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한국의 미래가 빠져나간다

두뇌유출이 확산되고 있다. 정보통신(IT)과 의약분야의 고급인력이 대거 선진국으로 떠나기 시작한데 이어 최근에는 장래가 밝은 20~30대의 신진 인력들까지 ‘탈(脫)한국’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 삼성동 coex에서 열린 해외 유학 박람회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김동호/사진부 기자>

서울 강남 코엑스 대서양관은 9월2일 발 디딜 틈도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었다. ‘2001 이민ㆍ유학 박람회’를 참관하기 위해 몰려든 인파다. 주말인 1일과 2일 이틀 동안 4만 명이 박람회장을 찾았다.

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4만 명 가운데 절반 가량이 미국 호주 캐나다 등지로 취업(독립) 이민하는 방법을 알아보려는 젊은 층이었다.

이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실직한 가장들과 자녀의 조기유학을 위한 교육이민 희망자가 대부분이었던 지난3월의 1차 박람회 때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박람회장 취업 이민 부스에는 취업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컴퓨터 전자 미용등 자격증 종류를 알아보거나 경력서를 제출해 이민자격 심사 신청서를 받으려는 젊은 층이 대거 몰렸다. 대학 졸업을 앞두었거나 사회생활 초기에 이민을 떠나 해외에서 취업하려는 것이다.

유학과 이민을 겸한 ‘유학이민’을 구상중인 젊은층도 급증하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귀국해 국내에서 기반을 잡으려던 과거의 유학생과 달리 공부를 마친뒤 현지에 취업하기로 아예 작심하고 유학을 떠나는 것이다.

해외취업의 문을 두드리는 구체적인 동기와 이유는 다양했다. 그러나 대체적인 반응은 졸업을 앞둔 대학생의 경우 ‘국내 취업이 여의치 않은데다 현지 어학연수 등을 통해 접해 본 선진국의 모습이 여유롭고 안정되서’였다.

30대 안팎의 직장인들은 ‘자신과 한국의 미래비전이 불투명하고 현재 고용까지 불안정하다. 게다가 사교육비까지 많이 든다’ 는 반응이 주류였다.

두뇌유출은 국부유출이다. 장기적으로는 국가의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킨다. 미국이 두뇌확보에, 캐나다와 영국이 두뇌유출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

김경철 주간한국부차장

입력시간 2001/09/04 19:14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