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정 쇼크] 뽕, 섹스, 매춘, 그리고 연예인

황수정 파문으로 불거진 일부연예인들이 일탈행위

연예계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여자 인기 탤런트 황수정(31)의 히로뽕 투약 사건에 이어 신세대 엽기 가수 싸이(24ㆍ본명 박재상)가 대마초 흡연으로 검거되면서 연예계가 온통 들끓고 있다.

특히 지고지순한 한국적 여인상의 전형으로 사랑 받았던 황씨의 복잡한 섹스ㆍ애정 행각이 잇달아 언론에 폭로되면서 연예인들의 도덕불감증이 또 한번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고 있다.

인기 여자 연예인들의 스캔들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마약과 섹스. 인기와 돈의 허상에 빠져 쾌락과 환각의 향연에 몸을 맡기는 일부 연예인들에 대한 각성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하룻밤 즐기게 해주면 10억원 주겠다"

모 연예 매니지먼트의 한 간부는 3년전 한 연예인 브로커로부터 귀가 솔깃해지는 제안을 받았다. 소속사의 특정 여자 탤런트를 데리고 나와 ‘하룻밤’을 즐길 수 있도록 주선하면 그 대가로 10억원에 달하는 거금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 재벌 그룹 관계자가 지목한 여성은 당시 인기 절정을 달리고 있던 미모의 톱탤런트. 재벌사 측은 그 탤런트를 모 호텔로 데리고 나오면 그 자리에서 현금 2억원과 외제차 키를 건네 주고, 나머지 돈은 계열사의 CF 모델로 캐스팅 해 지급하는 방식으로 보상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 매니저는 제안자가 누구나 말만하면 알 수 있는 기업 소속인데다 지불 조건도 매우 구체적이어서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거절했다.

이 매니저는 “솔직히 그 브로커가 현찰 2억원을 가지고 와서 제안했다면 수락 했을지도 몰랐다. 돈 앞에서 약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고 털어 놓았다.

TV 연예인은 요즘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 1순위 직종이다. 인기만 얻으면 CF나 영화 촬영으로 수억, 수십억원을 쉽게 벌 수 있고, 어디를 가든 고위 정치인 못지 않은 VIP 대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빨리 가장 손쉽게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는 21세기형 직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연예계 위상의 전반적인 격상과 달리 아직 국내 연예계의 현실은 ‘딴따라’로 치부되던 예전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아직도 연예인들의 마약 복용, 캐스팅과 관련된 금품과 성 상납의 관행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특히 성 개방화 추세와 함께 연예인 과정ㆍ관계 인사, 연예인과 방송인들, 연예인들간의 섹스 스캔들이나 ‘O양의 비디오’ 같은 몰카 비디오는 최근 들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연예계 주변에서는 ‘모여자 탤런트 열애설’, ‘XXX양 몰카 비디오’ 등과 같은 섹스 스캔들이 그칠 날이 없다. 실제로 청계천이나 세운상가의 비디오 암거래상들은 “돈만 내면 톱 탤런트인 K양, C양, L양의 몰카 비디오를 구입해 주겠다”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닌다.

연예인들은 일반 대중들과 달리 지대한 관심과 주목을 받기 때문에 구설수에 오를 여지가 많은 게 사실이다. 많은 연애인들이 이런 확인되지 않은 소문 때문에 곤혹을 치르고 있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문제는 최근 들어서 이런 소문이 단지 소문으로 끝나지 않고 사실로 드러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전사회적인 충격을 몰고 온 이번 황수정과 싸이 검거도 예외가 아니다.


그칠줄 모르는 섹스스캔들과 마약복용

황수정은 본래 모 연예기획사 사무여직원 출신이었다. 당시 기획사 대표의 총애를 받았던 황씨는 연예계에 대한 미련 때문에 이 회사를 그만두고 1995년 SBS 전문 MC 공채1기에 응시해 합격, 방송가 입문에 성공했다.

황씨는 입사 2개월 만에 아침생방송 정보 프로그램인 ‘출발 모닝와이드’의 메인 MC로 발탁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현모양처형의 한국적 마스크 덕에 연기자로 변신하게 된 황씨는 지난해 MBC 드라마 ‘허준’으로 최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며 CF계의톱 스타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정치인, 재벌, 방송인, 동료 연예인과의 열애설이 꼬리표처럼 따라붙기 시작했고 결국 그것이 히로뽕 투약하는 무분별한 애정 행각으로 결말을 맺었다.

