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주 3명 구속 "전쟁은 지금부터"

국정조사ㆍ법정공방 등 장ㆍ내외 난타전 불보듯

검찰이 구속된 언론사주 3명과 여타 피고발인에 대한 본격적인 기소 준비에 들어감에 따라 법정싸움을 비롯한 후속공방이 초미의 관심이 됐다.

8월17일 서울구치소에서는 오후 9시10분부터 언론사주 3명이 10여분 간격으로 차례로 수감됐다. 서울지법은 이날 서울지검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한 언론사주 등 5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벌여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과 동아일보 김병관 전 명예회장, 국민일보 조희준 전 회장에 영장을 발부했다.

동아일보 김병건 전 부사장과 대한매일신보 국민체육진흥사업국 이태수 전 대표에 대해서는 영장을 기각했다. 올 2월8일 국세청이 23개 중앙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개시한지 6개월여 만이다.

방 사장은 명의신탁 등의 방법으로 주식을 아들에게 우회증여함으로써 증여세와 법인세 63억원을 포탈하고, 공금 50억여원을 유용한 혐의가 인정됐다. 김 전 명예회장은 증여세와 법인세 42억원 포탈 및 공금 18억원 횡령, 조 전 회장은 세금 25억원 포탈과 공금 7억8,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다.


정계ㆍ언론계 “메인게임은 지금부터”

앞으로 싸움은 어떻게 전개될까. 정계와 언론계 안팎에서는 “메인 게임은 지금부터”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야 정치권, 사주구속 신문사와 정부여당, 일부 신문과 검찰, 일부 신문과 방송사간에 한 치의 양보없는 사생결단 전쟁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우선 검찰은 구속된 사주들을 꼼짝못하게 옭아매는 작업에 착수했다. 재산 해외도피와 배임 등 영장에 포함되지 않은 개인비리에 대한 보강조사에 들어간 것이다.

또 피고발인 12명외에 탈세에 연루된 언론사 고위 임원 3~4명을 상대로 추가적인 기소를 준비중이다. 사건의 전개양상을 봐가며 극약처방도 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한남동팀’이 일부 신문의 부장급 이상 기자들을 집중 뒷조사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사주 구속 신문사, 특히 조선일보는 현 정권의 도덕성과 비리를 직접 공격함으로써 사주의 범죄를 희석시키는 방법으로 나갈 전망이다.

조선일보는 18일자 사설에서도 “이 사태의 본질은 탈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언론사의 논조에 있다”며 정권의 의도를 겨냥했다. 일부 신문은 인천공항 로비 등 정권의 비리연루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외곽공격도 병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정서 펼쳐질 ‘드림팀의 결전’

법정에서도 언론사와 검찰측은 호화 변호인단과 베테랑 검사들을 동원함으로써 ‘드림팀의 결전’을 벌일 것이 예상된다.

신문과 방송의 전쟁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조선일보는 18일 청와대와 방송사의 유착을 지적하며 전장을 확대하고 나섰다. 미공개의 검찰 영장혐의 내용을 영장청구 2시간 만에 청와대 비서관이 방송에 흘렸다는것이다.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한 국회 국정조사특위는여야간 혈전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이 특위 위원장을 자당 몫으로 요구한 것 자체가 국조에 임하는 결의를 드러내고 있다. 여야 3당은 법사, 정무,문화관광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최정예 논객을 특위 위원에 내정했다. 여야가 대부분 초ㆍ재선으로 특위 위원을 내정했다는 사실은 싸움의 강도를 짐작케 한다.

법정공방과 국회공방이 주가 될 장내싸움은 객관성과 주관성의 대립 양상을 띨 전망이다. 언론사주들의 범법행위란 객관적 사실과 정권의 언론 길들이기란 의혹이 맞부딪친다는 이야기다. 그런 만큼 언론전쟁의 승부는 여론의 향배 및 이에 영향을 미칠 장외 싸움과 직접적인 관계를 갖고 있다.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8/22 20:28


배연해 주간한국부 seapowe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