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 애니메이션] 바다에서 펼치는 SF만화 블록버스터

■ 심연(Fathom)

(마이클터너 글ㆍ그림/서재인 옮김)

만화의 특징은 뭐니뭐니 해도 그림이다. 난해하고 복잡한 이야기나 상황 을 그림이라는 단순하고 구체적인 형상으로 집약 시켜준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자 특징이다.

만화의 또 다른 강점은 무한한 상상력이다. 만화에서 ‘과장’이라는 말은 없다. 더 별나고 기상천외하고 변화무쌍한 것일수록 높은 가치를 인정 받는다.

미국 만화가 마이클 터너의 작품 ‘심연’(애니북스 펴냄)은 바로 이런 만화의 장점을 십분 살린 수작이다.

이 작품은 ‘만화에도 블록버스터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줄 정도로 뛰어난 상상력을 발휘한다. 일본 만화인 망가 풍이나 유럽 만화의 난해함이 아닌, 전형적인 미국 풍의 만화다. 방대한 스케일에 치밀한 사건 전개, 여기에 곁들여진 기발한 상상력은 보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 화려하고 현란한 파노라마 풍의 그림은 다른 만화에서는 보기 힘든 매력을 맛보게 해준다. 한편의 정밀화를 보는 듯한 주변 배경그림과 매혹적인 인물 스케치는 첨단 그래픽 기법의 정수를 보여 준다.

이 만화를 읽다 보면 언뜻 한 편의 첨단 SF 만화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그림이 완벽하게 뒷받침 된다.

미모의 해양 생물학자 애스펜 매튜스. 11년전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증발했다가 불현듯 나타난 파라다이스호에 승선하고 있던 그녀는 자신의 어린시절의 존재를 모른다. 해양 생물학자로 성장한 그녀는 커가면서 무언가 모르게 바다로 이끌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해양 연구원 자격으로 1,200피트 심해 미ㆍ일 공동 해양개발지기로 내려간 그녀는 뜻하지 않게 미사일 공격을 받는다. 80여명의 사망자가 생긴 이 사고에서 그녀는 물의 종족의 도움을 받아 유일하게 목숨을 구한다.

그 후 자신이 물의 종족 왕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의 부모를 살해한 물의 종족인 킬리안과 맞닥뜨리게 되는데….

늘씬한 미모의 여주인공 모습과 시원스런 푸른 바다 풍경에 숨막히는 스토리 전개 이어지는 이 만화 한 권을 손에 잡는 사람들은 잠시 찌는 듯한 여름의 무더위를 날려 버릴 수 있을 것이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8/14 11:12


송영웅 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