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최고의 건강비결은 걷기, 자연식품 섭취도 안전한 예방법

어떻게 하면 의사의 도움을 받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20세기 초엽까지만 해도 치명적인 난치병의 종류는 영원히 늘어날 것 같았다. 암, 심장마비, 신장질환, 간경화, 폐렴, 콜레라, 디프테리아, 결핵 등은 물론 독감까지도 인간에게 무자비한 킬러나 다름없었다. 병원은 죽으러 가는 곳이었지 치료를 받기 위한 곳이 아니었다.

오늘날 의학은 놀라울 정도로 발달했다. 의약품은 똑똑해졌고, 수술 도구는 강력해졌으며, 진단도 놀라울 정도로 정교해졌다. 19세기에 치명적인 불치의 병으로 꼽혔던 질환 중 거의 대부분은 이제 쉽게 치료될 수 평범한 병이됐다.

병을 치료하는 것은 현대 의학이 거둔 성과의 일부분에 불과하며 가장 중요한 부분도 아닐 것이다. 질병을 극복하는 것은 대단한 일임에 틀림없지만 아예 병에 걸리지 않는 것보다는 한참 못한 일이다.

일부 과학자들이 놀랄만한 화학적 또한 임상적 기술을 개발해 언론에 대서특필되는 사이에 다른 일단의 과학자들은 질병을 예방을 하기 위해 묵묵하게 일하고 있다.

새로운 예방의학은 해부학에서 분자생물학에 이르는 종합적인 차원에서 인체를 이해하는 돌파구가 됐고 연구자들은 또한 면역, 신경, 내분비 등 인체 조직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은 운동과 영양공급이 어떤 조화를 부려 심장질환에서 노화에 이르는 모든 것을 억제할 수 있는지 점차 밝혀내고 있다.

그들은 에이즈 같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백신을 개발하느라 애쓰고 있다. 911 미국 테러 참사 직후 터져 나온 탄저균 사건에서 항체를 잘 활용하면 재앙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고 반대로 오용될 경우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을 새삼 통감했다.

그들은 또 생화학 테러 공포가 미국을 엄습했을 때 과거 한때 강력했던 국민건강 네트워크, 즉 자연발생적인 것이든 무기화된 것이든 국민들을 세균으로부터 지켜줄 조기경보장치를 다시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루 30분 걷기로 만성질환에 효험

20세기가 놀라운 질병 치료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치료 자체가 불필요한 질병예방의 시대가 될 수도 있다. 타임은 독자들의 질병예방에 보탬이 될만한 특집을 마련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먹어야 할 음식과 건강유지법, 최신 의학소식 등을 소개한다.

당신은 건강하기를 원할 것이며 건강을 위해서는 운동을 더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미 새해 결심 차원에서 체육관에 회원으로 등록한 사람도 많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은 마음만 있을 뿐 정작 운동에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자포자기하지 말라. 대부분의 헬스클럽이 권유하는 강도 높은 육체적 운동이 더 나은 건강으로 이끄는 유일한 길도, 최상의 길도 아니라는 공감대가 운동 연구가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에게 가장 좋은 운동은 걷기라고. 달리기도, 조깅도, 질주도 아닌 바로 걷기다. 일주일에 5, 6번씩 30분 가량 적당한 속도로 걸어라. 아마도 걷기의 효험을 바로 느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증거들은 상당 기간을 일정하게 걷는 것이 기가 막힐 정도로 뛰어난 예방기구의 노릇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심장마비와 당뇨병, 골다골증의 발병 가능성을 낮추어주고, 관절염, 고협압, 심지어 우울증까지 치료해 준다.

걷기는 완벽한 운동이다. 초보자의 경우 신체를 단련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중 하나다. 달리기처럼 무릎에 부담을 별로 주지 않으며 부작용도 거의 없다.

하바드 대학 브리햄 여성병원의 예방의학과장인 조앤 메이슨 박사는 “규칙적인 운동은 마법사나 다름이 없다”며 “미국사람들이 하루에 30분 정도 활기있게 걷기를 한다면 만성질환의 30~40%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운동부족에 의한 비만이 최대 사망원인

미국 성인남녀의 약 3분의 1 정도만이 하루 권장 운동량이상의 운동을 하고 있을 뿐이다. 40%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보내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한 보고서가 지적했듯이 이 같은 미국인의 운동부족으로 비만이 흡연을 제치고 적절한 노력을 하면 면할 수 있는 죽음을 유발하는 최대 병인으로 부상될 전망이다.

