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예상 테마주 및 증권사별 투자유망 종목

“2002년의 황제주는 과연 누가(어떤 종목)될까?”

2001년 1월2일 태평양은 2만6,8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태평양주가는 가파르진 않지만 꾸준하게 상승세를 이어갔다. 1년 내내 한 번의 출렁임도 없이 상승 기울기를 쭉 높여간 것.

태평양 주가가 5만원을 넘자 시장에선 “이제 더 가기 힘들다”는 분석이 여기저기 쏟아졌다. 그러나 태평양은 이러한 분석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7만원대에 가볍게 오른 뒤 마의 벽이라는 10만원선까지 뚫는 괴력을 보였다.

태평양 주가는 지난 12월21일 장 중 한때 12만3,500원까지 치솟은 뒤 현재 11만원대에서 숨고르기를 하며 추가 상승을 노리고 있다.

2001년 1월 태평양 주식을 1,000주(2,680만원)샀다면 1년만에 1억1,000만원을 손에 쥘 수 있게 된 셈이다. 이 때문에 증시에선 태평양을 2001년의 황제주로 손꼽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2002년에는 과연 어떤 종목이 황제주에 등극할 수 있을까? 물론 2002년 12월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지 않는 한 이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길은 없다.

그러나 2002년 예상 테마와 각 증권사별 추천 종목 가운데 황제주가 숨어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주는 힌트다. 이제 2002년에 대박을 안겨줄 보물 찾기를 시작해 보자.


황제주는 테마에서 나온다?

황제주는 테마와 무관한 종목들 중에서 나올 확률보다 테마 종목에서 나올 확률이 더 크다. 최신 유행만 잘 따라가도 멋쟁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듯이 증시에선 테마만 잘 쫓아가도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실 2001년 증시에선 내수 우량주가 최대 테마였다. 백화점 관련주나 식음료 관련주, 화장품 관련주 등이 내수 우량주로 시세를 분출했고 이중에서도 태평양이 가장 눈부신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또 교통카드 테마, 자동차 부품주 테마, 광우병 관련주 테마, 금광 관련주 테마 등도 2001년 시장 평균 대비 초과 수익률을 기록했다.

2002년 황제주를 찾기 위해 먼저 2002년 어떤 테마들이 유행할 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흥증권과 동원증권이 선정한 예상 테마군을 중심으로 2002년 테마 종목들을 먼저 점검해 보기로 하자.


2002년 최대 테마-반도체 관련주

신흥증권은 2002년 예상 테마 가운데 반도체 관련주를 첫 손가락에 꼽았다. 1970년대 이후 순환 사이클상 반도체 경기가 지난 3ㆍ4분기 저점을 지나 앞으로는 대략 2년 동안 확장기가 전개될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반도체가격이 지난해 11월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뒤 반등세가 이어지며 2배 이상 급등했고 업체끼리 감산 움직임도 가시화해 2002년에는 반도체 업계의 실적 호전이 기대된다.

특히 중국시장의 성장과 국내 업체의 중국진출로 수혜 종목군도 넓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동진쎄미켐, 반도체 ENG,선양테크, 실리콘테크, 이오테크닉스, 주성엔지니어링, 풍산마이크로 등이 거론되고 있다.

동원증권도 반도체 테마와 관련, 삼성전자, 하이닉스, 아남반도체, 신성이엔지, 디아이, 케이씨텍, 주성엔지니어링, 실리콘테크, 아토, 유니셈, 테크노세미컴 등을 유망종목으로 선정했다.


월드컵및 중국관련 수혜주

2002년 최대 이벤트는 월드컵. 이에 따라 월드컵 수혜 종목들이 테마를 이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동원증권 신진호 선임연구원은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소비 심리가 빠른 속도로 회복될 가능성이 크고 관련 업체의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호텔신라, 대한항공, 제일기획, LG애드, 국민은행, SBS, 오리콤, 덕성, 도원텔레콤, 일간스포츠, 한솔제지 등이 유망하다”고 밝혔다.

중국의 WTO가입에 따른 관세인하, 월드컵 참가, 한류(韓流)열풍 등은 중국 특수를 전망하게 한다. 업계에선 호남석유화학, LG화학,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농심,동양제과, LG생활건강, SM, 대영EV, 엔씨소프트, 핸대통신, 대림요업 등을 수혜 종목으로 꼽고 있다.

특히 중국이 2002년 CDMA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중견 단말기 3사(세원텔레콤, 팬택, 텔슨전자)의 수혜도 전망되고 있다.

한 대형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중국 시장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며 “텔슨전자를 비롯한 단말기 종목 가운데 2002년 황제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성장가능성 큰 텔레매틱스·환경

텔레매틱스란 무선통신(Telecommunication)과 정보과학을 뜻하는 인포매틱스(Informatiks)의 합성어로 움직이는 차량에 지도와 교통상황, 금융 및 오락 정보 등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자동차의 전자화가 진행되며 시장 성장성이 매우 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미 출시된 차량에 기기만 부착시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프터마켓이 미국의 경우 200조원, 국내에서도 12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

이미 지난해 11월 대우차가 KTF와 공동으로 ‘드림넷’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내달에는 SK가 ‘엔트랙’을, 내년 3월에는 현대차와 LG텔레콤이 ‘아톰’서비스를 예정하고 있다.

