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카페(83)] 우울할 땐 생선을

요즘 수험생을 둔 어머님들 걱정이 많으시겠지요? 예상보다 어려웠던 수능시험때문에 우울하고 맥빠져 있는 자녀들 보기가 안쓰럽기 짝이 없겠지요. 오늘은 등푸른 생선을 찬으로 권합니다.

등푸른 생선이 건강에 좋다는 말은 이미 일반화된 이야기지요. 그런데 우울한 수험생에게는 왜 등푸른 생선이 필요하다는 말이냐구요? 시험공부에 지친 자녀의 육체적인 건강회복을 위해서는 당연히 필요한 일이고, 여기서 주장하려는 뜻은 정신적인 면입니다.

과학자들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생선기름이 우울증이나 독서장애 등 정신질환을 치료한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영국 브리튼 대학교의 신경과학연구교수인 알랙산드라 리차드슨은, 인간의 뇌는 적절한 지방이 필요한데, 특히 오메가 3이라는 지방산이 결핍되면(뇌의 발달과 기능에 정상적으로 필요한 수치 이하) 우울증, 자폐증(몽상이나 환상에 지배된 상태), 독서장애, 그리고 주의력 부족과 과민증 등을 유발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오메가3 지방산은 연어나 고등어, 정어리 같은 기름이 많은 생선에 많은 성분입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세기에 우울증은 지속적으로 증가해서 이제 일반화되다시피 했고, 4명중 1명이 인생 중에 정신적 신경적 장애를 겪는다고 보고했습니다. 특히,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

알코올, 니코틴, 카페인의 섭취는 때론 피할 수 없는 선택이며, 그럴 경우 체내의 지방산 수준은 떨어지고 정신질환이 유발되거나 악화된다는 것이지요.

서구사회의 급격한 우울증 증가는 서양인의 식습관과 관련이 많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입니다. 실제로, 생선을 적게 먹는 나라의 국민이 일본과 같이 생선 소비가 많은 나라에서보다 우울증이 높게 나타나거든요. 오메가3 지방산이 그 주역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에스키모인은 협심증 발생률이 유럽 평균의 절반밖에 안되는데, 에스키모인의 주식인 생선과 고래고기, 특히 등푸른 생선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기 때문일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리차드슨 교수는, 오메가3의 부작용은 거의 없으며, 다만 빛나는 머릿결과 강한 손발 톱 그리고 건강한 피부를 가져다 주는 좋은 효과가 부가적으로 있을 뿐이라며 이 지방산을 극찬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알리자 볼크 박사에 따르면, 등푸른 생선을 다소 많이 먹는 사람은 이따금씩 먹거나 전혀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전립선암 발병률이 50%나 감소된다고 합니다. 오메가3 지방산이 전립선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기 때문이지요.

오메가3 지방산은 그 외에도 심장병, 결장암, 난소암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인의 생선 섭취량은 세계 4위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생선을 과연 얼마나 먹어야 적당한지는 아직 기준이 명확하지는 않으나, 볼크 박사에 따르면, 일주일에 2-3번 먹는 것이 적당하다고 합니다.

물론 영양학적인 측면보다는 사회환경적인 원인으로 우울증이 찾아올 경우에도 과연 오메가3 지방산이 효과적인지는 아직 더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렇더라도 정신으로 극복되지 않는 정신질환은 때로 육체적인 활성화를 통해서 치료되는 법인만큼, 결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지요.

그러므로 특별히 우울증에 빠진 수험생과 직장인들을 위해 신선한 생선을 적극 추천합니다.

입력시간 2001/11/21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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