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반란?… 휴식의 장소로 대 변신

“내부 공간이 산뜻하고 깨끗하며 색감과 색상 대비가 조화롭다. 다양한 식물들로 구성돼 있고 숯 분재 등 환경친화적 인테리어를 사용했다. 1회용 변기위생 덮개함이 마련돼 있고 어린이용 시설과 휴게 공간 배치 등 사용자 편의를 최대한으로 배려했다.”

지난해 12월 2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던 협의회의 ‘제 3회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 시상식.

대상을 받은 충남 금산군 군북면 외부리 인삼랜드(하)휴게소 화장실에 대한 평이다. 우연히 한 번 들렀던 사람은 쉬 잊지 못 할 ‘아름다운 뒷간’에 내려진 평이다. 인삼랜드(상) 휴게소 화장실은 장려상을 받았다.

월드컵 협의회가 3년째 전국의 화장실에 대해 펼쳐오고 있는 이 사업은 선입견을 뒤집는 현장이다. 문화의 세기 21세기, 우리의 공중 화장실은 휴식과 만남의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화장실은 문화의 척도라는 명제가 이곳서도 현실화된 것이다. 중국 갔다 온 사람들은 그곳의 가공할만한 화장실 문화를 두고두고 이야기 한다. 그것은 곧 중국의 이미지와 결부되는 현실이다.

사실, 2~3년전만 해도 공중 화장실에 비누가 없는 곳이 적잖았다. 그러나 협의회의 활동덕으로 요즘은 10개 도시 지방자치체 관리 화장실 1만여곳에는 비누가 준비돼 있다. 또 화분도 볼 수 있다. 요즘은 고속도로 휴게소나 국립공원등지의 화장실이 가정집 화장실 뺨칠만큼 정갈하다.

인삼랜드 화장실과 경합을 벌이다 최우수상으로 선정된 화장실은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화장실과 서울 대공원 기린 화장실. 각각 현대적 분위기, 자연채광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밖에 모자 화장실을 별도 기획한 광진정보 도서관은 우수상을, 금오산 잔디광장 등 12곳이 장려상, 안성 예인교회앞 이동화장실 등 3곳이 특별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화장실과 관련된 불쾌한 기억을 한둘씩 가질 수밖에 없다. 문이 잠긴 화장실이 너무 많다.

서울 도심서 화장실을 찾아 1시간 이상 헤매다 그만 울어버렸다는 프랑스 여성 관광객의 기사도 있었다. 현재 세계의 화장실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흥미로운 일화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www.thebathroomdiaries.com)에 정리돼 있다.

협의회는 공공시설과 민간업소의 설득 작업에 들어갔다. 이로써 공공 시설(파출소ㆍ지하철등), 민간 시설(패스트푸드점 등) 모두 서울의 180여곳이 급한 사람들의 벗이 된 것이다.

또 이들이 벌인 활동의 결과, 11월 23일은 ‘화장실 개방에 따른 시보조금 지급 조례가 빛을 보았다. 안내표지를 건물 입구나 출입로 등지에 부착하는 조건으로 매월 소모품비, 전기료, 상하수도료 등을 보조한다는 것.

협의회의 아름다운 화장실 전문 포럼 위원(위원장 김춘강 대한어머니회 회장)은 변기 세면대 등 체크 리스트별로 점검, 개선책으로 삼진 아웃제(옐로우 카드-오렌지 카드-레드 카드)를 실시하고 있다.

안내판 부착, 남녀구분, 편의용품비치, 파손여부, 장애인용, 유아용, 온수 공급 등 항목이다. 우수 화장실에는 그린 카드가 부착된다.

<사진설명>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 금산 인삼랜드휴게소

장병욱 주간한국부기자

입력시간 2002/01/04 15:38


장병욱 주간한국부 aj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