텔레매틱스 서비스가 가능하게 하는 전용 단말기인 ‘오토PC’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흥증권은 아직 절대 강자가 존재하지 않아 수혜 종목을 꼽기 힘들다는 점과 시장성이 불확실하다는 점은 복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테크메이트, 네스테크, 대성엘텍, 현대차, 대우차, SK텔레콤, LG텔레콤, KTF, SK 등이 관련 종목이다.

환경테마도 주목된다. 산업화가 진전될수록 국제환경협약의 준수를 위해선 환경 관련투자를 늘릴 수 밖에 없고 정부도 환경 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점 등이 환경 테마가 주목받는 논리가 되고 있다.

종목별로 보면 대기 환경 분야에 선삼영열기, 선도전기, 에넥스, 한국코트렐, 코닉스 등이, 수질 환경 분야에선 경인양행, 금호산업, 세림제지, 봉신, 대경기계, 대경테크노스, 성광엔비텍,한화,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관심을 끌고 있다.

또 폐기물 처리와 관련, 삼성중공업과 현대산업개발이 거론되고 있고 율촌화학, 대상, 한화석화, 웅진코웨이, 백광소재, LG건설, 한국아스텐, 한일시멘트, 대성미생물, 스페코 등도 주목할 만하다고 신흥증권을 밝혔다.


리모델링, 자산주, 기업분할 부각

건축물의 개ㆍ보수를 의미하는 리모델링 테마도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분양권 전매에 대한 세무조사, 재건축 용적률 제한, 소형 평형 의무 건축 부활 등 조치로 대규모 공동주택에 대한 리모델링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주요 15개 국의 전체 건설시장에서 리모델링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달하고 있다는 사실은 리모델링 사업 초기 단계인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설명이다. 성장 산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흥증권은 리모델링 활성화 시 수혜 예상 종목으로 한국유리공업, 금강고려화학, LG화학, 금호전기, 남선알미늄, 대림요업, 대원화성, 벽산, 이건산업, 희림, 희훈, 국영지앤엠, 미주제강, 동화기업, 이건창호 등을 손꼽았다.

자산주 테마도 빼놓을 수 없다. 춘천, 청주 등 7대 광역 도시의 그린벨트 전면해제가 상반기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돼 부동산 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 만호제강, 성창기업, 범양건영, 삼부토건, 동일방직, 세풍, 이건산업, 현대산업개발, 방림, 대성산업, 동화기업, 서부트럭터미널 등이 관심 종목이다.

이외에도 효과적인 구조조정으로 자리잡고 있는 기업분할 관련주가 LG전자의 분할상장을 계기로 테마를 형성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 경우 LG전자, 코오롱상사, LG상사, LGCI, 신우, 세아제강, 쌍용중공업, 고합, 종근당바이오, 엔씨소프트, 동국산업 등이 주목된다.


증권사 추천종목 눈여겨 볼만

황제주는 각 증권사별 투자 유망 종목 가운데 숨어 있을 수도 있다. 증권사 추천종목의 경우 증권사 상담 창구를 통해서 곧바로 매수 주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조직적인 상승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주식 투자가기본적으로 미인투표라는 점을 고려하면 논리가 있는 추천 종목은 황제주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요 증권사의 투자 유망종목들은 살펴볼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우증권은 2002년에는 증권주→중소형주→대형IT주 순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중심으로 추천 종목을 선정했다.

그러나 세종증권은 구조조정과 기업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주가를 크게 상승시켜 대세상승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면서 관련 종목에 주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신영증권은 내재가치 중심의 종목별 차별화장세가 지속된 뒤, 성장성을 겸비한 내수우량주로 매기가 옮겨갈 것으로 보고 있고 SK증권은 경기회복시 이익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동시에 외국인 선호주인 대형우량주와, 구조조정으로 큰 수익력과 성장성이 기대되는 은행ㆍ증권주에 주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편 굿모닝증권은 역사적으로 경기 회복기를 전후해 반도체 등 기술주를 비롯, 철강ㆍ건설등 경기민감주의 주가상승이 크다는 비교우위에 의한 투자를 권했다.

다만 동양증권은 증권사중 거의 유일하게 2002년 시장에 대한 일방적인 낙관론을 경계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박재훈 차장은 “2002년은 생각보다 변동성이 큰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엔화의 변동성은 실물 경제 뿐 아니라 금융시장 최대의 변수로 부각될 것”이라며 “이미 주요 종목에 대해서 60% 이상의 지분율을 확보한 외국인이 개별종목 옵션 시장이 개장될 경우 풋 옵션을 산 뒤 현물을 대거 팔아 충격을 줄 수도 있는 만큼 무분별한 황제주 쫓아 다니기 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전력을 다할 때”라고 말했다.

2002년 황제주는 적어도 외국인의 손을 타지 않는 종목 중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박일근 경제부기자

입력시간 2002/01/03 15:30


박일근 경제부 ik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