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에서] 기상천외한 사이버 범죄

사이버 세상이다. 가정 학교 사무실은 물론이고 휴대폰으로도 서로 메일을 주고 받는다.

하지만 정보 통신의 비약적인 발전 만큼이나 우리 개인의 정보는 만인에 적나라하게 공개되고 있다. 개인 메일 사서함에 들어가면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 보낸 광고성 글이 홍수를 이룬다. 대부분은 제목만 보고 삭제되지만 그래도 왠지 열어보고 싶은 충돌을 일으키는 것이 있다.

바로 ‘쉽게 큰 돈 버는 방법’을 소개하는 메일이다.

정상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 사기성이 농후한 인터넷 피라미드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감지할 수 있다.

하지만 자본 투자 없이 약간의 노력만으로 거금을 벌 수 있다고 떠들어대는 이런 광고성 메일을 그냥 외면하고 넘기 기는 쉽지 않다.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순간의 유혹에 빠져 큰 화를 초래하곤 한다.‘나는 절대 아니다’라고 떠들지만 막상 닥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수에 걸려 든다.

최근 사이버 피라미드가 중고생들은 물론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에게까지 퍼져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중고생들 중 일부는 유흥비 마련을 위해 학업도 포기한 채 인터넷 피라미드에 매달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대학 캠퍼스에 ‘피라미드 귀족’이라는 새로운 부류가 생겨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하지만 국내 법 체계는 아직 1980년대 오프라인의 방문판매법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신종 범죄는 급증하는 데 마땅히 적용할 법이 없다. 수백만 달러의 외화가 국외로 유출되고 있는데도 속수무책이다.

하루가 다르게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사이버 범죄에 맞서는 우리의 대응도 이제 한 단계 올라서야 한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8/21 21:56


송영웅 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