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에서] 전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

전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 한쪽에선 가미가제식 자살 테러를 자행하는 지하 테러 집단의 무차별적 공격의 대상이 될까 두려워 하고, 또 다른 한쪽은 세계 경찰국가를 자임하는 초강대국 미국의 무력 보복에 몸을 떨고 있다.

오히려 이런 비극을 일으킨 장본인들의 정확한 소재는 아직도 파악하지도 못하고 있다. 자칫 이번 참사는 테러의 주범들이 아닌, 주변에 있는 무고한 시민들만의 피해로 끝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극악한 테러에 희생된 수천명의 미국 시민들, 그리고 테러범들의 근거지와 가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손을 놓고 당해야 하는 억울한 이들만 있을 뿐이다.

이번 테러 대참사는 21세기 인류가 새로운 유형의 도전에 직면할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예다. 동서 냉전의 균형이 깨지면서 세계는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의 패권 아래 놓이게 됐다.

하지만 자유와 민주주의 상징인 미국은 최근 들어 국제 외교 관계에서 전과는 다른 독선과 오만을 보이고 있다. 제3세계 국가들은 미국이 자국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있다는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그 같은 미국의 독주가 계속될수록 이에 반발하는 지하 조직들은 더욱 발원할 것이 분명하다. 이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얼굴 없는 자살 테러 집단’과의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할 것이다.

특히 세계가 다원화 하면서 이런 지하 조직은 단지 저개발국의 독립 투쟁이나 반정부 투쟁을 하는 단체 뿐아니라 특정 종교집단, 인종 차별 단체, 경제 이익 집단, 심지어는 지구 전복을 노리는 몽상적 지하조직으로까지 나타날 개연성이 높다.

이제 인류는 뚜렷한 적의 실체도, 싸워야 할 전장터도 없는 ‘보이지 않는 폭력’의 위협 속에 놓여 있는 것이다.

송영웅 주간한국부기자

입력시간 2001/09/18 19:37


송영웅 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