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 세계적인 메조 제니퍼 리모어 내한 공연 外

바로크에서 현대, 때로는 오지의 민속 음악까지.

‘바로크 음악 스페셜리스트, 낮은 음역에서의깊고 강렬한 음색, 엄청난 힘과 믿을 수 없을 만0큼 자연스런 벨 칸토’(1999년 BBC 뮤직 매거진). ‘동시대인 중 가장 아름다운 메조 콜로라투라 가수’(1995년 르 몽드 들라 뮈지크). ‘미국의 가장 자랑스런 메조 소프라노’(1995년 파이낸셜 타임스).

세계적 음악가에 대해 으레 붙어다니는 찬사일까. 해외 언론평을 몇 가지 더 보자. ‘콜로라투라, 빠른 연주, 트릴, 음높이의 비약적인 변화…’(프랑크푸터르트 알게마이너 차이퉁 1996년5월 24일). ‘동시대인 중 가장 뛰어난 모차르트ㆍ헨델 알토. 음반사상 최고라 할 만한 노래’(팡파르 1996년 3ㆍ4월호).

우리 시대 정상급 메조 소프라노제니퍼 리모어가 온다. 지난해 5월 LG 아트센터에서 메트로폴리탄의 소프라노 홍혜경과 함께 가졌던 듀오 리사이틀 무대를 통해 한국과 낯을 익혔던 가수다.

1부에서는 헨델, 로시니 등 고전주의 이전의 선율. 2부는 현대쪽으로 온다. 사무엘 바버, 클로드 드뷔시, 쿠르트 바일 등의 잘 알려지지 않은 현대 가곡과 함께 남미의 민속 선율이 백미.

소프라노 특유의 날카로운 고성, 알토의 온유함 등 얼른 봐서 상반되는 두 가치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목소리다.

저음부의 색조는 때로 음울하기까지 하다. 해외 언론의 평을 한 가지만 더 보자. ‘음울한 색채를 띠는 낮은 톤, 잘 닦여진 중간 음역, 화려한 절정부’. 프랑스 패션 잡지 ‘엘르’는 그렇게 평했다. ‘천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목소리’라는 말이 거기서 나왔다.

1995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 이래, 미국은 물론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등 유럽에까지 수요가 줄 잇는다. 오페라는 물론 콘서트 무대에서도 그녀는 빛났다.

헨델의 ‘메시아’, 비발디의 ‘마그니파카트’, 로시니의 ‘스타바트 마테르’, 말러의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 등 무대용 성악 전문곡을 빈 필하모닉 또는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 등과 협연했다.

주제페 시노폴리의 지휘로 쉔베르크의 ‘구레의 노래’를 열연, 원숙의 경지에 다다른 음악성을 과시했다. 또 오페라로만 알려진 비제의 ‘카르멘’을 콘서트 버전으로 LA의 할리우드보울 오케스트라와 공연하는 등 기존 작품의 재해석 작업에도 힘을 기울였다.

1994년은 텔덱 레이블과 전속계약을 체결, 레코딩 작업에 주력하게 된다. ‘세빌리아의 이발사’,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리골레토’, ‘헨젤과 그레텔’ 등 잘 알려진 오페라 아리아에 그녀만의 새로운 옷을 입혀 왔다.

홍혜경과 듀엣음반 ‘BellzzaVocale’를 발표했던 것이 이 무렵이다. 모차르트와 헨델의 아리아만을 모아 발표한 독집 ‘Where Shall I Fly’가 베스트셀러로 대접받는 일까지 잇따랐다.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은 그녀에게또 다른 의미의 무대였다. 폐막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불러 인기 절정에 다다른 그녀에게 텔덱 음반사는 8월 앨범 ‘애틀란타에서 태어나다’를 발매, 화답했다. 1992년 그녀는 음반 분야 최고의 권위로 꼽히는 그라모폰 상을 받기에 이른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파리 국립음악원부교수로 재직중인 전문 반주자 안토안 팔록의 피아노가 받쳐준다. 22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720-6633.


[연극]



ㆍ 극단 가면 '트루 엑스'

이 지루한 삶을 단한번에 변화시킬 수는 없을까. 극단 가변이 ‘트루엑스(X)’로 질문에 답한다. 남의 집에서 TV를 훔치며 사는 동생 리, 팔리지 않는 글을 쓰며 사는 형 오스틴의 이야기다. 형제가 영화 대본을 만들어 영화업자와 손을 잡으며 겪게 되는 부조리한 이야기다.

