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와 길흉화복] 산과 풍수② 모악산

모악산(母岳山)은 호남지역에 평지 돌출형(平地突出形)산으로 동진강과 만경강을 이루어 김제평야를 살찌운다.

전북 전주시와 김제시 지역의 매우 넓고 광활한 면적을 포함하고 있고 440여종의 식물과 448종의 동물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모악산은 주봉의 높이가 793.5m로 호남 평야의 평지 가운데 가장 높은 산인데다 산세가 수려하여 정기가 어린 산으로 간주되어 왔다.

선사시대 민중의 신앙터인 용화산의 터가 있고 가뭄이 극심할 때 무제봉에서 왕이직접 기우제를 지냈으며 증산이 천지대도(天地大道)를 깨달아 세워진 대원사가 있는 곳이다. 모악산은 동으로는 변산과 군산 앞바다를, 북으로는 미륵산을 아우르고 있으면서 동학혁명운동과 같은 저항운동 또는 민중신앙운동의 본거지이기도 했다.

모악산의 하천 줄기는 동쪽 사면에서 발원하여 구이저수지에 모였다가 삼천을 이룬후 전주천과 합류하여 만경강에 유입되고 서쪽 사면에서 발원한 두얼천과 원평천은 동진강에 유입되어 김제 벽골제의 수원이 되기도 한다.

모악산은 마치 떡시루를 엎어놓은 듯한 묘한 형태에다 평야를 품에 안은 듯 넉넉해 영산(靈山)으로 불린다. 풍수 연구가 최장조(崔昌祚)씨는 산 이름이 모악인 것은 정상 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쉰질바위라는 커다란 암반의 모습이 아기를안고 있는 어머니 같기 때문이라고 모악산의 형국을 설명한다.

또 다른 이는 모악산의 청룡과 백호를 가리켜 행주형(行舟形)이라고 하는데 연꽃잎 형상을 한 봉우리가 서쪽을 향해 떠나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21세기 서해안 시대에 걸맞는 모습이라고나 할까.

전북 완주군 구이면 모악산에 위치한 김정일 북한국방위원장의 시조묘가 새삼 많은 사람들의 화제에 오르고 있다. 시조는 김태서(金台瑞)이고 김 위원장은 33대손이다.

그동안 김일성 주석이 전주 김씨냐 아니냐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했다. 그런데 전주김씨 종친회에서는 공식적으로 이를 부인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남아있는 전주 김씨 족보에도 김일성 주석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그런데 2000년 6월 15일 남북정상회담 만찬석상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대통령은 김해 김씨인데, 김정일 위원장은 어디 김씨냐’는 물음에 전주 김씨라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김일성 가문은 전주 김씨인 것이다.

전주 김씨는 본래 경주 김씨였다. 신라의 마지막 임금인 경순왕이 그 시조다. 여러 대를 내려오다가 고려 때 문장공(文莊公) 김태서가 경주 김씨에서 분관하여 그때부터 전주 김씨가 되었다. 그는 경순왕의 넷째 아들인 대안군(大安君)의7세손이다.

전주 김씨 시조 묘를 가보면 청룡ㆍ백호ㆍ주작ㆍ현무가 잘 갖추어진 천하 대명당임을 알 수 있다. 그 지기(地氣)를 타고 김일성 주석의 가문이 생성된 것이다. 묏자리는 미좌축향(未坐丑向)이다. 입구에 계곡물이 맑고 안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모악산에 있는 김태서 묘의 발복은 언제까지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지령(地靈)은 인걸(人傑)인데 이 땅의 기운을 받은 김일성 주석 가문의 권력은 언제까지일지.

땅에도 사주팔자가 있고 사람도 사주팔자가 있다. 모든 터는 그 나름대로의 법칙이있고 운이 정해져 있다. 치운도 흥망성쇠ㆍ희로애락이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풍수가들은 1994년에 그 지운(地運)이 다했다고 하기도 하고, 또긴 세월 지속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입력시간 2001/12/18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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