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소동] 호랑이·살쾡이, 어느것이 맞나?

꼬리 각도·무늬 등 놓고 전문가 엇갈린 주장

문화방송과 문화방송 취재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은 이번에 촬영된 짐승이 한국호랑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일부에서는 호랑이가 아니라 살쾡이라고 주장한다. 이와함께 표범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호랑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배와 팔, 발의 줄무늬 크기와 S자 형태로 휘어진 꼬리의 각도 등을 꼽는다. 특별취재팀에 참여했던 한국야생동물연합 한상훈 의장은 “컴퓨터를 활용해 이 동물의 움직임을 반복해 보면 S자의 긴 꼬리와 뺨 등의 흰털, 가슴과 뺨의 줄무늬까지 선명하게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랑이가 발견된 똑 같은 지점에 사람이 엎드려 실측한 뒤 화면으로 비교한 결과 몸길이가꼬리를 빼고도 120cm 가량 되는데 살쾡이는 이보다 몸길이가 훨씬 작고 꼬리도 짧다고 말했다.

화면에서 몸색깔이 갈색인 등부분 등에 줄무늬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아 호랑이가 아니다는 주장에 대해 경일대 사진영상학과 이재욱 교수는 밝기가 다른 두 색이 서로 영향을 받아서 밝은 색은 더 밝게, 어두운 색은 더 어둡게 보이는 명도대비 현상이 있는데다 직접조명이 아닌 반사광에 찍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문화방송측은 또 “경기 용인 에버랜드 호랑이를 같은 조건에서 촬영한 결과 흰색이 아닌 갈색 바탕의 검은 줄무늬는 약한 조명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화면을 본 다른 전문가들은 호랑이는 꼬리가 가늘고 몸길이 대비 2분의1로 길며 세로 줄무늬가 뚜렷한 반면 살쾡이는 꼬리등쪽에만 짙은 무늬가 있고 길이가 짧으며 털방망이처럼 굵다.

또 왼쪽 앞다리 안쪽 줄무늬는 호랑이보다 살쾡이가 더 잘나타난다. 그런데 촬영된 화면을 보면 동물의 뒤쪽이 조명을 더 받았는데도 호랑이의 특징인 세로 줄무늬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살쾡이의 전형인 가로 반점이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또 주변 여건과 견주어 본 동물의 크기도 호랑이로 보기에는 작다고 주장한다.

7년째 호랑이 존재여부를 추적하고 있는 한국야생호랑이ㆍ표범 보호보존연구소 임순남 소장은 살쾡이가 아니라 호랑이나 표범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경북 영천에서 나무 위에 무게 30kg이나 되는 고라니를 올린 짐승의 흔적을 조사했던 임 소장은 이 짐승을 호랑이나 표범으로 보았었다.

당시 임 소장은 나무로 고라니를 끌고 올라가면서 생긴 발톱의 할퀸 자국(파워패드)으로 보아 암표범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었다.

그는 몇 년전 강원 화천에서 파워패드 9.5cm의 호랑이 암놈과 새끼들의 발자국이 발견됐던 점으로 미루어 이번에 촬영된 동물이 잦은 강원도 산불로 남하해 서식환경이 좋은 이곳에 자리잡은 호랑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호랑이 논란을 벌이고 있는 전문가들이 함께 환경부의 합동조사에 참여하고 있어 결론이 주목된다.


한국 호랑이

한국 호랑이는 몸길이 140~280㎝, 꼬리길이 60~95㎝, 몸무게 100~300㎏으로 우리나라 맹수중 가장 큰 짐승이다.

선명한 황갈색을 띠고 가로줄무늬가 특징이다. 울음소리가 크고 발정기(11~2월)에는 독특한 신음소리를 내며, 새끼는 평균 2~4마리를 낳는다. 새끼는 3개월이면 젖을 떼고 1~2년이면 독립하며 암컷은 3~4년에 성숙한다.

행동권은 500~4,000 제곱키로미터로 매우 넓고, 야간에 활동하며, 먹이는 주로 멧돼지 노루 고라니 산양 등으로 하루 15~18㎏을 먹는다. 수명은 야생이 15~20년이다.

백두산과 장백산 일대, 중국 둥베이 지방의 소흥안령 일대, 러시아 연해주 흑룡산 등 극히 한정된 지역에서만 분포하고 있다. 남한에서는 1921년 경주 대덕산에서 한마리가 사살된 이후 이렇다할 보고가 없었으며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표범

표범은 수컷이 몸길이 140~160cm, 암컷은 120cm로 꼬리는 호랑이와 같이 몸길이의 반 가량이다. 무게는 보통 32~52kg으로 발정기는 봄철이다. 바위동굴이나 덤불속에 보금자리를 만들고 3~4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새끼는 생후 2개월쯤부터 고기를 먹기 시작한다. 1년이면 어미만큼 자라며 수명은 20년 가량이다.

지금은 생존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데 1962년 합천 가야산 오도봉에서 수표범 한마리가 잡혀 창경원으로 옮겨져 인도산 암표범과 신방을 차려 새끼 두마리를 낳고 죽었다.

또 한해뒤인 1963년 지리산에서 암표범이 잡힌것이 마지막으로 1989년 한국에서 표범이 사라진 것으로 공식 발표됐다. 그러나 근년들어 큰 동물 발자국이 발견되면서 표범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많았었다.


살쾡이

살쾡이는 몸이 호랑이나 표범에 비해 작다. 꼬리를 뺀 몸길이는 60~90cm이며 꼬리는 23~31cm다. 등과 옆구리는 적갈색을 띠며 흰색을 띠는 뺨, 가슴, 배 등과 뚜렷이 구별된다. 귀가 가장 특징적으로길고 좁으며 끝에는 검은색 털이 있다. 새끼를 낳기위해 굴이나 바위 틈새에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새 ,설치류, 작은 짐승을 사냥한다. 인가 주변야산에 사는 살쾡이는 닭을 주로 습격한다. 먹다 남은 먹이는 나무위나 덤불속에 숨겨두기도 한다. 1년 내내 번식을 할 수 있으며 한번에 1~6마리(평균3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새끼는 10~25주동안 어미의 보호를 받는다. 호랑이나 표범과 마찬가지로 야행성으로 도약과 나무타기를 잘한다. 텃세성이있다.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8/08 16:12


배연해 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