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女 육탄공세, 양안 '매춘통일'

중국 매춘부 대만 사창가 점령, 90%이상 '대륙 아가씨'

매춘에 관한 한 중국과 대만은 이미 통일을 이뤘다 해도 그리 망발은 아니다. ‘매춘 통일’은 중국대륙이 일방적으로 대만을 점령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좀 희화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대륙여성들이 인해전술과 저가공세를 통해 대만 사창가를 석권하고 있다는 의미다.

대만으로 건너온 대륙여성의 정확한 수는 경찰당국도 통계를 못내고 있다. 대부분 헤이서후이(黑社會ㆍ조직범죄단)의 인간밀수를 통해 불법입국하기 때문이다. 불법입국 방법은 크게 두 가지. 밀항과 위장결혼이다.

위장결혼은 외면상 합법적 형태를 띠기 때문에 통계가 가능하지만, 밀항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불법체류 대륙여성의 수는 많게는 10만명, 아무리 적게 잡아도 1만명은 넘을 것으로 추산될 뿐이다.

대만 매춘시장이 대륙여성에 점령됐다는 항간의 말이 실증된 것은 최근 타이베이(臺北)시가 매춘과의 전쟁을 벌이면서부터. 10월5일 마잉지우(馬英九)타이베이 시장이 ‘매춘과의 전쟁’을 선포,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면서 사창가의 실상이 속속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타이베이시는 과거에도 주기적으로 매춘추방에 나선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 대대적인 매춘과의 전쟁을 시작한 계기는 이전과는 다르다.

경찰이 매춘조직과 결탁해 뒤를 봐주거나, 심지어 직접 매춘영업에 나선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크게 체면을 손상당한 타이베이시측이 강력한 매춘단속을 통해 탈출구를 모색한 것이다.

최근까지 수사결과에 따르면 최소한 경찰 12명이 매춘업과 직ㆍ간접적인 연계를 가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매춘과의 전쟁 한달째인 11월4일까지 단속된 윤락업소는 모두 47곳. 535건의 매매춘 사건이 적발돼 843명이 체포됐다.

이중 매춘여성은 모두666명. 일단 지금까지의 단속에 걸려든 매춘여성은 대만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대만여성 522명, 대륙여성 137명, 기타 외국여성 7명이었다. 하지만 매춘업소의 대륙여성 선호도가 매우 높아 앞으로 대륙출신의 비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란 추측이 유력하다.


서비스 좋고 화대 싸서 선호도 높아

대륙출신 매춘여성은 흔히 ‘따루메이(大陸妹ㆍ대륙아가씨)’로 불린다. 대만출신 매춘부를 속칭 ‘투찌(土鷄ㆍ토종닭)’로, 서양의 원정 매춘부를 ‘양찌(洋鷄ㆍ서양닭)’로 부르는 것과는 구별된다.

매춘여성을 ‘찌(鷄)’로 속칭하는 것은 매춘부를 의미하는 ‘찌뉘(妓女)’의 妓와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

대만의 유력지 중국시보(中國時報)는 최근 따루메이가 대만출신이나 서양출신 여성을 대신해 매춘관련 산업의 주력으로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전통적 매춘 뿐 아니라, 음란전화 서비스업에까지 진출했다는 것이다.

대만 윤락가가 대륙여성을 선호하게 되기까지는 10여년간 몇 단계를 거쳤다. 1986년까지 대만 사창가는 토종닭(대만 매춘부) 일색이었다. 토종닭의 상당수는 원주민(일명 고산족) 여성이 차지했다.

하지만 86년을 전후해 매춘업자들이 유럽과 미주 등에서 매춘부를 수입하면서 대만 밤거리는 토종닭과 서양닭이 공존하는 형태를 띠었다. 윤락업소들이 서양여자를 밝히는 남성들을 공략하기 위해 묘안을 짜낸 결과다.

서양닭의 전성기는 5~6년에 불과했다. 경찰의 대대적 단속과 단속에 취약한 외모로 인해 쉽게 사라진 것이다. 92년께부터 매춘업자들이 다시 찾아낸 수입선은 동남아 지역. 마라이메이(馬來妹ㆍ말레이시아 아가씨), 타이궈메이(泰國妹ㆍ태국 아가씨), 삔메이(賓妹ㆍ필리핀 아가씨)가 서양닭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외국닭’으로 홍등가에서 선호됐다.

