의 문제는 그칠줄 모르는 욕구이다. 결국 스스로 참고 참아온 탐욕의 폭탄이 일시에 폭발할 때 문제가 나타난다.

태양인 소양인은 미리 미리 잦은 분노의 표출로 주의점을 익힐 기회가 많으나 태음인은 모아두었다가 폭발하므로 그 위험성은 다른 체질에 비해 몇십배로 작용하게 된다. 소양인은 알면서 당하지만 태음인은 어제까지도 잘 인식을 못하다가 당하는 환자가 제일 많은 편이다.

태음인의 감정조절은 결국 가정에서 풀어내야 하고 꾸준한 운동과 충분한 호흡발산기능의 훈련만이 해결해 줄 수 있다.

소음인은 하강하는 기운을 많이 가지고 있다. 소음인의 문제는 지나친 생각과 기쁨과 즐거운 일에 빠지면 헤어나오지를 못한다는 데 있다.

결국 피로의 누적과 불면 등이 반복되거나 신경성 위장증세 등을 갖고 있는 소음인은 전체적인 순환에 장애를 겪게 되어 고혈압 또는 심한 경우에는 중풍까지 겪게 된다. 소음인이 식이와 운동을 잘 병행한다면 어떤 체질보다도 건강할 수 있다.

그들은 신장기능과 하초가 튼튼하므로 서서히 타는 장작과 같이 오래 오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위장을 고장나게 하면 바로 기허증에 빠지며 몸이 냉하게 되어 체력이 바닥이 난다.

공통적으로 고혈압에는 싱겁게 먹는 것이 요령이다. 그리고 너무 뜨겁거나 너무 차게 식사하는 버릇은 고쳐야 한다. 식이요법과 운동요법만으로도 잘 관리가 된다.

하지만 스스로의 성격과 현재의 직업 등등을 고려, 치료의 기준을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고혈압을 걱정하고 다양한 안정방법을 실천하는 자세는 계속 견지해야하며, 그러한 실천자세에 도저히 자신이 없을 때 전문의의 도움을 꼭 받아야 할 것이다. (02)403-2698

장현진 한성한의원 원장

입력시간 2001/08/0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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