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 "빼빼로 달은 싫어"

11월은 魔의 달, 사건·사고 등 악재로 얼룩

11월이 지나면서 가장 안도의 숨을 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방송ㆍ연예계 사람들이다.

‘11월은 연예인들에게 가장 많은 사고와 불행이 많은 달’이라는 속설이 올해도 여전히 입증됐기 때문이다.

11월의 악재의 첫 포문은 청순한 이미지로 시청자 특히 남성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끌던 탤런트 황수정이 열었다. 황수정은 유흥업에 종사하는 강모씨와 함께 마약을 투여하다 검찰에 적발돼 구속이 됐다.

현재 검찰 수사에 이은 재판이 진행중인 황수정 마약투여 사건은 탤런트의 이미지와 실체를 동일시하던 많은 황수정 팬들에게 실망을 넘어 허탈감을 주는 것이었다.


마약·대마초로 연11월

황수정의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가수 싸이의 대마초 흡연 사건이 터져 ‘11월은 연예인 악재의 달’ 이라는 속설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연예인에 대한 전면적인 마약ㆍ대마초 내사가 전개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로 연예계를 긴장시켰다.

이밖에 ‘칠갑산’을 부른 가수 주병선의 40대 여성 간통ㆍ폭행사건, 가수 이정석의 차량 절도사건 등이 11월의 방송ㆍ연예계를 우울하게 만든 사건이었다.

연예계의 11월 악재는 개그맨 양종철의 교통 사고로 인한 사망에서 절정을 이루는듯 했지만 연예인의 불행은 계속 이어졌다.

양종철은 새벽에 서울 강남에서 차를 몰다 다른 차와 충돌, 그 자리에서 즉사해 동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는 탤런트 이덕화는 “동료 연예인들에게 만나면 늘 교통사고 준비하라는 말을 했는데, 양종철이 그렇게 가니 허탈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양종철의 교통사고에 이어 코미디언 배일집도 교통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고 입원치료중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또 하나의 사건도 11월에 일어났다. 긴 무명생활을 거쳐 30년간을 코미디계의 정상에 군림하며 서민들에게 웃음을 주었던 코미디언의 대부, 이주일의 폐암 말기 판정이다.

늘 주변을 웃기던 이주일이 암 판정을 받은 후 수척해진 모습으로 “암말기 판정을 받고 믿을 수 없었다. 이제 주변을 정리해야겠다”는 말을 해 많은 동료 연예인의 눈시울을 적셨다.


"연예계 징크스 될라" 긴장

이전에도 11월은 연예인들이 가장 많이 사망하는 달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의 차중락를 비롯해 배호 김현식 김정호 김광석 등이 11월에 우연스럽게 사망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11월에 방송ㆍ연예계에서 사건이 많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기를 위해 늘 긴장해야하는 연예인들이 연말을 앞두고 정신적인 해이가 오는 달이 11월이기 때문에 일이 많이 일어나는 것같다”고 진단한다.

배국남 문화과학부기자

입력시간 2001/12/12 11:25


배국남 문화과학부 kn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