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용' 중국] 華商 등에 업고 '경제 맹주'를 꿈꾼다

화상경제력 전세계 5위…중국과 협력강화

중국이 2001년 11월6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 10년 내 자유무역지대를 설립키로 합의했다. 중국 13억 인구와 아세안10개국이 뭉칠 경우 인구 17억명의 세계최대 시장이 형성되게 된다.

이 자유무역지대는 중국과 홍콩, 대만, 마카오를 포괄하는 대중화 경제권의 외연을 동남아로 한층 넓힐 전망이다. 여기에는 아시아 경제의 맹주를 노리는 중국의 전략이 담겨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아시아 경제의 맹주를 꿈꾸는 중국을 외부에서 지원하는 최대세력은 화상(華商)이다. 화상의 토대는 중국 이민자로 형성된 전세계의 화인(華人). 현재 5,700만명에 이르는 화인의 90% 이상은 아시아, 특히 동남아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화상의 전체 경제력은 전세계4~5위에 이른다는 평가도 있다. 화상의 매년 유동자산은 3조달러를, 매년 수출총량은 400억달러를 넘는다.


중국 경제도약의 디딤돌

이들 화상은 중국 경제발전의 젖줄 역할을 했다. 1978년 개혁ㆍ개방 이후 90년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중국에 유입된 해외직접투자(FDI)의 80%는 화상 및 이들과 연계된 돈이었다.

화상의 경제력은 1997년 발생한 아시아 금융위기와 최근의 전세계적 불황으로 적지않은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불황탈출의 돌파구로 대중국 투자에 재차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29일 홍콩의 아주주간(亞洲週刊)이 보도한 ‘국제 화상 500’은 화상 경제력의 현주소와 전략을 잘 보여준다. 지난해 6월 말 현재 화상이 대주주로 있는 500대 민간 상장기업의 주가총액은 4,567억달러였다.

작년의 6,163억달러에 비해 26%가 줄어 IT산업을 비롯한 전세계적 불황의 충격에 화상도 예외가 아니었음을 보여주었다.

화상 중 최대부호에는 홍콩 ‘허치슨 홤포아’사 총수 리자청(李嘉誠)이 5년 연속 랭크됐다. 그가 대주주로 있는 허치슨 홤포아와 청콩실업 주가총액은 682억달러. 화상의 주축은 홍콩과 대만임이 재확인됐다.

지역별 주가가치 비율은 홍콩 44.5%, 대만 34.89%, 싱가포르 10.88%, 말레이시아 5.08%, 태국 1.78%, 필리핀 1.68%, 인도네시아1.19% 순이었다. 주가가치는 지역별로 홍콩 2,032억달러, 대만 1,593억달러, 동남아 5개국이 941억달러.

화상의 주력산업은 지역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홍콩은 상위기업이 대부분 부동산개발을 주축으로 한 반면, 대만은 전자ㆍ컴퓨터와 제조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특히 대만은 전자ㆍ컴퓨터 분야의 상위 10대 기업을 독차지했고, 제조업 상위 10대 기업의 9개를 차지했다. 동남아화상은 금융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상을 매개로 한 경제블록화 추진

화상기업의 경영상 특징은 사업분야와 지역적 다각화를 통한 리스크 관리에 있다. 허치슨 홤포아의 경우 전세계 30개국에서 5대 핵심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항구운영 및 물류서비스, 정보통신ㆍ전자, 부동산ㆍ호텔, 소매 및 제조업, 에너지 등이 그 내용이다.

화상의 중국투자가 다시 확대됨에 따라 화상간의 공조는 물론, 이들과 중국 내 민영기업가의 협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 미 포브스지에 의해 중국 내 최고 부호로 랭크된 신시왕(新希望)그룹 리우용하오(劉永好) 총재는 최근 대만을 방문해 “화상과 중국 내 기업의 협력을 통한 윈-윈전략”을 강조했다. 화상을매개로 한 중국의 아시아 경제블록화가 물결을 타고 있다.

타이베이=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2/01/0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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