이 극은 그러나 개인적 차원에서 끝나지 않는다. 정부와 언론, 여당과 야당, 현실과 이상 등 사회적 갈등까지도 배우들의 몸짓으로 치환해 낸다. 현대인의 부조리한 삶을 그린 샘 셰퍼드의 ‘True West’를패러디했다. 각색ㆍ연출 박재완, 최무인 오동식 한영애 등 출연.(02)762-0810


[콘스트]



ㆍ 원전 바로크 음악 콘서트

원전 바로크 음악 콘서트가 열린다. 콘서트에는 바로크 시대에 쓰이던 악기들이 그대로 복원돼 사용된다. 바흐의 ‘첼로 모음곡 G장조’를비롯, 평소 잘 들을 수 없었던 곡들이 관객을 부른다.

마르코 우첼리니의 ‘아리아세스타’, 비버의 ‘수태고지’, 텔레만의‘소나타 1번 F장조’ 등은 바로크 음악의 풍성함을 새삼 알려 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진(바이올린), 신윰희(리코더) 등 출연. 13일 오후 7시30분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 14일 오후 7시 30분 한국예술종합학교. (02)583-6295


[라이브]



ㆍ 한·일크로스오버 뮤지션 한자리에

한ㆍ일의 선구적 크로스오버 뮤지션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전통+현대’라는 기치를 내건 이 콘서트는 재즈를 중심으로 국악 등 동양 음악 어법의 가능성을 극한으로 추구한다. 이영경(피아노), 최광철(색소폰), 박재천(타악)과 유지 가스이(전자 바이올린) 등 재즈를 중심으로한 한ㆍ일 합동공연 ‘우리 시대의 정신’이 15일 오후 7시30분 먼저 펼쳐진다.

이어 16일 오후4시는 ‘동양의 정신’. 강태환(색소폰), 강권순(정가), 김창수(인도음악), 문성준(컴퓨터 음악) 등 동양 음악 유산의 현대화 작업에서 일가를 이룬 연주인이 함께 꾸미는 무대다. 문예회관대극장. (02)747-2019


[전시]



ㆍ 아이들의 눈으로 본 세상

50명의 어린이들이 직접 꾸민 전시회 ‘so junior’전이 펼쳐진다. 기성 작가의 작품을 어린이의 시각으로 패러디하거나 실제 동물 박제를 보고 아이들이 그린 그림 등이 전시된다. 아이들은 패션 디자이너가 되기도, 조명 디자이너가 돼 보기도 한다. 어른은 상상하기 힘든 유머와 재치가 가득한 유쾌한 전시. 9월 20일까지 갤러리 동동.(02)553-8030


[국악]



ㆍ 명창 박계향 춘향가 완창무대

강산제의 달인 박계향 명창이 ‘춘향가’를 완창한다. 환갑을 갓 넘긴 박 명창은 17세에 ‘춘향가’ 와 ‘심청전’의 전바탕을 익힌 이래, 이 분야를 대표하는 창자로 불려 왔다.

‘춘향전’은 문학성, 음악성, 연극성 등의 기준으로 봤을 때, 판소리 다섯마당 중 예술성이 가장 높은 마당으로 꼽혀 오던 중, 최근 임권택 감독의 영화로 부쩍 관심이 고조됐다.

그러나 이번은 강산제다. 장식음이나 가성을 별로 쓰지 않고, 중앙성이나 하성을 구사하는 강산제의 진수를 맛볼 기회다. 고수 김청만(국립국악원 민속단 예술감독), 해설 이규호(판소리연구가) 15일 오후 3시 국립국악원 우면당.(02)580-3300


[영화]



ㆍ 포스 앤젤

제레미 아이언스, 포레스트 휘태커가 거대한 분노를 이끌고 들이닥친다. ‘포스엔젤(The Fourth Angel)’은 가정을 파괴한 비행기 테러범들을 찾아 단죄한다는 전형적인 액션 스릴러 영화.

가족을 희생시킨 테러범들이 무혐의로 풀려나 활보하는 현실에 분노한 잡지 편집장(아이언스扮)의 투쟁담이다. 제목의 네번째 천사 란신의 권위에 대항해 온갖 악행을 일삼는 인간에 대해 신이 내리는 단죄를 수행하는 천사. 성서의 요한계시록에 나온다. ‘햄버거힐’의 존 어빈 감독. 15일 개봉.

입력시간 2001/09/1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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