80년대까지만 해도 많은 과학자들이 운동의 질병 예방 효과에 대해 연구했지만 심증과 개연성에도 불구하고, 명쾌하게 입증할 수가 없었다. 연구자들은 이를 증명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경주해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열심히 운동을 하면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분명해졌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건강에 상당한 효과를 내기 위한 최소한의 운동량이란 개념이 있는지, 또 있다면 얼마나 되느냐는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를 하면 지난 5년간의 수십 건의 연구가 보여주듯 적은 운동량으로도 건강을 괄목할 정도로 개선시킬 수 있다. 활기차게 걷기는 강한 운동에 버금갈 정도의 수많은 혜택을 가져 다 준다. 열쇠는 강도가 아닌 얼마나 꾸준히 걷기를 계속하느냐는 지구력이 쥐고 있다.

걷기는 여러 가지 측면이 한꺼번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왜 유익한지 정확하게 잘라말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지금까지 확인된 수많은 증거에 따르면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과학자들이 이미 확인한 혜택으로 다음과 같은 것을 들수 있다.


심장질환

활기찬 걷기는 심장에 좋다. 심장은 기본적으로 근육이기 때문이다. 혈압이 내려가고 콜레스트롤의 수치가 낮아지며 혈액의 점도도 떨어진다. 심장마비에 걸린 위험성이 50% 가까이 낮아진다.


뇌졸중

얼마전까지만 해도 걷기와 뇌졸중의 관계는 불분명했다. 일부연구들이 활동적인 사람들이 뇌졸중에 걸릴 가능성이 적다고 지적했을 뿐 다른 연구들은 걷기와 뇌졸중이 무관한 것으로 봤다.

하바드 대학의 공공보건학부는 1년반전 걷기와 뇌졸중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7만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1주일에 20시간 이상 걷는 사람은 엉긴 피, 즉 응혈에 의한 뇌졸중이 발생할 가능성이 40%나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체중관리

나이가 들수록 음식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만으로 체중을 관리하기가 힘들어진다. 하루에 30분이상 활기차게 걸을 경우 수백 칼로리가 소진될뿐만 아니라 신진대사까지 촉진돼 체중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걷기는 체내 지방을 줄이는데도 효험이 있다. 주의할 점은 하루에 적어도 1시간이상 걸어야만 감량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이다.

체내 지방은 운동을 시작하자마 자연소되는 것이 아니라 활동을 시작하지 30분 정도가 지난 뒤부터 소진된다. 이런 점에서 격렬한 운동은 본격적인 지방연소가 시작되기도 전에 탈진현상을 가지고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체내지방 태우기에 역행할 수 있다.


당뇨

지난해 발표된 2개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하루 30분씩의 활기찬 걷기가 당뇨병을 예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과체중과 신진대사 이상으로 당뇨병에 걸린 사람에게는 특히 좋다.

약물처방보다 거의 2배 정도의 효험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다공증

걷기는 근육은 물론 뼈도 강화시킨다. 20대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서 칼슘도 적당하게 섭취한 여성은 70대에 골다공증에 걸릴 가능성이 30%이상 낮아진다.


관절염

30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무릎 관절염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 걷기는 무릎 주변의 근육을 강화시켜 관절염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수영장안에서 걷는 것도 좋다.


우울증

속보가 기분전환에 좋다는 것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러면 걷기는 심한 우울증에도 효과가 있을까. 있다. 항우울제에 비해 단기적인 효과는 떨어지지만 항우울제를 복용하지 않고 10개월쯤 꾸준히 운동한 우울증 환자는 운동은 하지 않은 채 항우울제만 복용한 환자보다 병세가 빨리 호전됐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태이지만 걷기가 암 예방과 치료에도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다양한 색깔의 음식을 먹어라"

음식도 건강유지에 중요하다.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 음식에는 다른 재주가 없을까. 예를 들어 질병예방 같은 특별한 효험은 없을까.

지난 수십년간 수많은 과학자들이 이 같은 연구를 벌여 음식에 함유된 수백 수천의 천연 화합물이 예방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기 시작했다.

비타민이나 광물질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 영양물질의 슈퍼스타로 떠오른 식물성화학물 같은 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는 화합물을 뜻한다.

아마도 다이어트 보조식품의 성분에서 이 같은 화합물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그러나인공식품에 들어있는 화합물은 별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 음식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단순히 한 요소가 들어가 있다고 제 효험을 발휘하기는 힘들다.

음식을 쓸모 있게 하는 바로 그 화학물은 자신의 색을 낸다. 시금치는 녹색을, 당근은 진한 오랜지색을 낸다. 과학자들은 음식을 통해 최고의 건강 효과를 거두려면 무지개처럼 다양한 색깔의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여러분의 식탁은 크레용 상자처럼 온갖 색의 집합체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10개 음식을 권하고 싶다. 토마토, 시금치, 붉은 포도주, 땅콩, 브로콜리, 호밀, 연어, 마늘, 녹차, 블루베리 등이다.

정리 김경철 주간한국부 차장

입력시간 2002/01/2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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