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에서] 요즘 중ㆍ고등학생들의 화제거리

요즘 중ㆍ고등학생들 사이에서 마약혐의로 구속된 두 연예인과 관련된 말이 단연 화제라고 한다. 탤런트 황수정의 ‘최음제’와 엽기 가수 싸이의 ‘대마초 변명’이 그것이다. 황씨가 구속된 이후 인터넷에서는 ‘황수정 패러디’가 재빨리 제작ㆍ배포돼 한창 유행하고 있다. 허준이 가슴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황수정에게 ‘뽕(누에고치)을 다려 먹으면 효험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자 황수정이 잘못알아 듣고 ‘히로뽕’을 다려 먹었다는 내용을 10개의 플래시 화면으로 만든 것이다.

여기에 엽기 가수 싸이가 경찰에 검거되면서 “연예인에게 대마초는 필요악이라고 생각했다”는 말 또한 연예인들의 약물 복용에 대한 생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어서 씁쓸한 마음을 지울 길 없다.

연예인은 우리 사회에서 주목 받는 부류의 하나로 부상했다. 청소년에서 중ㆍ장년층에 이르기까지 연예계나 스포츠 스타에 대한 관심은 매우 크다.

예전의 소위 ‘딴따라’라는 연예인에 대한 인식이 바뀐 지 오래다. 청소년들에게 말할 것도 없고 학부모들이 앞서서 자식을 연예인으로 키우겠다고 발 벗고 나설 정도다. 대중의 스타는 돈과 명예를보장해 주는 확실한 지름길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아직 연예인들의 책임 의식과 그에 따른 행동 양태는 매우 실망스럽다. 스스로를 공인이라 칭하면서도 그에 따르는 책임을 너무도 쉽게 내버린다. 수백만 명의 청소년들이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주목하고 동경한다는 사실을 그들은 간과하고 있다. 누리는 특권에 걸 맞는 책임 있는 자세가 아쉽다.

기자의 한 대학 동창은 다음과 같은 하소연을 했다.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 녀석이 지난 주 “아빠, 최음제가 뭐야” 하는 질문을 던져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 몰라 난감해 했다는 것이다. 정말 아이가 크는 것이 두려운 세상이다.

송영웅 주간한국부기자

입력시간 2001/11/20 17:20


송영웅 주간한국부 heros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