동남아 출신 매춘부가 3~4년간 밤거리를 활보한 뒤 1990년 중반부터 이를 대신한 것이 따루메이(대륙아가씨). 대륙출신 매춘부는 지난해부터 대만경제가 악화하면서 더욱 환영을 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화대가 싼데다 ‘서비스’가 좋을 뿐 아니라 관리가 쉽고 언어장벽이 없다는 것이 윤락업주들의 이야기다. 최근 교사출신 따루메이가 적발된 점으로 미루어 학력도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위장결혼에 범죄조직 인간밀수까지

중국시보에 따르면 타이베이시의 4대 매춘집단인 천타이타이(陳太太), 아이마이(愛買), 바이허(百合), 파라리 등에서는 윤락녀의 90% 이상을 대륙출신으로 채우고 있다.

따루메이는 이 같은 전통적 매춘업소 뿐 아니라 사우나, 안마소, 찻집, 미용실의 간판을 내건 신종 매춘업소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특히 음란전화 서비스에서는 따루메이들의 부드러운 대륙식 발음이 대만남성들에게 크게 환영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루메이들의 대만 진출은 초기에는 주로 밀항을 통했다. 매춘업자와 연계된 대만내 범죄단이 대륙에서 여성들을 싣고 와 넘기는 형태였다.

하지만 밀항 중 적발돼 송환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보다 안전한 가짜결혼(假結婚) 방식이 고안됐다.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위장결혼이다. 위장결혼에도 역시 매춘업자와 범죄단이 결탁하기는 마찬가지다.

위장결혼을 위해서는 형식상 대만 남편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매춘업자가 대만내 독신 남성을 대상으로 ‘가짜 남편’을 모집한 다음, 대륙으로 데려가 형식상 결혼시키는 것이다. 이어 가짜 남편이 대륙정부의 공증서를 받아 대만 관계기관에 등기하면 서류상 결혼절차는 끝난다.

이때 대륙에서 ‘가짜 신부’ , 즉 윤락녀나 윤락희망자를 모집하는 것은 범죄단의 일이다. 반면 가짜 신부를 대만으로 데려오는 일은 매춘업자의 몫이다. 대만내 가짜 남편의 명의를 빌어 대륙에 있는 신부를 ‘가족방문’ 형식으로 불러오는 것이다. 대만에 도착한 가짜 신부는 바로 윤락업소로 넘겨진다.


유력자와 결탁, 매춘 근절 어려워

거듭된 단속에도 불구하고 대만에서 매춘이 근절되지 않는 것은 유력자들이 매춘업과 연계돼 있기 때문이란 설이 무성하다.

입법원(국회) 의원을 비롯한 정치인과 경찰 등 공무원이 결탁돼 있다는 것이다. 야당인 국민당 입법원 의원은 최근 집권 민진당 의원이 매춘업소를 경영하고 있다며 조사를 촉구해 파문을 일으켰다. 경찰 역시 매춘업소의 지분을 갖고 있거나 업소에서 금품과 향응을 받은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마잉지우 타이베이 시장은 매춘관련 비리가 드러난 시 공무원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상당수 매춘업소가 호텔 등 단속이 어려운 고급 숙박업소로 영업장소를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관광버스를 개조한 ‘이동윤락업소’ 등 기발한 아이디어까지 속출하고 있다. 끊임없는 수요도 매춘근절을 어렵게 하고 있다.

중국인 스스로도 섹스와 도박, 음식에 대한 탐욕을 인정하는 게 현실이다.

대륙 아가씨의 대만 윤락가 점령은 대만인들에게는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양안 통일은 침대위에서 이뤄진다’는 게 대만인들의 농담이다.

<사진설명> 대만의 매춘시장이 원주민 여성 일색에서 서양 매춘부의 수입에 이어 최근엔 중국에서 건너온 대륙아가씨들의 인해전술에 밀려 급속한 매춘 ‘양안통일’ 현상을 보이고 있다.

타이베이=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11/14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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