시원스런 외모에 늘씬한 몸매, 여기에 연기력까지 갖춘 만능 엔터테이너로 인기를 끌었던 이태란(26)양도 지난달 매니저 안모(39)씨와 수년간 동거해 온 것으로 드러나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이씨는 올해 초 네티즌들 사이에서 ‘모방송국 PD와 차 안에서 은밀한 행위를 하다가 들켜 망신을 당했다’는 내용이 퍼져 구설수에 올랐었다. 이 밖에 올들어서만 ‘탤런트 H양과 벤처사 대표와 염문설’, ‘개그맨 주병진의 성폭행 사건’, ‘J양 일본 포르노 출연’ 등 연예인들의 섹스 스캔들이 수없이 터져 나왔다.

연예인들의 섹스 스캔들과 함께 빠지지않는 것이 바로 마약 복용이다. 연예인과 마약의 연결 고리는 깊고 오래됐다. 1970년대 신중현 이장희 윤형주 이수미 김추자 김세환 이동원 채은옥등 통기타 가수들의 대마초 흡연 구속으로 시작된 연예계 마약 파문은 1980년대에는 가수 김수희 이승철 전인권 김현식, 탤런트 홍예리 염해리, 영화배우 하나영 김규리 김부선 등 가수에서 탤런트와 영화 배우로까지 확산됐다.

1990년대에는 탤런트 전세영 임옥경 허윤정, VJ인 재키 림,가수 신해철 현진영 신성우 조덕배 김범룡, 배우 박중훈, 개그맨 신동엽 등이 대마초나 마약 복용으로 구속됐다. 지난해엔 가수 조정현, 영화배우 박세준, 에로배우 박미진 등이 같은 혐의로 쇠고랑을 찼다.


'인기' 강박관념이 마약탐닉으로 이어져

전문가들은 연예인들이 마약을 탐닉하는 가장 큰 이유로 인기를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과 실패에 대한 스트레스를 첫손 꼽는다. 몸이 아무리 아프고 피곤해도 팬 앞에서는 항상 웃는 얼굴로 화려하게 좋은 모습만 보여줘야 하는 이중적인 생활을 장기간 하다 보면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 마약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예인들 사이에서는 ‘마약은 연예인들에겐 필요악’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한 연예인 관계자는 “수많은 관중 앞에 서서 긴장한 채로 노래를 하거나 며칠 밤을 새는 야외 촬영을 끝내고 나면 몰려드는 엄청난 공허감과 스트레스를 견디기 힘들다”며 “사생활에서도 극도의 제한을 받을 수 밖기 때문에 주변의 인식과 달리 연예인들은 외로움을 많이 느끼기 때문에 솔직히 약물이나 자극적인 섹스에 대한 유혹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약점을 노려 연예인들이 자주 찾는 단란주점이나 카페에서는 연예인에 접근해 약물을 팔거나 재계 인사와 연결을 전문으로 하는 브로커들이 자생하고 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계스타들. 그들에게도 일반인과 똑같이 자신을 향유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주어지는 엄청난 부와 명성 만큼이나 연예인들에겐 최소한의 도덕성이 요구 된다. 그들을 가장 동경하고 주시하는 대상이 다름아닌 우리 청소년들이기 때문이다.


최음제 소동

탤런트 황수정 사건이 일반 연예인마약 사건과 달리 더욱 화제가 됐던 것은 “마약이 아니라 최음제인 줄 알고 먹었다”는 대목이었다. 평소 좋은 감정을 가졌던 팬들은 “그렇다면 최음제는 평소에 복용하며 성적 쾌락을 추구해 왔다는 얘기냐”며 아연 실색했다.

검찰측에 따르면 황씨가 직접 ‘최음제’라는 말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음제라는 단어는 모통신사 기자가 “섹스할 때 먹는 약”이라고 한 말을 기사용으로 옮겨 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확인된 사실은 아니지만 황씨는 검찰에서 “성욕을 불러 일으키는 약”이라고 했다는 후문이다.

의학계에서 최음제란 마약류를 포함해 음란비디오, 술, 담배, 식품, 전문의약품 등 성욕을 촉진하는 모든 도구를 말한다.

마약을 제외한 약물성 최음제로는 아프리카산 발기중추 흥분제인 요힘브와 그와 유사한 스트리키닌, 스패니시플라이 등이 널리 사용된다. 가격은 1만원대로 안팎으로 성인 용품점 등에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다.

이밖에 자극성물질, 성호르몬 제제, 음양곽, 하수오, 복분자 등도 사용되고 있다. 황씨가 사용한 히로뽕을 투약하면 신경계통 등 감각기관이 활성화되고 민감해져 보다 강한 성적 쾌락을 느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송영웅 주간한국부기자

입력시간 2001/11/20 18:51


송영웅 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