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올모스트 페이머스

팝 음악과 팝 스타에 대한 열광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청춘의 특권이 아닐런지. 블랙 사바스의 공연을 보고자하는 젊은이들의 하루를 따라가는 <디트로이트락 시티>, 사라진 여성 로커의 궤적을 쫓는 <스위트 워터>, 남성 락 밴드의 젊은 시절을 추억하는 <써버번>은 대중 음악과 청춘의 열광을 잘 보여준다.

카메론 크로우 감독의 2000년 작 <올모스트 페이머스Almost Famous>(15세, 폭스)는 위의 세 작품을 총정리한듯한 젊은 음악 영화다.

국내에선 영화보다 카페의 포스터로더 유명해진 <클럽 싱글즈>를 통해, 음악에 대한 관심과 실력이 남다름을 알린 크로우 감독은 <올모스트->의 각본도 직접 써서 2001년 아카데미영화제에서 각본상을수상했다.

이처럼 대본이 튼실한 것은 크로우 감독이 <올모스트->의 화자이자 주인공인 15살 소년처럼,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롤링 스톤'지 등에 레드 제플린, 올맨 브라더스등에 관한 평을 썼던 전문 록 칼럼니스트 출신이기 때문이다.

남다른 의식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마약이 젊은이들, 특히 록 스타와 팬에게 파고드는 시대로부터 아들을 보호하려는 어머니의 지나친 관심이나 간섭과 같은 묘사도, 크로우 감독 자신의 어머니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또한 '스탈 워터'라는 가상 밴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인물들은 실제 인물을 모델로 했다고 한다. 주인공이 어려움에 빠질 때마다, 음악과 인생에 대한 충고를 아끼지않는 음악 평론가인 크림지의 레스터 뱅크는, 70년대 록 음악계의 선진적 비평가인 레스터뱅크, 바로 그 사람인 식이다.

록 음악계를 다룬 영화인만큼 공연 실황의 사실감과 사운드가 빼어나리라는 점은 능히 짐작할 수 있는 일.

왕년의 히트곡들이 귀를 즐겁게 해준다. '스틸 워터'의 노래는 유명 여성 록 그룹 '하트'의 멤버였으며, 크로우 감독의 부인이기도 한 낸시 하트와 감독이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결국 <올모스트->는 크로우 감독 자신과 주변인을 위한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9년의 샌디에고. 남편 없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자기 주장이 강한 철학과 교수인 어머니 일레인(프란시스 멕도먼드)은 '사이먼과 카펑클'의 노래도 못듣게 하고, 파티 참석도 허락하지 않는다.

반항하던 딸 아니타(주위 데샤넬)는 18살이 되자마자, 남자친구와 샌프란시스코로 떠나버린다. 어머니 말을 잘 들어 월반을 거듭하고 있는 조숙한 남동생 윌리엄에게 레드 제플린, 크림, 밥 딜런 등의 LP판을 남기며 "촛불을 켜고'토미'를 들어봐"라는 충고를 남긴 채.

누이가 남긴 판을 몰래 들으며 팝 음악에 대한 지식과 열정을 키우며 잡지에 기고하던 윌리엄(패트릭 푸지트)은 1973년, 크림지의 레스터 뱅크(필립 세이무어 호프만)를 찾아가 록 저널리스트가 되기 위해선 정직과 잔인함이 필요하다는 충고를 듣는다.

그리고 '블랙 사바스' 공연에 갔다가 신인 그룹 '스틸 워터'의 그루피(그룹공연을 따라 다니는 열렬 팬) 페니(케이트 허드슨), 사파이어(페루자 발크), 플렉시아(안나파킨)를 알게된다. 팬을 넘어서 조력자, 친구, 연인에 가까운 이 세 여성을 통해 '스틸 워터'의 리드 싱어 러셀(빌리 크루덥)과도 친해진 윌리엄.

마침내 롤링 스톤지의 의뢰로 '스틸 워터'의 1973년 투어인 올모스트페이머스를 따라다니며 취재와 인터뷰를 하게된다.

입력시간 2001/12/2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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